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자는 초·중등교육에 39년간 종사하다가 은퇴해 지금은 신중년 포크댄스 강사로 제2인생을 알차고 멋있게 보내고 있다. 은퇴 9년차다. 현직에 있을 때는 물론 지금도 평생학습, 평생교육의 중요성을 알고 평생학습에 앞장서고 있으며 홍보대사 역할을 하고 있다. 지금 활동무대는 평생학습관, 경로당, 복지관, 경기상상캠퍼스, 청개구리마을, 노인대학, 주민센터, 지자체 축제장 등이다.
얼마 전에는 (사)평실사(평생학습을 실천하는 사람들) 유인숙 이사장의 소개로 강의 하나를 맡아 진행했다. 그동안은 포크댄스 강사로서 주로 수강생의 댄스 실기를 시범을 통해 지도하는 것이었다. 학습방법은 분습법. 따라서 실기 체험 위주가 된다. 그런데 이번 강좌는 포크댄스 강의가 아니다. 대상이 신중년 강사다. 신중년 지도 자격증을 취득하고 강사로 출발하는 수강생이다. 나는 선배강사로서 성공 스토리를 들려 주는 것이다. ‘중년 학습자에서 존경받는 강사로의 여정’을 소개해 달라는 주관처의 당부다.
“우와, 부담이다. 강사를 실제보다 높게 평가한 것은 아닌지….”
교직은퇴 후 곧바로 한국방송통신대학 관광학과에 입학해 열심히 공부해 장학금을 8회나 받았으니 성실한 중년학습자는 맞다. 또 경기지역대학에서 학습부장으로, 전국관광네트워크에서 포크댄스 지도 경력이 있다. 포크댄스 베테랑 강사이지만 존경받는 강사는 아직 아니다. 인격적으로 미성숙하고 지금도 어려움에 봉착해 주위 지인들의 고견을 들어가며 해결방안을 모색하고 있는 중이다.
준비과정에서 현직 교원인 아내의 도움을 여러 차례 받았다. PPT 대신 소장하고 있는 현물(실물)을 수업자료로 사용하기로 했다. 이것보다 더 생생한 자료는 없다고 생각했다. 강사 복장도 모자, 흰 와이셔츠, 조끼 착용 등 포크댄스 강사 복장으로 했다. 이왕하는 것, 수업 분위기도 한몫한다고 보았다. 필자가 정한 강의 제목은 ‘신중년 포크댄스 강사의 성공과 실패 이야기’다.
수업자료는 나열해 본다. 포즐사 동아리 소개 판넬(2022), 포크댄스 전문서적 4권(1970년대), 포크댄스 동작을 기록한 공책(1979), 평생학습 인생토크 콘테스트 스토리북(2021), 기자수첩 여러 권, 기자증(2024), 중부일보 시민기자 위촉장(2024), e수원뉴스 으뜸기자 위촉장(2024), 수원시체조협회장 상장 2개(2023, 2024), 경기도체조협회장 상장(2024), 경기평생교육학습관장 선정증서(2024), 경로당회장 감사장(2023), 정조대왕능행차 참여증서(2023), 한국교직원공제회 월간지 The-K(2022.9), 포크댄스 교재(2023), 아파트 축제 경로당 회원 출연 동영상(2024.6), 독일마을 축제 포크댄스 동영상(2024.5), 체조대회 1위 동영상(2024.6), 체조대회 행사 책자(2023, 2024) 등이다.
이런 수업자료를 준비한 이유는 언어로 하는 강의보다 증빙자료가 있으면 확실한 강의가 되기 때문이다. 말로 100번 강조하는 것보다 생생한 자료 하나가 수강생의 이목을 집중시킨다. PPT는 간접자료다. 필자가 준비한 것은 직접 사용했던 실물자료다.
필자가 첫째로 강조한 것은 ‘기록’이다. 제2인생 강사로 재탄생한 것도 45년전 초임지 학교에서의 포크댄스 동작 기록이 토대가 되었다. 지금도 행사 하나가 끝나면 한편의 기사를 작성한다. 거기엔 지도자로서의 반성과 개선방안이 들어가 있다. SNS에 기록 탑재는 포크댄스 역사를 만들고 강사 활동을 홍보해 준다. TV 다수 출연도 이 홍보 덕분으로 생각한다.
한 수강생은 포스트잇에 질문을 한다. 포크댄스 강사와 리포터 활동 중 어느 것이 즐겁냐고? 둘다 즐겁다. 내가 좋아서 하는 일이기 때문이다. 힘든 것은 글쓰기다. 글쓰기는 고도의 창의적인 활동이다. 이에 비해 포크댄스 활동은 창의적인 것보다는 이미 정해져 있는 것을 반복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글쓰기를 어려워 하는 수강생 질문에는 날마다 일기 쓰듯 쓰다보면 실력이 점차 늘어난다고 조언한다. 당장은 글쓰기 대신 사진이나 동영상으로 기록을 남기고 자신을 홍보할 수 있다.
강사 가족의 조언도 궁금한가 보다. 배우자의 지지와 협력을 얻을 수 있다면 신중년 강사로서 성공할 수 있다. 필자의 경우, 배우자로부터 수업 설계, 수업 반성과 평가 등의 조언을 듣는다. 행사 때에는 자식들도 관람자로 동참하고 아내로부터 사진이나 동영상 등 기록물을 제공받는다. 이것들은 기사 작성하는데 활용된다.
이번 평생교육 초보강사의 90분 수업. 욕심이 많아서인지 쉬는 시간없이 강행군했다. 여유가 없었던 것이다. 강사가 많은 것을 전달하면 수강생은 많이 받아들일 것이라는 착각에 빠진 것은 아닌지? 초임교사 시절에 가르칠 것은 많고 시간이 모자라 수업 종료 후에 간신히 마무리 지은 실패 경험을 재현한 것이다. 학습자를 배려하지 못한 미숙함이다. 이번 의왕시에서 주관한 ‘신중년 강사 기획단’에서의 강의, 평생학습 강의에 있어 큰 자산이 되리라고 본다. 기회를 주신 관계자에게 감사드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