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이언스 뷰] 오로라의 과학

2024.03.05 10:30:00

 

2024년 올해! 20년 만에 역대급 오로라가 지구에 펼쳐질 전망이라고 합니다.  그래서 이번 호에서는 오로라에 대한 재미있는 과학이야기를 준비해 봤습니다.
 

Q1. 오로라하면 모습이 워낙 예뻐서 천상의 커튼이라고도 불리는데, 이 오로라는 왜 생기는 거예요?
일단 오로라가 왜 생기는지 말씀드리자면, 태양은 핵융합을 해서 엄청난 에너지 입자들을 우주 사방으로 뿜어냅니다. 이런 걸 태양풍이라고 해요! 태양이 계속 자기 몸속에서 만들어낸 분비물을 우주로 흩뿌리는 거예요. 방귀뀌고 트림하는 거죠. 태양풍이라고 해서 바람은 아니고, 방금 설명한 고에너지 방사선 입자들입니다. 이런 고에너지 방사선 입자들은 지구까지도 날아오는데, 지구 대기에 있는 공기분자들이랑 고에너지 입자들이 부딪히면 알록달록한 빛이 생성되고 그게 우리가 보는 오로라입니다.

 

Q2. 올해 아주 예쁜 오로라가 자주 관측될 전망이라고요? 이걸 놓치면 11년을 기다려야 한다는데, 왜 이런 주기가 있는 거예요? 
사람도 사춘기가 오면 특징이 어떤가요? 여드름도 많이 생기고, 다소 감정적이고, 예민하며, 다혈질이 되는 경우가 있지 않습니까? 그것처럼 태양도 평온할 때가 있고, 사춘기가 와서 엄청 활발하게 활동할 때가 있어요. 태양은 흥미롭게도 사춘기가 한번 오고 끝나는 게 아니라 주기적으로 왔다 갔다 해요. 이러한 태양의 사춘기 주기가 11년입니다. 사춘기 때 여드름이 나는 것처럼 태양도 일종의 여드름이 있습니다. 바로 흑점이라고 하는데요, 마치 우리가 사춘기 시절에 피지 분비가 활발한데 한쪽이 막히면 피지가 계속 쌓이다가 여드름이 터지는 것처럼, 태양의 흑점이라는 지역은 표면에 강한 자기장이 태양 내부에서 뿜어져 나오는 고에너지 플라즈마를 계속 막고 있다가 ‘여드름 터지듯이 한 번에 빵~’ 하고 계속 쌓아두었던 에너지를 터뜨려요. 이걸 흑점 폭발이라고 하는데, 이때 엄청난 플라즈마 입자들이 터져 나오고, 지구를 향해 쏟아지는 거예요. 그런데 이렇게 태양의 여드름 흑점이 많이 쌓이는 주기가 11년입니다. 11년 주기로 흑점이 아주 많아지는 시기를 흑점 극대기라고 합니다. 그 돌아오는 주기가 바로 2024년 올해이고요! 과학자들의 전망에 의하면 20년 만에 가장 흑점이 많은 시기라고 합니다. 

 

Q3. 오로라는 왜 한국에선 안보이고, 극지방에서만 보여요?
우리 지구에는 이러한 태양풍을 막아주는 보호막이 있습니다. 우리가 게임할 때도 보호막 기술이 있잖아요? 그런 것처럼 지구 전체를 거대하게 보호하는 보호막이 지구에서 만들어지는데, 그게 바로 지구에서 나오는 자기장입니다. 지구도 하나의 큰 자석이라는 말 들어보셨죠? 지구의 남극에서 뿜어져 나온 자기장이 북쪽으로 들어가면서 거대한 자석을 만들어내는데요, 이러한 거대한 자기장 자체가 태양풍을 막아주는 보호막 역할을 한다고 해요. 이러한 보호막을 발견한 과학자의 이름을 따서 ‘밴앨런대(Van Allen belt)’라고 불러요!  


실제로 오로라는 그린란드나·캐나다·아이슬란드·북극·남극 이런 극지방 근처에서만 보이는데요, 지구의 자기장이 남극에서 나와서 북극으로 들어가는 구조다 보니, 자기장이 나오고 들어오는 남극·북극은 자기장이 약하고, 오히려 저위도·중위도 지역은 자기장 선이 아주 두껍게 형성되어 있어서 태양풍을 잘 막아줍니다. 결국 북극·남극 쪽은 자기장 보호막이 약해서 쉽게 태양풍 입자가 지구의 자기장선을 따라 지구의 양쪽 극(남극·북극)지방 지구 대기까지 쏟아져 들어오고, 결국 이 입자들이 지구 대기랑 부딪혀서 우리 눈에 아름다운 오로라로 보이는 거죠!  

 

Q4. 오로라가 예쁘다고 무조건 우리에게 좋은 것만은 아니라면서요? 
네, 결국 오로라는 고에너지 입자가 지구를 향해 쏟아지는 것이고, 이건 방사선 입자거든요. 당연히 우리에게 방사선은 좋을 게 없죠. 사실 많은 항공사가 최대한 빠르게 가려고 북극항로를 많이 이용해요(북극의 제트기류 활용). 이것 때문에 기장이나 승무원은 생각보다 많은 우주방사선에 피폭되는 경우도 많고, 실제로 백혈병 등과 같은 암에 걸리는 비율도 일반인보다 높다고 합니다. 최근 국내에서는 북극항로를 주로 비행하던 기장이 암으로 사망했고, 산업재해로 인정을 받은 판례도 나왔었죠.


그런데 11년 주기로 흑점이 동시다발적으로 너무 크게 터지면 엄청나게 많은 태양풍 입자가 날아와서 아예 이러한 보호막까지 뚫고 들어오는 경우가 있습니다. 이런 경우는 극지방뿐만 아니라 중위도 지역에서도 오로라가 종종 관측된다고 합니다. 이렇게 되면 많은 위성이나 전자기기·발전소 등이 고장이 나는 경우도 많지요. 

 

Q5. 왜 전자기기들이 고장나죠?
혹시 EMP(Elctro magnetic pulse) 폭탄이라고 들어 보셨나요? 게임에서도 나오고 무기로도 많이 쓰는데, 이 EMP 폭탄은 말 그대로 전자기파 폭탄이에요! 이런 강력한 전자기파는 전자기기를 전부 고장 내버립니다. 실제로 핵폭탄이 터질 때도 이러한 EMP가 나와서 모든 통신설비가 고장 나버려서 패닉에 빠지고, 제대로 된 대처가 불가능하다고 합니다. 이러한 EMP 폭탄처럼 태양풍도 고에너지 전리 입자들이 지구를 뚫고 들어오면 주변에 돌아다니는 인공위성들도 전자기기라서 고장이 납니다. 


실제로 지구 주변을 도는 인공위성이 가장 바깥쪽에 있으니 가장 취약해요. 스페이스X의 스타링크 위성이 태양풍으로 인해 인공위성 40개가 추락해 약 600억 원의 손실을 입기도 했어요. 우리가 쓰는 무선통신은 지구 대기의 전리층을 향해 전자기파를 쏴서 반사되는 원리로 통신하는데 거기도 뒤죽박죽이 되어서 무선통신이나 GPS가 심각하게 오작동될 수도 있습니다. 뿐만 아니라 이게 너무 강해지면 지상의 전기시설과 금속 파이프들로 유도 전류가 발생하게 되는데, 만약 여기에 대한 대비가 부실하면 결국 폭주하는 전력 시스템을 제어하지 못해 시설이 하나씩 고장 나고, 결국 대정전이 일어나게 됩니다. 실제로 1989년에 캐나다의 퀘벡발전소가 고장이 나서 퀘벡시와 몬트리올에 대정전이 발생한 적이 있고, 1994년에는 미국의 뉴저지주발전소가 고장 나서 큰 피해가 발생한 적이 있지요. 몬트리올 대정전 때에는 워낙 강력한 오로라가 발생해 밤에 신문을 읽을 수 있을 정도였다고 합니다.

 

Q6. 올해가 가장 흑점 폭발이 많이 일어난다는데, 이런 방사선 입자가 지상에까지 도달하고 그런 건 아니겠죠?
결론부터 말씀드리자면, 안심하셔도 됩니다. 우리 눈에 오로라가 알록달록 보인다는 것 자체가 고에너지 입자가 지구 상층부의 공기입자랑 부딪히면서 에너지를 잃고, 파장이 짧은 위험하지 않은 가시광선으로 바뀌기 때문에 우리 눈에 보이는 것이거든요! 즉 우리가 사는 지상까지 방사선 입자가 들어오지 않으니 걱정 안 하셔도 되고요! 올해를 놓치면 아주 크고 아름다운 오로라를 보기 위해서 11년을 또 기다려야 하니 올해는 오로라 관측여행을 계획하시는 건 어떨까 추천 드려봅니다.

 

 

이선호 과학커뮤니케이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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