‘과학’ 위주 벗어나 전 교과로 확대돼야

2018.06.18 13:40:44

STEAM 7년 결산 <하>… 과제

전체 학교의 27%가 실시
교사 대부분 필요성 공감
문제해결력 향상에 큰 도움
학부모들도 긍정적 평가
 
양과 질 동반성장 이뤄져야
지역적 편차 해소도 과제
‘교육과정 편성’이 시급
연수확대·관련법 제정 필요



[한국교육신문 한병규 기자] STEAM(스팀·융합인재양성)교육은 이제 보급 단계를 지나 정착 단계에 들어서고 있다는 게 학계 관측이다. 그러나 활성화를 위한 양적 확대보다 질적 성장이 동반돼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한국과학창의재단(이사장 서은경·이하 창의재단)이 2015년 스팀교육 실태 조사를 위해 전국 초중등 학교 1만1526개를 대상으로 설문한 결과 교사 73.7%는 ‘스팀교육이 필요하다’고 응답했다. ‘불필요하다’고 답한 교사는 26.3%였다.
 
전체 학교 중 설문조사에 응답한 학교는 6473개(56%)로 이중 스팀교육 실행학교는 27%인 3127개로 나타났다. 응답 학교의 48%였다. 설문에 응답하지 않는 학교는 모두 스팀교육을 실행하지 않는다고 가정했을 때 초등학교 약 30.9%, 중학교 27.43%, 고교 17.49%가 스팀교육을 하고 있는 것으로 볼 수 있다. 
 
조사 시기보다 3년이 지난 현재 그 비율은 조금 더 높아져 30%를 선회할 것으로 보고 있다. 선도학교 지정, 교사연구회, 교사·관리자 직무연수 등은 더 늘고 있기 때문이다. 여기에 과학 교과서에 연간 2차시 이상을 스팀수업으로 진행할 수 있도록 하고 있어 사실상 거의 모든 교원들이 스팀교육에 대해 인식하고 있다.
 
과목들 사이에 놓인 벽을 허물고, 이 내용들이 실생활에서 어떻게 적용되는지에 대해 함께 고민하는 과정은 산교육이 돼 교육공동체 구성원 모두에게 성장의 기회가 되고 있다는 반응이다.
 
손미현 서울 무학중 교사는 “급변하는 사회에서 어떤 문제가 닥치더라도 지식과 창의성을 바탕으로 스스로 헤쳐갈 수 있는 능력이 필요하다는 점에서 스팀교육은 매우 훌륭한 방법 중 하나”라며 “스팀교육에 있어 문제 대부분이 혼자 해결할 수 없기에 서로 어울리는 법까지 습득하게 해준다”고 예찬론을 폈다.
 
박현주 조선대 교수는 “스팀교육 후 학생들이 학습에 대해 주도적으로 생각하기 시작했고, 교사들도 평상시의 수업에서 알 수 없었던 학생들의 능력을 알게 돼 역량을 더욱 끌어올릴 수 있게 됐다”며 “학부모들도 소극적인 아이들이 변하는 걸 보고 고무적인 반응을 보이고 있다”고 밝혔다.
 
다만 양적 확대와 함께 질적 성장도 이뤄져야 한다는 것이 교원들의 바람이다. 2015년 실태조사에서 모든 학교가 스팀교육이 시행될 수 있도록 우선적으로 해결돼야 할 문제에 대해 미실행 학교에 물어본 결과 ‘스팀교육에 맞는 교육과정 편성(31.8%)’과 ‘다양한 스팀교육 프로그램 개발 보급(22%)’을 꼽았다. 
 
스팀수업은 어느 교과에서나 가능하지만 주로 과학 교과 중심으로 이뤄져 학생의 스팀 경험의 폭을 제한하고 있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스팀수업을 하는 과목은 과학(59%), 수학(8.3%), 국어(7.4%), 기술/가정(5.9%), 사회(5%), 미술(4.1%) 순서로 나타났다. 
 
주로 대도시 위주로 몰리는 지역적 편차도 줄여야 한다는 지적이다. 교육청별 실행비율 조사 대상은 울산이 78.1%로 가장 높고 인천(65.8%), 서울(64%), 부산(62.%%), 제주(60%) 순이었다. 전북과 충북은 각각 27.9%, 29.9%로 가장 낮았고, 나머지 시·도는 30~50%대의 실행비율을 보였다.
 
이는 교육부와 창의재단이 스팀 중장기 계획을 마련하는 과정에서도 드러나고 있다. 스팀 중장기 계획은 과학, 기술, 공학, 수학, 인문학, 사회학 등 각계각층의 자문위원 19명과 실무위원 16명을 모아 위원회를 구성해 참가자들의 아이디어와 자문의견을 받아 심층 토론과 검토 끝에 종합했다.
 
위원들 간 현장간담회에서 교사들이 생각하는 스팀 저해 요인은 교육과정 재구성의 어려움, 평가와의 연결성 결여, 교사의 스팀 역량 및 전문성 부족, 학교 관리자 및 시·도교육청 전문직 이해도 및 의지 부족, 정권 교체에 따른 스팀교육 축소 우려, 입시(중·고교)에 따른 적용 어려움, 진도 부담 등이 거론됐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교과서로만 수업해도 스팀이 될 수 있도록 반영, 스팀 전문성 향상을 위한 연수 확대, 예비교원 대상 스팀 교육 강화, 스팀 교육 진흥법을 제정, 과학교사 이외 교과교사 스팀 주도 시 인센티브 등을 대안으로 제시했다.
 
또한 교원들은 최근 새로운 융합교육의 일환으로 주목받고 있는 소프트웨어(SW) 교육, 메이커교육, 독서교육 등과의 연계성에도 주목하고 있다. 이들의 연계 여부에 따라 교육에서 시너지효과를 낼 수 있다고 보고 있다.
 
이수형 서울교육청 과학·영재교육담당 장학관은 “서울에서는 지난해부터 메이커교육을 강화하고 있고, 올해는 스팀교육 예산이 늘어나 이 역시 강화해 균형을 맞추려 하고 있다”며 “각자 발전을 통해 창의융합교육이 더욱 발전하길 기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와 함께 학교 시설 확충에 대한 요구도 따르고 있다. 과학기술의 비약적 발전이 잇따르고 있지만, 학교는 여전히 낙후된 실험도구가 나도는 현실을 먼저 개선해야 한다는 것이다. 현재 서울시립과학관의 경우 학교에서 할 수 없는 실험을 보완하기 위해 예약을 받아 ‘학교 밖 실험’을 지원하고 있다. 그러나 과학관 관계자들은 예약에 밀려 제때 실험을 하지 못하는 학생들을 볼 때 하루빨리 모든 학교의 과학실이 현대화되길 바라고 있다.
 
남준희 서울시립과학관 자문위원은 “보여주기 위한 성과 위주의 정책에서 벗어나 학교에서 과학 또는 공학 시설의 현대화 및 확충이 필요하다”며 “선생님이 좋은 융합수업을 개발하더라도 학교 실험실에 도구가 없어 못하는 경우가 많은 만큼 이에 대한 투자도 병행돼야 한다”고 말했다. 
한병규 기자 bk23@kfta.or.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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