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생의 아들

나는 선생의 아들이다. 내 아버지 또한 선생의 아들이셨다. 나는 평생 시골 학교 선생이었던 아버지의 진솔한 실체를 가난 속에서 많이 보았고, 지역사회에 비추어지는 아버지의 공동체적 역할, 즉 아버지의 ‘명분적인 자아’도 보았다. 별다른 인식의 괴리가 없으니 다행스러운 일이다. 어려서는 늘 아버지의 편이 되어서 세상을 바라보았고, 내가 선생의 길로 들어서면서는 아버지를 존경할 수 있었다. 내가 아버지만한 선생이 못된다는 것을 알았기 때문이었다.

2008.05.01 09: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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