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날을 정하여 기념하는 뜻은 우리 청소년 학도들의 인격을 길러주시고 앞길을 인도해 주시는 스승님들에 대하여 평소에 소홀했던 감사와 존경을 다하여 하루나마 그 거룩한 수고에 따뜻한 위로와 기쁨을 돌려드림으로써 사제의 윤리를 바로 잡고 참된 학풍을 일으키며 나아가 사회 도의를 정화하는 일에 이바지하려는 데 있으니... '.
이 글은 1965년 5월 3일, 대한적십자사 청소년적십자(JRC) 중앙학생협의회가 제2회 스승의 날 행사를 전국의 모든 학교로 확산하면서 보낸 권고문이다. 40년 전 학생들이 앞장서 제정한 스승의 날은 1973년 허례허식 추방이라는 정부의 방침으로 폐지되었다가 한국교총의 노력으로 1982년에 부활되었다.
스승의 날 행사는 우리 정부가 교원들을 대하는 태도를 반영하고 있다. 이해찬 장관 취임 첫해까지만 해도 매년 교총과 교육부가 공동개최하고 기념식에 장관이 참석하였다. TV방송사는 기념식을 실시간으로 전국에 중계하였다. 그러던 것이 이듬해부터 기념식은 교총만의 행사로 맡겨놓고 교육부는 대통령이 구색 맞춰 점심 한끼 대접하는 청와대 오찬이 스승의 날을 기념하는 가장 중요한 일인 양 해오고 있다.
스승의 날은 엄연히 정부가 주관하는 기념일이다. 정부가 진정 교육을 중요하게 생각하고 교원들의 쳐진 어깨를 북돋워 줄 의지가 있다면 마땅히 기념식을 교육부가 주관하고 장관이 참석하여 교원들의 노고를 위로해야 한다.
그 기념식에는 학부모들과 언론, 학생 대표가 참석하고 각 교원단체 대표도 이념을 떠나 함께 해야 한다. 이 날 하루만이라도 온 국민이 스승의 노고를 위로하고 감사해야 한다. 스승의 날이 학교 울타리 안에서 학생과 교원들에게만 국한된 날이 아니라 국민 모두가 내 인생에 도움과 가르침을 준 고마운 인생의 스승들을 생각하고 찾아보는 날이 되어야 한다. 생일날 자기가 자기 밥상을 차려먹듯 교원단체가 스스로 스승의 날을 챙겨야 하는 모양새는 매우 민망하다. 이젠 정부가 나설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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