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이 중심이 돼 평화 역사 수업을 꾸려보고 싶었어요. 20여 년간 일대일 교류로 경험을 쌓았으니, 이제 시도해 봐도 되겠다고 생각했죠.”
지난달 23일 전북 전주근영중에서는 한국, 일본, 우크라이나, 독일, 프랑스 등 5개국 학생들과 교사들이 참여하는 국제협력 수업이 열렸다. 온라인 화상회의 플랫폼 줌으로 진행된 이날 수업의 주제는 ‘평화와 역사’였다. 학생들은 ‘평화란 무엇인가?’, ‘우리는 평화를 위해 무엇을 해야 할까?’, ‘평화 역사교육은 어떻게 해야 하나?’에 대해 이야기를 나눴다.
이날 수업을 기획한 건 조은경 수석교사. 그는 20여 년 전, 일본 학교와 교류를 시작해 독일, 우크라이나, 프랑스 등으로 대상을 넓혔다. 각국 방문, 온라인 화상수업, 컬처 박스 교환 등 다양한 방법으로 교류 활동을 이어갔다.
조 수석교사는 “2002년 한국교총과 일본교직원조합이 교류하는 역사 회의에 한국 교사 대표로 참가했다”며 “그때 인연을 맺은 일본 교사와 공동 수업을 해보자, 의기투합했던 게 국제협력 수업의 시발점이었다”고 설명했다.
이날 수업에 참여한 5개국 학생들은 평화를 ‘일상’이라고 정의했다. 또 교사들은 역사교육에 대해 ‘기억하는 데서 시작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조 수석교사는 “아이들은 밥 잘 먹고 친구들과 놀 수 있는 일상을 평화라고 인식했다”고 설명했다.
학생들은 세계 여러 나라 학생과 평화, 역사에 대해 이야기 나눌 수 있다는 데 놀라움을 감추지 않았다. 특히 전쟁으로 힘든 시기를 겪고 있는 우크라이나 학생들의 이야기에 귀를 기울였다.
조 수석교사는 “전쟁 때문에 피난 중인 우크라이나 학생들이 이번 국제협력 수업에 참여했다”면서 “‘집으로 돌아가고 싶다’는 그들의 말에 평화가 어떤 의미인지 크게 와닿았던 것 같다”고 전했다.
오는 12월에는 2차 협력 수업이 예정돼 있다.
“국제협력 수업을 진행하기까지 과정은 쉽지 않았지만, 한국이 호스트가 돼 여러 나라와 함께하는 수업을 이끌어 가보고 싶었어요. 이번 수업은 그 가능성을 확인한 시간이었고요. 이제 시작이라고 생각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