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와 지방자치단체의 고등학교 무상교육 지원 기한을 연장하는 지방교육재정교부금법 개정안이 야당 단독으로 국회 교육위원회 법안심사소위원회를 통과했다.
교육위는 29일 서울 영등포구 국회에서 법안심사소위를 열고 올해 말 일몰이 도래하는 지방교육재정교부금법의 고등학교 등의 무상교육 경비 부담에 관한 특례를 3년 연장하는 개정안을 의결했다.
특례에 따르면 고교생의 입학금과 수업료, 교과서비 등을 지원하는 고교 무상교육 재원의 47.5%는 중앙정부가, 5%는 지방자치단체가 부담하도록 하고 있다. 이 규정은 2019년 고교 무상교육이 도입되면서 교육재정의 충격을 완화하기 위해 2020년부터 2024년까지 5년간 국가와 지자체가 재원 일부를 부담하기로 한 것에 따른 것이다.
특례에 일몰시한이 다가옴에도 불구하고 정부가 예산 관련 예산이나 교부금 증액을 편성에 지지부진한 모습을 보이자 야당이 주도해 현 규정을 연장하는 방안으로 법 개정을 추진하고 나선 것이다.
이에 국민의힘은 고교 무상교육 재원 마련을 위해 법안을 제시했음에도 불구하고 더불어민주당의 주도로 일몰 연장 법 개정을 추진하려 한다며 소위에 전원 불참했다.
조정훈 국민의힘 간사는 “간사 협의에서 여당에서 발의한 개정안을 직회부해 병합심사하자는 요청을 (야당이) 끝내 거절했다”며 “특례 조항 일몰을 앞두고 재원 마련 구조를 일방적으로 처리한 것에 대해 유감을 표하지 않을 수 없다”며 소위에서 퇴장했다.
조 간사는 24일 정부의 지원을 3년 연장하고 분담비율을 2025년 15%, 2026년 10%, 2027년 5%로 낮추는 내용을 담은 지방교육재정교부금법 개정안을 발의한 상태다.
문정복 법안심사소위원장(더불어민주당 간사)는 “조 의원이 발의한 개정안의 숙려기간이 지나지 않았고, 내용면에서도 수용할 수 없는 법안”이라며 “2025년부터 고등학생에게 무상교육을 제공할 수 없는 상황에도 자리를 박차고 나간 국민의힘 의원들을 이해할 수 없다”고 반박했다.
회의장 밖에서는 여·야간 여론전이 벌어졌다. 교육위 여당 의원들은 기자회견을 통해 “고교 무상교육은 법으로 정해진 정책으로 일몰되는 것은 증액 교부라는 특례일뿐임에도 민주당은 마치 민주당 법안(일몰 연장 법안)을 반대하면 무상교육이 중단될 것처럼 선동하고 있다”며 “고교 무상교육의 안정적 재원 확보를 위해 법안을 제시했음에도 논의조차 하지 않고 배제한 것은 상생과 협치를 무시한 처사”라고 지적했다.
더불어민주당과 조국혁신당 의원들도 이어 기자회견을 갖고 “고교무상교육은 국가 의무이고 안정적인 재정확보는 중앙정부의 책임임에도 모든 부담을 지방교육청에 떠넘기는 무책임한 정책을 철회해야 한다”며 “고교 무상교육 일몰 연장 법안에 적극 협조하라”고 정부와 여당에 요구했다.
한편 이날 의결된 개정안은 교육위 전체회의, 법제사법위원회를 거쳐 본회의에서 의결되면 2027년 말까지 일몰 기한이 연장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