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자아이 현명하게 키우는 지혜 나누고파

2019.06.05 17:59:41

이진혁 경기 창현초 교사

블로그서 학부모 상담소 운영
두 자녀 키운 경험을 바탕으로
아들 교육·학교 이야기 풀어내
최근 ‘아들이 초등학교에…’ 출간

 

“남자가 왜 울어!” 
 

우리 사회는 지나칠 정도로 ‘남자답게’를 요구해왔다. 아이들에게도 예외는 아니었다. 남자이기 때문에 감정을 드러내지 않게 가르쳤고, 마음을 보듬거나 속내를 헤아리려는 노력도 소극적이었다. 이 과정에서 아이들은 정서적인 결핍을 경험하고, 때론 문제 행동을 일으키기도 한다. 
 

이진혁 경기 창현초 교사는 학부모 상담을 하면서 요즘도 이런 상황에 놓인 남자아이가 많다는 걸 알게 됐다. 16년 차 교사이자, 연년생 아들을 키우는 아빠로서 속상하고 아쉬웠다. ‘남자아이들의 발달 특성을 이해하고 마음을 헤아리기 위한 노력이 필요하다’고 생각했다. 블로그(wlsgur705.blog.me)와 책을 통해 아들 잘 키우는 방법과 학부모들의 고민 상담 이야기를 풀어내기 시작한 이유다. 이 교사의 글은 같은 부모의 마음으로 다가가는 친근함과 꾸미지 않는 솔직함이 특징. 덕분에 자녀교육을 고민하는 부모들의 공감을 얻고 있다. 
 

이 교사는 최근 ‘아들이 초등학교에 갑니다’를 펴냈다. 전작 ‘아들을 잘 키운다는 것’에 이은 자녀교육서다. 전작이 부모가 꼭 알아야 할 아들 마음 육아에 대해 다뤘다면, 이번에는 아들이 초등학교에 입학하면서 겪는 일들과 학교생활 이야기를 중심으로 풀어낸다. 특히 관계와 부모의 마음가짐에 초점을 맞춘다. 
 

이 교사는 “아이가 1학년에 입학하고 나서야, 다시 한번 1학년 담임을 맡고 나서야 고개를 숙인 채 상담하러 오는 어머니들의 마음을 이해할 수 있었다”며 “아들을 초등학교에 입학시키는 부모로서 치열하게 고민했던 것들을 나누고 싶었다”고 설명했다. 
 

그는 “학교에 입학하면서 남자아이들의 성향과 행동이 문제로 인식되곤 한다”고 말했다. 
 

“학부모와 상담하다 보면 ‘학교에 들어가기 전에는 안 그랬는데…’라고 말씀하세요. 학교에선 책상에 얌전하게 앉아서 글씨를 예쁘게 쓰고 선생님 말씀 잘 듣는 걸 요구하니까요. 남자아이들이 상대적으로 부족해 보일 수밖에 없어요. 아마 1교시부터 4교시까지 체육만 한다면 남자아이들 모두 모범생이 될 텐데요. 모자란 게 아니라 다르다는 것을, 학교가 요구하는 것들이 남자아이들에겐 맞지 않을 수 있다는 걸 이야기하고 싶었어요. 부모가 조금만 이해한다면 우리 아이들이 마음을 다치지 않고 자랄 수 있으니까요.”
 

교사와 학부모의 관계 이야기도 솔직하게 담았다. 그는 “교사와 학부모는 1학년이라는 같은 배를 항해하는 중”이라고 말한다. 학교생활이 처음인 아이들을 지켜보는 학부모도 걱정이 많겠지만, 1학년 교사들도 아이들의 즐거운 학교생활을 위해 ‘고군분투’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 교사는 “교사와 학부모가 서로를 존중할 때 교사 또한 수업과 생활 지도에 에너지를 쏟을 수 있다”고 했다. 상황과 감정을 분리해 대화하고 교사의 워라밸(work-life balance·일과 삶의 균형)을 지켜달라는 당부였다. 
 

“제가 먼저 겪었던 일들을 미리 살피면서 아이와 학교생활에 대한 근심과 걱정이 조금은 줄어들었으면 하는 마음을 담았어요. 아이와의 관계, 선생님과의 관계, 다른 학부모와의 관계 등에서 비롯되는 여러 문제를 미리 고민해봐야 유연하게 대처하고 마음의 평정을 찾을 수 있기 때문이지요. 남학생 다루기를 어려워하는 교사들이 적지 않다고 해요. 그분들에게도 도움이 될 방법을 고민하고 있답니다.”

김명교 기자 kmg8585@kfta.or.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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