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교총과 한국국공립유치원교원연합회, 한국유아교육행정협의회는 1일 초등 취학 연령 하향 정책에 반대하는 공동요구서를 대통령실과 교육부, 국회 교육위에 전달하고 즉각적인 철회를 촉구했다.
공동요구서에는 아동 발달 단계와 교육과정에 대한 고려 없이 경제 논리만으로 이번 정책이 추진됐다는 지적과 함께, 사교육 조장과 유아 행복권 박탈 등 부작용에 대한 우려를 담았다.
이들 단체는 유·초등 간 교육과정에 분명한 차이가 있음을 강조했다. 현행 누리교육과정은 유아 발달 단계를 고려해 놀이 중심으로 운영되는 데 비해, 초등은 교과와 창의적체험활동 중심으로 교육하며, 학습 시간과 쉬는 시간을 명확히 구분해 정해진 자리에서 공부하도록 하는 등 차이가 있다. 이처럼 발달 단계에 따라 교과 유무나 교육 방법에 차이가 있음에도 이에 대한 심도 있는 연구 없이 단순한 대중적 접근으로 취학 연령 하향을 논의해서는 안 된다는 지적이다.
교실 등 교육환경의 차이가 미치는 영향도 고려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교실의 크기나 형태, 놀이 시설, 운동장 시설 등의 적합성은 유아의 심리와 신체의 발달에 미치는 영향이 적지 않은데, 현재 초등학교 공간은 만6세~11세에 맞춰져 있다는 것이다.
적령기 입학을 원하는 학부모의 눈높이에 맞지 않는다는 점도 반대 논리다. 현행 제도하에서도 개인 선택에 따라 조기입학이 가능하지만, 실제 조기입학 학생 수는 2009년 9707명 이후 계속 줄어 2021년 537명까지 감소했다.
세계적 추세를 볼 때도 만 5세 초등 입학은 이르다는 주장이다. 2019년 기준 OECD 38개국 중 26개국의 초등 취학 연령이 현재 우리나라와 같은 만 6세이고, 만 7세인 나라도 8개국인 반면, 만 5세인 나라는 4개국에 불과해서다.
교총 관계자는 "유아기는 학습을 통한 지식교육보다 유아 발달 단계에 맞게 놀이 등을 통해 충분한 성장을 보장하기 위해 대부분의 국가들이 너무 일찍 초등학교에 보내지 않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정성국 교총 회장은 곧 박순애 교육부 장관과 유기홍 국회 교육위원장을 직접 만나기로 했다. 이 자리에서 만5세 초등 취학 학제개편 추진에 반대하고, 정책 추진 중단과 철회를 분명히 촉구할 예정이다. 또한 교총이 참여할 국가교육위원회에서도 반대 입장을 분명히 할 방침이다. 아울러 생활지도법 마련, 교원행정업무 폐지, 방과후·돌봄 지자체 이관 등 현장의 절실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교총-교육부 공동정책협의체’ 운영을 공식 요청할 계획이다.
이들 단체는 1~2일 양일간 전국 교원을 대상으로 온라인 긴급설문(https://bit.ly/3bmoKRS)을 실시해 보다 심도있는 교육 현장의 의견을 수렴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