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부가 교원, 학생, 학부모 등 현장 교육주체들과의 소통에 적극 나선다. 장관이 현장 교원과의 정례 대화를 천명한 가운데 시간과 장소에서 비교적 자유로운 디지털 방식의 소통 플랫폼도 곧 개설할 예정이다.
이주호 교육부 장관은 5일 세종시 교육부에서 열린 ‘함께 학교를 위한 교육 3주체와의 대화’에서 “교권 추락, 공교육 붕괴 등으로 학교 현실을 지적하지만 교사, 학생, 학부모가 힘을 합치면 학교를 살릴 수 있고, 수업에 집중하는 문화를 만들 수 있다”며 “이를 위해 좋은 수업을 위한 소통을 확대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밝혔다.
7월 서이초 교사의 극단적 선택 이후 대두된 교육권 보호에 대한 첫걸음이 교육 주체 간의 소통을 통한 현장 활성화에 있다는 점에 교육부부터 소통에 적극 나서겠다는 뜻으로 해석된다. 실제로 이날 이 장관은 공문으로 대표되는 관료식 소통으로는 학교 현장과 진솔하고 깊은 소통이 어렵다며 새로운 디지털 소통 채널을 곧 만들겠다는 뜻을 밝혔다.
교육부는 이날 보도자료는 내고 교사와 학생, 학부모가 교실 수업을 바꿔나가는 교육 대전환을 추진할 수 있도록 디지털 플랫폼 ‘함께 학교’를 구축할 것이라고 발표했다. ‘함께 학교’는 교육 3주체간 존중을 바탕으로 학교 문화 회복에 나서자는 캠페인의 명칭으로 같은 이름의 소통 플랫폼을 만들기로 한 것이다.
교육부는 ‘함께 학교’를 통해 교사 업무매뉴얼, 교육복지신청, 입시 및 진로 정보 등을 제공하는 역할 뿐만 아니라 교사, 학부모, 학생의 토론의 공간도 마련한다는 계획이다. 토론의 주제에 따라 장관이 참여하는 방식, 댓글을 다는 방식 등으로 직접 참여하는 기회를 넓힘으로써 플랫폼의 관심을 높여가겠다는 것이 이 장관의 구상이다.
교육부의 소통 강화 의지는 이날 3주체 간의 대화에서 확인됐다. 학생, 학부모, 교사뿐만 아니라 장관, 시·도교육감, 교원단체 대표까지 격의 없는 대화에 참여해 화기애애하면서도 진지한 분위기가 연출됐다.
경기 수원의 한 고등학생은 “학생의 삶과 일치하는 교육이 필요하다”며 “인격 함양이라는 기본목적을 상실한 채 대입시에만 매달리는 교육 현실을 바꾸기 위해 관심을 가져달라”고 말했다.
강원의 한 학부모는 “대표성을 가진 소수의 학생이나 학부모의 이야기를 듣는 것도 중요하지만 다수를 대상으로 한 설문이나 설명회 같은 소통의 방식도 필요하다”며 교육부나 시·도교육청의 적극적인 행보를 주문했다.
또 세종의 한 고교 교사는 “학폭 담당 교사로 3년 근무하면서 들어주는 경청이 소통에서 가장 중요하다는 점을 알게 됐다”며 “교육 주체 간에 잘 들어주고, 당국도 현장의 이야기에 귀기울여주기를 바란다”고 주문했다.
교사 재직 시절의 경험을 이야기 바탕으로 이야기를 한 정성국 한국교총 회장은 “예전에는 학교에서 일어난 일을 자녀가 이야기 해도 학부모께서 학교와 교사를 믿고 기다려 주는 시간이 있었는데 지금은 이런 믿음과 기다림이 부족해진 것 같다”며 교육 주체 간 신뢰 형성의 중요성을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