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호인 마라토너 강신오(67). 웬만한 마라톤 매니아는 그를 알고 있다. 수원 토박이로 신풍초 60회, 수원중 22회, 수원고 24회 졸업생이다. 2002년에 마라톤에 입문, 지금도 월 2회 풀코스 대회에 출전한다. 체력관리를 위해 헬스장에서 매일 웨이트 트레이닝을 하고 있고 수원마라톤클럽의 회원으로 20여 년을 화, 목요일은 신대 저수지에서, 일요일은 경기도청 구청사에서 훈련을 하고 있다. 그는 빨리 달리기보다는 ‘오래 즐기며 달리자’로 목표를 운동하고 있다.
마라톤을 하게 된 계기는 IMF 시절, 어려운 때일수록 건강만이라도 지켜보자며 종합검진을 했는데 퇴행성 관절염 초기, 골다공증 초기, 체질은 약골이라 관리가 필요하다는 의사의 조언에 따라 적당한 운동을 찾던 중 우연히 지인이 마라톤을 한다기에 도움을 받아 마라톤에 입문했다. 그렇지만 혼자 운동하는 데는 한계가 있어 같은 운동을 하는 동호회를 찾아 체계적으로 연습하기 시작했다.
첫 출전 대회로 2002년 10월 평택항 대회에서 10km를 49분 3초로 달리고, 두 번째로는 2003년 1월 미사리 조정 경기장의 하프 대회에서 1시간 43분 37초로 달렸다. 마라톤 시작 후 7개월 만인 2003년 5월 한강의 풀코스 대회에서 4시간 12분 22초로 완주를 하면서 ‘마라톤이 이런 것이다’라는 ‘아주 고통스럽고 죽을 맛’도 맛보았다. 그 후 자신과의 싸움이라는 풀코스에 본격적으로 도전하였다. 2009년 3월 서울국제마라톤대회에서 300회 완주, 지금까지 풀코스를 471회 완주, 2025년 4월 수원서 열리는 경기마라톤 대회 500회 완주를 목표로 운동하고 있다.
그가 마라톤을 지금까지 계속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당뇨와 간질환 등으로 고생하셨던 부모님과 친척들을 보았기에 가족력을 이겨내고 건강한 모습으로 오래오래 가족들과 행복한 시간들을 함께하고 싶어서다. 마라톤에서 얻은 정신력과 체력이 있기에 가족은 물론 주위의 분들과는 좋은 인간관계를 유지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그는 오늘날과 같은 경쟁 사회에서도 쉽게 지치고 포기하지 않기 위해 마라톤 정신을 강조한다.
좋았던 마라톤대회와 그 이유를 물었다. 2009년 9월 독일 베를린 마라톤대회인데 42.195km을 달리는데 처음부터 끝까지 기쁜 마음으로 신명나게 응원을 해 준 시민들이 고마웠다고 한다. 그 감동을 잊지 못해 2010년 대회도 참가를 했다. 2015년 4월 명동성당에서 남한산성 성지까지 달리는 성지순례 울트라(101km) 마라톤은 기억에 오래 남아 있다. 2021년 12월에는 미국 조지아주 하모니 하프마라톤 대회에 참가했는데 1시간 33분 55초로 65~69세 사이에서 1등을 했다. 현지인의 칭찬과 아들, 며느리 앞에서 으쓱했던 기억에 남는다고 답한다.
오대산 입구의 한국자생식물원에는 100회 마라톤공원이 있다. 여기에는 우리나라에서 풀코스 100회 도전에 성공한 최초의 100인 이름이 새겨진 돌탑이 있다. 그는 여기에 ‘강신오’라는 이름이 97번째로 새겨져 있는 것을 자랑스럽게 여긴다. 2006년부터 100회 마라톤공원에서 출발하여 오대산 정상을 갔다오는 대회가 있었는데 지금은 중단되어 다시 열리기를 기대하고 있다고 말한다.
그의 인생에서 마라톤은 과연 무엇인가? 그에게서 마라톤은 일상생활에서 중심이다. 마라톤이 있었기에 여러 가지 다른 취미 생활도 하고 자기 나름대로 다른 일도 시작하면서 직장인에게 힘과 용기를 줄 수 있게 되었다고 한다. 하루 24시간이 모자라는 바쁜 생활을 하지만 행복한 삶이라고 여긴다. 긍정적이고 도전적인 삶의 원천은 마라톤이 있었기에 가능했다고 고백한다.
마라톤 입문자에게 주는 조언으로는 ‘내가 해낼 수 있을까?’라는 의심은 버리고 용기를 내면 누구나 가능하다고 말한다. 자신의 체력에 맞게 즐겁게 웃으면서 하기를 권한다. 그는 스트레칭과 근력 운동을 60분 이상한다. 대회에 출전해서는 전반부보다는 후반부를 빠르게 달린다. 마지막 2km 이상은 전속력으로 달려야 피로가 풀린다고 팁을 전한다. 입문자는 빨리보다는 천천히, 그리고 장거리 연습을 꾸준히 하면 롱런을 할 수 있다고 조언한다.
잊지 못할 마라톤으로는 2007년 12월 31일 밤 12시 보신각 종소리에 맞추어 한강시민공원에서 열린 마라톤을 꼽는다. 기온은 영하 15도인데 그가 100회를 완주하는 날이었다. 100회 마라톤을 축하하기 위해 밤잠도 못 자고 새벽 강바람을 맞으며 같이 달려준 수원마라톤클럽 회원들과 추운 강변에서 새벽까지 기다려준 가족들에게 너무 미안하고 고마웠던 경험이었다고 추억한다.
앞으로의 계획은 부상 없이 몸 관리를 잘하여서 체력이 허락하는 한 연 24회 정도 풀코스 완주가 목표라고 밝힌다. 해외 마라톤도 20여 회 참가했는데, 6대 메이저대회 참가는 물론 나아가 6대륙 마라톤대회 참가도 꿈꾸고 있다.
수원 시민에게 하고 싶은 이야기는 수원은 팔달산 둘레길, 서호 호수, 광교 저수지, 광교호수공원, 일월 저수지, 만석거, 원천천 등 마라톤 훈련하기에 좋은 곳이 많으므로 백세 시대를 맞이하여 마라톤을 권유한다. 또한 혼자보다는 동호회라도 가입하여 같이 하면 효과는 더욱 크다고 한다. 지금 당장 운동화 끈을 조여 매고 가까운 공원으로 나가서 시원한 가을바람을 맞으며 달려보자. 푸른 하늘이 건강과 함께 내게로 달려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