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교육신문 한병규 기자] 경기교총(회장 주훈지) 등 경기도내 교원단체들이 “경기도교육청은 학교자치를 빙자한 4단계 스쿨넷사업 학교 이관을 즉각 중단하라”고 한 목소리로 촉구했다.
경기교총, 경기교사노동조합, 전국교직원노동조합 경기지부는 29일 경기도교육청 본관 앞에서 공동 기자회견(사진)을 열고 이 같이 밝혔다. 3개 단체는기자회견 뒤 이규근 도교육청 대외협력과장을 통해 회견문을 전달했다.
스쿨넷서비스는 통신 사업자가 학교에 인터넷서비스와 전용회선을 제공해주고 매달 고정 통신료를 받는 사업이다. 원래 도교육청이 일괄 선정했으나 내년부터 5년간의 사업자를 각 학교가 선정하라고 방침을 변경하자 학교 측이 일제히 반발하고 나섰다.
이 방침이 확정되면 학교는 LG U+, SK 브로드밴드, KT 등 3개 통신사를 대상으로 입찰공고를 진행하게 되는데 도교육청, 교육지원청, 학교가 서로 다른 업체의 서비스를 이용할 경우 보안 안정성이 크게 떨어진다고 우려하고 있다.
‘학교업무 경감’을 입버릇처럼 말하던 이재정 도교육감의 원칙과도 배치된다고 지적했다. 통신 전문성이 없는 교직원 4명 정도가 매달려야 하기 때문이다. 도교육청 전문 인력 10여 명이면 충분한 스쿨넷사업을 왜 교육에 전념해야 할 1만여 명의 교직원이 시간을 빼앗겨야 하는지 납득할 수 없다는 게 학교들의 공통된 입장이다. 무엇보다 스쿨넷사업을 학교로 이관하는 곳은 경기가 유일하다. 스쿨넷사업은 경기를 제외한 16개 시도는 교육청이 전담하고 있다.
이런 이유로 지난 3월 도교육청이 진행한 사전 의견조사에서 도내 2647개 학교 중 99.7%가 ‘도교육청이 통신사업자를 선정해 사업을 추진해달라’는 의견을 모았다. 이에 대해 3개 교원단체는 “도교육청은 이를 무시하고 일방적으로 해당 사업을 학교에 전가한 것은 책임을 회피하기 위해 학교를 볼모로 잡은 것”이라면서 “현재 학교에는 통신 관련 전문성을 갖춘 직원이 없는데 어떻게 학교가 통신 전문 업체 및 장비들을 평가하고 사후 관리감독까지 하라는 것인지 모르겠다”고 지적했다.
3개 교원단체는 문제 해결을 위해 교육감 면담을 공동으로 두 차례 요청했지만 모두 거부당했다. 이를 두고 ‘독선과 불통의 교육감’이라는 표현을 사용하며 강도 높게 비판했다. 교원단체들은 “교원단체 3곳이 교육감 면담을 공동으로 요청한 것도 이례적인데, 두 차례 모두 거부했다. 불통의 아이콘 이재정 교육감은 지금이라도 면담 요청을 수용하라”고 요구했다.
도교육청이 스쿨넷사업을 전담하는 과정에서 업체 선정 관련 공정성 등에 휘말린 것도 이번 사업 이관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대해서는 “그런 어려움을 모르는 바 아니다. 타 시·도의 사례에서 보듯이 권역별로 나누는 방식 등 새로운 방법을 모색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들은 요구가 관철될 때까지 책임행정 촉구 서명운동 및 1인 시위를 벌인다는 계획이다.
이에 대해 도교육청 관계자는 “스쿨넷사업 예산은 이미 학교 운영비로 배정됐고, 학교마다 온라인망 여건이 달라 각자 특성에 맞게 통신사업자를 선정하도록 변경했다”면서 “학교 업무 경감을 위해 교육지원청 별로 사업자 선정 작업을 지원하도록 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