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금융 허브’ 홍콩 국제학교에서 서양인 학생은 찾아보기 힘들고 중국 본토와 홍콩 현지 학생들이 대다수를 차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최근 홍콩 국제학교의 약 30%가 향후 5년간 외국인 학생 지원자가 급감할 것으로 전망한 조사 결과를 보도했다. 보도에 인용된 컨설팅 회사 ‘폴리시21’에 따르면 홍콩에서 비현지(non-local) 커리큘럼을 제공하는 68개 학교를 대상으로 2029년까지 학생 지원 규모 전망을 조사한 결과, 20개 학교(29.4%)가 2028-2029학년도까지 연간 13%씩 비현지 학생의 지원이 급감한다. 반면 6개 학교는 비현지 학생의 지원이 연간 41%씩 늘어날 것으로 전망했다. 비현지 학생에는 중국 본토 출신 학생도 포함된다.
홍콩 교육부 의뢰로 진행된 해당 조사는 홍콩 47개 국제학교와 21개 사립학교가 대상이다. 조사 대상 학교는 모두 홍콩 학생의 지원은 감소하지 않을 것으로 전망했으며, 그중 10개 학교는 홍콩 학생의 지원이 연간 26%씩 늘어날 것으로 예상했다.
폴리시21은 2028-2029학년도 홍콩 국제학교에서 초교는 3350개, 중고교는 1077개의 빈자리가 발생할 것으로 전망했다. 다만 소수 상위 학교는 여전히 입학 경쟁이 치열할 것으로 예상했다. 비현지 학생 등록 비율이 70% 이상이어야 한다는 현행 국제학교 운영 기준을 완화해야 한다고도 권고했다.
이런 현상은 홍콩 국제학교가 ‘홍콩의 중국화’ 진행 등으로 인기가 줄어든 것으로 분석된다.
앞서 홍콩에서는 3년간의 ‘제로 코로나’ 정책, 국가보안법 시행으로 ‘헥시트’(HONGKONG+EXIT)가 벌어지면서 일부 국제학교가 2년 연속 외국인 학생 등록 미달 사태를 겪었다. 지난해 홍콩 교육부에 따르면 홍콩 최대 규모 국제학교 그룹인 ESF와 다른 국제학교 3곳이 2년 연속 외국인 학생 등록 비율을 충족하지 못했다. 그 결과 2022-2023학년도 홍콩 국제학교의 비현지 학생 비율은 5년 만에 최저인 65.9%로 떨어졌다. 반면 현지 학생의 비율은 5년 전 24.5%에서 34.1%로 증가했다.
몇 년 전만 해도 홍콩 국제학교 입학 경쟁률은 매우 높아 몇 년 동안 대기해야 하는 학생들이 많았다. 그러나 이제 대부분 국제학교에서 서양인 학생은 찾아보기 힘들고 중국 본토 등 학생이 자리를 메우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