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가 장기화하면서 ‘코로나 블루(corona blue)’라는 신조어가 등장했다. 코로나19가 우리 사회에 심리적으로 심각한 영향을 주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도 많은 사람이 코로나 블루를 겪고 있다. 최근 국민건강보험공단(2021)의 2019년, 2020년 비교 자료에 의하면 호흡기 감염 환자는 급격히 줄었지만, 코로나 블루인 우울 장애는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코로나 블루 현상은 교사들도 예외는 아닐 것이다.
우울증이 발병하는 데는 질병과 장애 같은 신체적, 생물학적 원인에서부터 외로움, 상실에 의한 슬픔, 트라우마, 실연과 같은 심리적 요인이 있다. 심리적 요인 중 인간관계의 실패, 과도한 업무, 실직 등은 사회 심리학에 속하기도 한다.
심리학에서는 우울증의 원인을 여러 가지로 분석한다. 정신분석에서는 상실로 인한 분노를 원인으로 보고, 행동주의에선 긍정적 강화의 약화, 인지행동치료에서는 왜곡된 사고 때문이라고 한다. 또 긍정심리학에서는 무기력 학습에 의해 우울증이 유발된다고 본다. 이렇게 심리학에서는 발병 원인뿐만 아니라 증상, 치료법까지 접근 방법에 따라 각각 제시한다. 공통점이 있다면 우울증 증상자들은 비관적이라는 것이다.
최근 코로나 블루를 겪고 있는 대부분 심리적 증상자들 역시 자신과 세상, 그리고 미래에 대한 비관적인 사고를 하고 있을 가능성이 크다. 코로나19 장기화로 인해 무기력을 학습했기 때문이다. 무언가를 기대하고 시도하고, 극복하려고 노력하지만, 약속대로 뜻대로 되지 않고 성과나 변화가 보이지 않다 보니 무기력이 학습된 것이다.
무기력 학습은 긍정심리학 창시자 마틴 셀리그만이 발견한 이론이다. 셀리그만은 개들에게 전기충격을 가했을 때, 도피하기 위해 안간힘을 썼지만, 자신이 할 수 있는 게 아무것도 없다는 걸 경험한 개의 70%가 점차 수동적으로 변해 결국, 역경에 맞서는 것을 포기한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무기력을 학습한 것이다.
사람을 대상으로 진행한 실험에서도 똑같은 결과가 나왔다. 무기력을 학습했다는 것은 심리적 지배력을 상실한 것이다. 심리적 지배는 무기력 학습의 반대이기 때문이다. 무기력을 학습했을 때 가장 뚜렷하게 나타나는 심리적 증상은 비관성이다. 비관적인 설명 양식을 가진 것이다. <본지 3월 8일 자 참조>
무기력을 예방하고 극복하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비관적인 설명 양식을 낙관적인 설명 양식으로 바꾸는 것이다. 설명 양식에는 개인적 차원, 영속적 차원, 만연성 차원 세 가지가 있다. 비관적인 설명 양식을 가진 사람은 나쁜 일의 원인을 외부나 다른 사람을 탓하기보다 내부나 내 탓으로 돌린다. 가끔, 일시적으로 일어나는 게 아니라 향상, 영속적으로 일어난다고 인식하고, 부분이나 일부가 아닌 전부나 전체로 보는 경향이 있다.
개인 차원의 비관적인 설명 양식을 가진 사람들의 예를 보자. 이들은 일이 잘못되거나 역경을 겪었을 때 “내가 잘했더라면 실패는 없었을 거야”와 같은 자책감과 죄책감, “역시 나는 그것을 감당할 능력이 안 돼”와 같은 무력감, “내 성격이 이 모양인데 뭘 하겠어”하며 체념한다. 물론 무조건적인 ‘내 탓’이 문제인 것처럼 무조건적인 ‘남 탓’도 위험하다, 중요한 건 습관적으로 모든 게 다 내 탓이라는 생각을 버리는 것이다.
영속적이고 만연적, 비관적인 설명 양식을 가진 사람들도 일이 잘못되거나 역경을 겪었을 때 항상, 영속적이 아닌 가끔, 일시적으로, 전부, 전체가 아닌 부분, 일부로 설명 양식을 바꾸면 무기력과 우울증을 치료할 수 있다. 바로 이렇게.
“지금 내가 겪고 있는 직무 스트레스는 곧 해소될 것이고, 내 삶의 일부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