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총 “수능 킬러문항 배제 당연…사교육 억제 기대”

2023.06.19 18:25:16

야당도 공약했던 무정쟁 정책
공교육 왜곡 바로 잡는 길 되길

학교 교육 충실히 반영한 출제
현장교원과 함께 적극 협조 천명

자사고·특목고 존치 긍정적 평가
학생의 다양한 교육기회 제공

한국교총이 대학수학능력시험에서 ‘킬러문항’을 배제하기로 한 당·정협의 결과에 대해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킬러문항’은 시험의 변별력을 부여하기 위해 출제하는 초고난이도 문제로 그동안 학교 교육만으로는 풀기 어려운 문항으로 사교육을 부추긴다는 지적을 받아왔다.

 

교총은 19일 ‘학교 교육 경쟁력 제고 및 사교육 경감 관련 당·정협의에 대한 입장’을 통해 이같이 밝히고, 공교육 정상화와 공정한 수능의 자리매김을 위해 적극 협력하겠다고 밝혔다.

 

교총은 “그동안 수능의 국어, 수학 등에 출제되는 킬 문항은 오래 전부터 도저히 학교 교육만으로는 풀어내기 어려워 학생, 학부모로부터 원성이 높았다”며 “이로 인해 어린 학생들부터 학원을 찾고, 학부모는 사교육비로 고통을 받았다”고 지적했다.

 

이어 “잘 배웠는지 확인하기 위한 평가가 아니라 평가 자체가 목적이 돼 학교 교육이 종속, 왜곡 돼 온 문제를 이제는 바로 잡아야 한다”며 “사실상 최상위권 학생을 억지로 변별하기 위한 평가 때문에 많은 학생들을 포기하게 만들고, 사교육에 의존하게 만드는 문제는 이제 개선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특히 교총은 ‘킬러문항’ 배제가 현 정부만의 정책이 아니라 여·야가 모두 지난 대선에서 공약했을 만큼 정쟁의 대상이 아니라는 점을 강조했다.

 

실제로 지난 대선 기간에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후보도 입시공약을 발표하며 수능 킬러 문항 폐지를 공약한 바 있고, 2021년 9월에는 강민정 열린민주당 의원이 ‘킬러문항 금지법’(선행교육 규제에 관한 특별법 개정안)을 발의한 바 있다.

 

교총은 킬러 문항을 배제한다고 해서 수능 출제가 불가능하거나 변별력을 확보하기 어렵다는 우려에 대해서도 변별력을 갖추면서 학교 교육과정을 충실히 반영하는 수능 출제에 머리를 맞대야 한다는 점을 강조하며 현장 교원 등 교육전문가가 참여하고 충분한 의견 수렴과정을 거칠 것을 주문했다.

 

아울러 당·정협의회에서 함께 논의된 자사고 등의 존치에 대해서는 “학생에게 다양한 교육기회를 제공하고, 4차 산업혁명시대 인재 양성에 부합하는 고교체제를 고려할 때, 자사고 등은 본래 취지를 살려 존치할 필요가 있다”며 “다만 자사고 등이 과도하게 사교육을 조장하거나 입시 교육에 매몰되지 않고, 설립취지를 잘 살릴 수 있도록 교육당국이 지원‧관리에 나서야 한다”고 요구했다.

 

또한 “고교체제라는 국가 교육의 큰 방향은 정권과 교육감의 이념에 따라 시행령으로 좌우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며 “학교의 종류와 운영의 기본적인 사항을 법률에 직접 명시해 교육의 안정성, 일관성, 예측가능성을 기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한편 19일 오전 국민의힘과 교육부는 학교교육관련 당정협의회를 갖고 학수학능력시험에서 사교육의 도움 없이 해결할 수 없는 ‘킬러문항’을 배제하기로 했다. 자사고, 외국어고, 국제고는 존치하고 교권보호 등 교사의 수업 집중 여건 조성을 위해 힘쓰기로 했다.

 

당·정은 킬러문항이 시험 변별력을 높이는 쉬운 방법이지만 학생들을 사교육으로 내모는 근본 원인이라는 데 의견을 모았다. 공교육에서 다루지 않은 내용은 출제를 배제하는 대신, 수능의 적정 난이도가 확보되도록 출제 기법을 고도화하는 방향으로 지원할 예정이다.

 

수능 입시 대형 학원의 거짓·과장 광고로 학부모들이 불안해하지 않도록 일부 학원의 불법 행위에도 엄중히 대응하기로 했다. 사교육 수요를 흡수할 방안으로 EBS를 활용한 지원을 강화하고, 방과 후 교육 자율 수강권 지원도 확대하기로 했다.

 

당·정은 학교 교육 경쟁력 제고 차원에서 교사의 수업, 평가 역량 강화, 교권보호 등 교사가 수업에 집중할 수 있는 여건 조성에 힘쓴다는 계획이다. 또한 학력 진단을 강화하고, 결과에 따른 맞춤형 학습 지원도 강화하기로 했다.

 

지난 문재인 정부에서 폐지하기로 했던 자사고, 외국어고, 국제고를 존치 계획도 밝혔다. 자사고와 특목고가 학생들의 소질과 적성에 맞는 맞춤 교육, 지역의 자율적인 교육 혁신을 통한 교육 역량을 강화할 수 있도록 지원하기로 했다.

백승호 기자 10004ok@kfta.or.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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