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악과 우리 생활과의 관계는 아주 밀접하다. 이 둘은 서로 떼어놓을 수 없다. 음악이 없다면 우리 생활은 얼마나 삭막할까? 우린 아침부터 밤 잠자리에 누울 때까지 음악과 함께 한다. 기상과 동시에 음악을 듣는다. 하루 시작이다. 일하면서도 음악을 듣는 사람이 많다. 음악이 생활화되었기 때문이다.
지난 3일 저녁 7시, 수원시농업기술센터가 주관하는 ‘시민농장 뮤직블러썸’이 탑동시민농장 잔디광장에서 성황리에 열렸다. 주요 출연진은 수원시립합창단원. 일요일 시민농장에서 농작물을 가꾸던 도시농부와 서수원시민 300여 명이 음악을 들으며 하루 피로를 완전히 씻었다. 힐링 공연 80분이 후딱 지나갔다.
서수원에 살고 있는 필자, 탑동시민농장에 곧잘 들린다. 작년엔 토종작물 교육을 받아 채종에 성공했고 올해는 여기서 30시간 양봉교육을 받고 있다. 얼마 전에는 밀랍에 담긴 꿀을 시식하기도 했다. 그뿐 아니다. 이곳 경관지역에서 지난 4월 핑크색 꽃잔디와 노란색 수선화, 하얀 꽃사과꽃의 장관을 보았다. 얼마 전에는 붉은 꽃양귀비 물결을 보았다. 조금 있으면 연꽃이 방문객의 시선을 잡을 것이다.
저녁을 일찍 챙겨먹고 버스킹 장소로 향했다. 여러 곳에 산재한 주차장은 만차에 가깝다. 잔디광장으로 가니 관객들이 자리를 잡고 있다. 무대 앞 중앙에는 주최 측에서 준비한 돗자리가 깔려 있다. 관객석 가장자리엔 야외용 의자가 놓여 있다. 무대와 출연진 대기 천막도 보인다. 무대와 관객을 잇는 것은 공중에 늘어선 오징어잡이용 전등. 손님맞이가 끝난 것이다.
오늘 버스킹 반주는 4명으로 구성된 DSM 밴드가 맡았다. 진행은 합창단의 하지영 팀장. 하 팀장은 목소리와 진행 수준이 전문 MC 같다. 오프닝 연주에 이어 중창과 독창으로 귀에 익은 ‘수고했어 오늘도’ ‘I Believe’ ‘인연’이 나온다. 관객들은 박수를 치거나 손을 흔들며 음악 속으로 빠져 든다. 익숙한 멜로디의 팝송도 나온다. ‘Can you feel the love tonight’인데 감미롭기만 하다. 진행자가 '라이온 킹'에 나왔던 음악이라고 알려준다.
4중창의 ‘Stand by me’에 이어 KBS 열린음악회 출연 경력이 있는 색소폰 김정렬 연주자의 색소폰 독주가 두 곡 있었다. ‘낭만에 대하여(최백호)’는 신중년의 뜨거운 반응을 받았다. 밤의 열기가 점차 뜨거워지고 있었다. 여성 3중창 ‘신호등’, 혼성 6중창 ‘이 밤이 지나면’ ‘너에게 난 나에게 넌’은 많은 박수를 받았다.
앵콜곡에 이어졌다. ‘슈퍼스타’ ‘여행을 떠나요’ ‘붉은 노을’에 이르러서는 누가 관객이고 누가 출연자인지 모를 정도였다. 열심히 호응한 관객에게는 주최 측에서 준비한 작은 선물도 전달되었다. 출연진은 관객의 호응도에 따라서 열창의 정도가 달라지게 마련인 것이다.
프로그램 안내서를 보니 ‘연주자의 사정에 프로그램이 변경될 수 있다’고 했다. 오늘 실제 연주된 곡을 세어 보니 무려 18곡이다. 오늘 참석한 관객들은 초여름밤 하늘을 바라보며 잔디 위에서 펼쳐지는 가요와 팝 등 귀에 익은 노래를 맘껏 즐겼다. 따라 부를 수 있는 것은 맘껏 따라 했다. 흥이 넘치는 관객은 춤을 추기도 했다. 멋지고 아름다운 밤이었다.
필자는 수원시립합창단과 인연이 있다. 동대표 회장 시절인 2012년 5월 24일 합창단을 초청하여 가족행복 음악회를 일월초에서 가졌다. 100여 명의 아파트 주민들이 행복감에 젖었다. 사실 서수원 시민들의 불만 중 하나는 문화적 혜택이 소외되고 있다는 다. 서수원의 자연환경은 다른 지역에 비해 우수하지만 이곳에서 이루어지는 문화행사는 적었기 때문이다. 오늘 그 불만이 조금은 해소되었다. 음악은 우리의 감정과 건강에 깊은 영향을 미치는 힐링 요소임에 틀림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