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가 ‘학생들의 신체활동 실천율’을 높여야 하는 이유

2025.07.22 09:29:48

근래 국내 언론들은 청소년들의 신체활동 실천율, 즉 운동량이 ‘세계 꼴찌’ 수준임을 앞 다투어 보도했다. 그 이유 중 가장 대표적인 것으로는 “학원 다니기 힘들고 운동할 곳이 없다”라는 반응이 압도적이다. 한 언론 보도에 의하면 운동량은 중학생일 경우 22%, 고등학생이 되면 13%로 급감하는 경향을 보이고 있다. 이는 과거 ‘체력은 국력’이라는 말이 무색할 정도로 이에 학교와 교육 당국은 우리 학생들의 운동량 확보에 비상한 관심을 가지고 이를 다양한 측면에서 개선할 필요성이 매우 크다 할 것이다.

 

중학생 A양(15)은 땀 흘리는 것을 싫어해 체육 시간을 꺼린다. 학교는 버스를 타고 다녀 하루 10분 남짓 걷는다. 주말에는 스마트폰으로 게임을 하거나 동영상을 보느라 집 밖으로 거의 나가지 않는다. 그녀는 “주변에 마땅히 운동할 공간도 부족하고, 학원만 다녀와도 힘들어서 운동할 생각이 들지 않는다”고 말한다. 그뿐이랴. 매일 한 번에 최소 10분 이상을 걸었다는 여학생 비율은 겨우 절반을 넘는다. 이는 외국의 또래에 비하면 운동 부족 현상이 매우 심각한 상태다.(동아일보, “청소년 절반 ‘매일 10분 걷기’도 안한다, 2025. 3.28.)

 

최근 질병관리청의 ‘2025년 국민건강 통계 플러스’ 보고서에 의하면 남학생의 운동량(하루 60분, 주 5회 이상)은 2016년 18.8%에서 2024년 25.1%, 여학생은 동일 기간 7.0%에서 8.9% 수준에 머무른 것으로 나타났다. 학교급별로는 중학생 21.5%, 고등학생 12.9%로 밝혀져 입시부담이 커질수록 운동에 소홀하다는 결론에 이르렀다. 이는 국가별 비교에서 2023년 한국 고교생은 13.4%로 미국 고교생의 46.3%보다 월등히 낮았다. 특히 한국의 여고생은 6.6%로 미국 여고생의 36.0%에 비해 1/5 수준에 불과했다. 이는 세계보건기구(WHO)의 분석 결과에서도 한국의 청소년은 운동 부족으로의 분류가 94.2%인 반면에 세계 평균은 81%, 미국 72%, 싱가포르 76.3%와 비교해서 매우 심각한 것으로 드러났다.

 

과거 우리의 상당수 전통 명문학교에서는 체육 교과 수업과는 별도로 학교특색사업의 일환으로 지덕체 교육의 특성화 교육에 나서 전교생을 대상으로 1인 1악기 다루기나 1인 1운동을 적극 실행하였다. 그래서 소위 ○○학교하면 태권도, 유도, 검도, 기타, 아코디언, 하모니카, 멜로디언 등으로 학교의 긍정적인 이미지가 자동 연계되던 때가 있었다. 물론 지금과는 상이한 교육과정 운영으로 가능했지만 여기엔 학교장과 교사들의 교육철학과 고유한 학교문화 전통 만들기에 열정과 사명감이 함께 했다. 필자 역시 고교시절, 유도와 기타를 전교생이 배우며 지역사회에서 학교 이미지를 고양하는데 높은 기여를 한 것으로 기억하고 있다.

 

이제는 어찌 보면 여건이 과거보다 더 유리한 상황이라 할 수도 있다. 왜냐면 잘 나가는 K팝처럼 K댄스로 학생들의 건강과 운동량을 크게 끌어올릴 수 있는 콘텐츠가 풍부하기 때문이다. 예컨대 K댄스를 전교생을 대상으로 주 3회 20~30분씩 운영한다면 이 또한 긍정적인 교육 효과를 거둘 수 있을 것이다. 그뿐이랴. 요즘 건강상 폭발적으로 인기를 얻는 맨발 걷기도 학교 운동장을 활용하면 학생들의 호기심을 자극할 것으로 짐작된다. 그만큼 춤과 노래에 익숙한 신세대들이 학교에서 장려하는 (맨발)걷기 운동까지 함께 한다면 우리 청소년들에게 보다 건강관리의 최적 상태를 확보할 것으로 보인다.

 

이는 학생들의 경제적 부담을 고려해서도 학교 공동체가 실행 의지만 갖는다면 비용이 들지 않고도 하루 10~30분 내외의 걷기 운동을 생활화 할 수 있다. 매일 10분 이상 걷는 청소년은 주 5일 미만 걸을 때보다 운동량이 3배가량 높았고 학교 체육 수업에서도 주 3회 이상 직접 운동하는 학생은 전혀 운동하지 않는 학생보다 약 2.5배 높은 연구 결과도 확증할 것으로 보인다. 이는 최근 경고음을 내는 학생들의 비만율과 스트레스 인지율을 낮추는 효과에도 탁월한 것으로 이미 입증된 바 있다.

 

이제 학생들의 운동이 생활화되도록 적극 실천하는 학교와 그렇지 않은 학교는 학생들의 ‘학교 선택 선호도’와 학부모의 ‘학교 참여’에서도 상대적인 차별화를 가져올 것이다. 학교 차원에서 학교장의 철학과 교사들의 협조와 추진력만 있으면 ‘학교 재량 시간’을 활용해 교육과정에 적용할 수 있다. 이밖에 학생들의 운동량을 높이기 위한 다양한 창의적인 방안은 학교의 성장⋅발전과 바람직한 학교문화 창조, 그리고 학생들의 학교생활 만족도 및 행복지수를 높이고 궁극적으로는 학력 향상에도 플러스의 효과를 유발해 교육적 성과에서도 우월성을 드러낼 것으로 확신한다.

 

전재학 교육칼럼니스트, 인천 산곡남중 교장 hak0316@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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