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정의 달 5월, 진정한 자녀 사랑을 돌아보자

2022.05.04 17:22:08

5월은 눈이 부시게 아름다운 하늘과 온화한 날씨로 자연은 온통 화려하게 옷을 입는 계절의 여왕이다. 더불어 우리의 마음은 어린 생명들에게 축하와 어버이와 스승에 대한 감사의 마음을 간직하는 달이기도 하다. 그래서 5월은 서로 사랑하고 존중하며 아끼는 마음이 그 어느 때보다 충만한지 모른다. 여기엔 생명 존중으로 사랑의 보금자리를 더욱 소중하게 품는 가정이 중심에 있다. 그래서 5월은 가정의 달이라 부르기도 한다.

 

가정은 상실해 가는 인간의 사랑을 회복시키고 성장시키는 터전이다. 이는 많은 시간을 보내는 제2의 가정인 학교도 마찬가지다. 그래서 가정도 학교도 진정한 주인은 아이들이라는 의식이 필요한 까닭이다. 소중한 생명인 아이들을 진정한 사랑으로 보호하고 행동으로 보여주는 것은 부모와 스승의 의무이자 책임이다. 그런데 비뚤어진 자녀 사랑과 편향된 제자 사랑은 이따금씩 우리를 슬프게 한다.

 

5월 초순은 중·고등학교 중간고사 기간이기도 하다. 시험 기간이 되면 아이들은 평소보다 긴장하고 예민해지기 마련이다. 눈이 부시게 아름다운 이 시기에 시험에 매달려야만 하는 아이들의 입장은 측은지심을 자아내기에 충분하다. 학창 시절을 역지사지하는 마음은 더욱 아이들에 대한 연민과 격려의 마음으로 가득 차게 된다. 그렇다면 우리 아이들이 이런 시기를 겪으면서 얻는 교육의 성과는 무엇이어야 하는가? 올바른 사랑이다.

 

최근 모 학교에서 한 학부모의 전화에 시달리는 고통이 있었다는 소식을 들었다. 자녀가 알람 소리를 못 듣고 늦잠을 잔 까닭에 1교시 시험에 지각했는데,. 학생의 부주의임을 인정하면서도 1교시 시험 시간을 늦추거나 학생의 시험 시간을 쉬는 시간까지 연장해서 50분을 확보해 달라는 엄마의 호소가 있었다는 것이다. 그런데 문제는 여러 번 전화해 고사 담당자로부터 학교의 시험 시행 방침을 들었음에도 불구하고 막무가내로 목소리를 높이며 “높은 사람(교감, 교장) 바꿔라. 교육청에 민원을 제기하겠다”고 협박해 시험 준비로 분주한 교사들을 멘붕 상태로 만들었다고 한다. 멈추지 않고 전화 수화기에서 흘러나오는 여성의 카랑카랑한 목소리는 한동안 학교 업무를 마비시켰다. 결국 시험이 제시간에 실시되고 1교시가 끝날 즈음에 학부모는 교장실을 직접 방문해 학교의 똑같은 입장을 다시 들었다고 한다.

 

이런 학부모의 행동은 무엇을 말하는가? 깊이 생각하지 않아도 자녀에 대한 빗나간 사랑임을 삼척동자도 알 수 있다. 교생실습을 나온 예비교사들에게 요즘 학교의 실태를 보여주는 한 가지 사례로 소개하자 고교를 졸업한 지 4년이 채 되지 않는 그들도 딴 세상을 보는 것처럼 이해할 수 없다는 표정이다. 도대체 상식과 원칙, 공정이라는 의식이 있기나 한 것인지 아무리 생각해도 이해할 수 없다. 그러니 세간에 ‘학부모 인증제’를 도입해야 한다는 말이 나돌만 하다.

 

아이의 실수를 안타깝게만 생각하지 거기서 소중한 교훈을 얻어 더 크게 성장하게 할 자녀교육 기회는 놓치는 경우가 많다. 어떻게든 이 사람 저 사람과 통화를 해 혹시 모를 말실수를 빌미 삼아 학교를 맹비난하고 소기의 사욕을 달성하려는 학부모. 이들은 과연 자녀 사랑을 실천하는 참부모인지 자녀를 망치려는 것인지 지극한 상식의 소환을 필요로 한다. 가정의 달 5월을 맞아 부모의 마음가짐을 다시금 되새기는 기회를 가지길 간절히 바라는 마음이다.

전재학 인천 세원고 교감 hak0316@hanmail.net
ⓒ 한국교육신문 www.hangyo.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구독 문의 : 02) 570-5341~2 광고 문의: sigmund@tobeunicorn.kr ,TEL 042-824-9139, FAX : 042-824-9140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 | 등록번호 : 서울 아04243 | 등록일(발행일) : 2016. 11. 29 | 발행인 : 문태혁 | 편집인 : 문태혁 | 주소 : 서울 서초구 태봉로 114 | 창간일 : 1961년 5월 15일 | 전화번호 : 02-570-5500 | 사업자등록번호 : 229-82-00096 | 통신판매번호 : 2006-08876 한국교육신문의 모든 콘텐츠는 저작권 보호를 받는 바 무단 전재, 복사, 배포 등을 금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