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생님과 정부가 힘을 합쳐서 멋진 학교를 다 함께 만들어 갑시다.”
윤석열 대통령이 취임 후 처음으로 교육계 신년교례회를 찾아 교권 확립 약속 등 신년 덕담을 전달했다.
한국교총(회장 직무대행 여난실, 서울 영동중 교장)이 주최하고 교육부와 국가교육위원회가 후원한 ‘2024년 교육계 신년교례회’가 17일 대한상공회의소 국제회의장에서 열렸다. ‘교육을 교육답게! 학교를 학교답게!’를 주제로 개최된 이날 신년교례회에 윤 대통령이 참석해 전국 교원들을 격려하는 시간을 가졌다. 대통령의 참석은 2013년 이명박 대통령, 2014년·2016년 박근혜 대통령에 이어 네 번째다.
이날 윤 대통령은 3대에 걸쳐 가족 9명이 교단을 지키고 있는 이은선 흥덕중 교장, 지체장애학생들과 창업동아리를 만들어 꿈과 희망을 심어주고 있는 이승오 청주혜화학교 교사를 직접 소개하며 현장 교원의 노고에 감사 인사를 전했다.
이후 윤 대통령은 인사말을 통해 “전 세계는 우리 대한민국의 교육 시스템을 높이 평가하고 있지만, 정작 교육 현장에 우리 선생님들께서는 아이들을 지도하는 데 어려움이 크다”며 “지난해 가슴 아픈 사건도 있었고 또 학부모 문제도 수그러들지 않았다. 교권이 확립돼야만 학생 인권도 보장되고 또 그러한 차원에서 교권 확립은 결국 학생을 위한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헌신과 열정으로 교단을 지키고 있는 선생님들의 노고에 존경을 표한다”며 “교육 현장에서 발생하는 선생님들의 어려움에 공감하고, 근본적인 해결 방안을 찾겠다. 선생님과 학생 모두를 위해 교육환경을 바꿔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공교육 강화를 위한 혁신에 대해 힘쓰자고 거듭 격려했다. 윤 대통령은 지난해 교권 보호 5법 개정 이후 현장 교원과의 대화 자리를 마련해 교권 보호와 사기 진작을 약속한 바 있다. 이달 1일 발표한 2024년 신년사를 통해 교권 확립, 학교 정상화를 언급하기도 했다.
대통령실에서는 성태윤 정책실장, 장상윤 사회수석 등이 참석했다. 이날 신년교례회에는 대통령 외에도 교육계, 정·관계, 시민사회단체 대표 등 200여 명이 참석한 가운데 성황리에 치러졌다.
여난실 교총 회장 직무대행은 환영사를 통해 지난해 전국 교원들의 뜻을 모아 이룬 성과를 돌아봤다. 교총이 전국 교원들과 함께 실현한 ‘개정 교권5법’과 ‘생활지도 고시 및 교권보호종합방안’을 학교 현장에 안착시키는 한편, 교권 및 학생 학습권 보호의 원년을 만들자는 소망을 담았다.
여 직무대행은 “지난해 우리 교육은 전국 교원들의 교권 회복 외침으로 교권5법 개정과 교권보호종합방안 등 공교육 정상화의 토대가 마련됐고, 교원 사기 진작을 위한 수당 인상 또한 이뤄졌다”며 “4차 산업혁명 시대, 우리의 미래는 교육에서 찾아야 한다. 그 기반은 창의력과 융합적 역량을 갖춘 인재 육성”이라고 말했다.
이어 “선생님들의 높은 열정과 헌신이야말로 학생들의 재능이라는 꽃을 활짝 피우게 하는 열쇠”라며 “교원이 열정을 갖고 교육활동에 헌신할 수 있도록 정부는 정책으로, 국회는 입법 및 제도 개선으로 뒷받침해 달라”고 요청했다.
또한 사회 각계에 “우리 아이들이 대한민국 미래를 여는 인재로 성장할 수 있도록 함께 힘을 모아주시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환영사와 신년인사 후 김선 경기 둔전초 교사, 장신호 서울교대 총장이 새해 교육 발전을 기원하며 건배 제의를 했다. 김 교사는 ‘교사, 학생, 학부모 모두가 행복한 학교를 위하여’를, 장 총장은 ‘한국 교육과 국가 발전을 위하여’를 건배사로 제안했다.
이날 사회자(박혜림 서울영동초 교사)가 교육의 3주체인 교사, 학생, 학부모와 각각 인터뷰 형식으로 신년 소망을 나누는 자리가 마련돼 눈길을 끌기도 했다.
김미현 경남 김해봉황초 교사는 “올해도 부단히 연찬하고 탐구하는 교사가 되기 위해 노력하겠다”면서 “학교가 선생님의 열정과 아이들의 꿈이 가득한 곳, 모두에게 행복한 배움터가 되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호동 학부모(서울 영동중)는 “올해는 서로의 불신을 거둬내고 학생, 학부모, 선생님 모두가 서로 배려하며 존중하는 학교 교육이 됐으면 좋겠다”고 전했다. 한도하 학생(서울대치초 4년)은 “올해도 내일의 발명왕을 꿈꾸며 무모한 도전을 계속하겠다”면서 “미래에는 항공우주연구원이 돼 우리나라 우주산업을 발전시키고 싶다”고 포부를 밝혔다.
이어 환담과 함께 각계 인사를 대표해 ▲이주호 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 ▲윤재옥 국민의힘 원내대표 ▲이배용 국가교육위원회 위원장이 덕담을 건넸다. 국회에서도 이태규·하태경·조명희 국민의힘 의원 등이 자리했다. 교육계에서는 임태희 경기도교육감, 신경호 강원도교육감, 윤건영 충북도교육감, 정성국 전 한국교총 회장, 이대형 전국시도교총회장협의회 회장, 김영훈 대한변호사협회 협회장, 이태식 한국과학기술단체총연합회 회장이 참석했다.
교육계 신년교례회는 교총이 매년 개최하는 교육계의 최대 신년 행사다. 유·초·중·고교 및 대학 교원, 교육 관련 단체‧기관 대표 등 교육계 인사들이 한자리에 모여 교육의 발전을 기원하고 새해 덕담과 소망을 나누는 자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