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살이에는 두 가지 공부가 있다. 하나는 생존 공부요, 다른 하나는 인생 공부다. 생존 공부는 먹고 사는 방법과 관련이 깊어 때로는 힘들고 재미도 없지만 필수공부다.
그러나 인생 공부는 먹고 사는 것을 넘어 '세상의 참 모습'과 '인생의 큰 질문'에 관한 것이다. 이 공부는 한 사람을 '된 사람'으로 만들어 가는 과정이다. 요즘처럼 치열한 경쟁사회에서 열심히 한다고 해도 돈이 되지 않을 수도 있지만, 재미가 있고 매우 가치가 있다. 이 재미와 가치는 해 본 사람만이 안다. 그리고 우리 안에 있는 깊은 자아에게 힘을 실어주어 내면을 고양한다.
이 세상에 오랜 역사를 갖고 있는 『논어』는 많은 사람들에 의하여 논어 번역서, 해설서가 많이 나왔다.
그러나 정작 가치관을 형성하는 청소년기에 읽을 수 있도록 나온 책은 그리 많지 않았다. 그래서 논어를 읽고 싶은 사람이 많지만 이들의 욕구를 채워주지 못하였다.
이에 논어를 사랑한 전광진 교수가 <청소년을 위한 우리말 속뜻 논어>를 2020년 9월 첫 선을 보인 후 지금은 스테디셀러 대열에 들어섰다.
이 책은 한문을 몰라도 논어 전문을 하루 이틀 만에 다 읽을 수 있도록 498장의 대화록을 마치 드라마처럼 엮었다. 이같은 논어 국역은 400년 역사상 첫 시도라 할 수 있다.
특징을 간단히 소개하면
첫째, 처음 입문하려는 분을 위하여 가급적 쉬운 우리말로 옮겼다.
둘째, 전후 상황을 이해하기 쉽게 드라마 대본처럼 엮었다.
셋째, 국역한 논어만 읽어도 전체를 이해할 수 있도록 하였다.
넷째, 더 깊이 알고 싶은 분을 위하여 원문을 찾기 쉽게 배치하였다.
그 결과 쉬운 논어가 있음이 점차 알려지면서 중·고교 '한 학기 한 권 읽기' 독서 교육에 논어를 선정하고, 전국 각지 문화원의 '청소년 논어 읽기' 프로그램으로 확산되어 가고 있다.
2500년 전의 고전인 논어를 읽으면 드라마의 주인공인 공자를 만나고, 또 조연으로 직접 등장하는 제자 27명을 만날 수 있다. 또한 공자의 가장 큰 정적 삼환과 임금들도 만나게 된다. 이에 이러한 관계를 잘 파악하고 한 번 읽으면 지식인이 되고, 열 번 읽으면 지성인이 되고, 백 번 읽으면 지도자가 될 것이다.
우리는 지금 과학기술의 발달과 물질의 풍요 속에서 컴퓨터의 성능과 인터넷의 통신 속도에 대해 고민하기보다는, 인간의 정체성과 인간성의 상실에 대하여 더 많은 생각을 해야 하는 시점이다.
"이미 배운 것을 익숙하도록 복습하여 새로운 것을 알게 되면 다른 사람의 스승 노릇을 할 수 있다”(《논어》 위정 편)
책 읽기는 좋은 여행이다. 기쁨을 얻기 위해 정상에 오르듯 '학습의 강'을 건너야 한다. 아무리 좋은 책이 있어도 읽고 마음으로 받아들이는 것이 중요하다. '논어읽기 여행'을 통하여 아무쪼록 우리나라 젊은이들의 심성이 세련되고 인품이 격상되어 품격 높아지고 지성을 갖춘 시민으로 성장하는 꿈을 꾸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