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복 80주년 특별기획] ⑥민족교육을 통한 실력양성운동

2025.08.22 13:33:54

 

일제의 한국인 교육은 전시교육령을 포함, 5차례에 걸친 교육령으로 일본의 심부름꾼이요, 일본 국왕에게 충성을 다하고 ‘황국신민’과 만주사변·중일전쟁, 그리고 태평양전쟁에 군사로 동원하기 위한 것이었다. 이에 맞서 독립운동가를 비롯한 선각자들은 일제의 정체성 말살에 맞서며 민족교육을 통한 실력양성운동을 전개했다.

 

민족교육은 교육을 통해 한국인으로서의 민족의식을 깨우침과 동시에 실력을 키워 인재 양성과 국력을 향상시키고, 나아가 국권을 회복하고자 했다. 독립운동가를 비롯한 이들이 생각한 실력 양성은 교육의 진흥을 통해서 가능하다고 봤다. 또 교육 진흥을 위한 대중 계몽 운동을 전개했고, 이에 따라 교육열이 급격히 높아졌다.

 

그러나 높아진 교육열을 타고 공부하려는 학생 수에 비해 학교는 턱없이 부족했다. 일본은 3.1운동 후 제2차 조선교육령을 발표하며 한국인을 회유하기 위해 보통교육과 실업교육 위주의 정책에서 한국인에게 고등교육을 하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여전히 보통교육과 실업교육에 치중됐고, 고등보통학교는 세울 수 없었다.

 

민립대학 설립운동

 

3.1 운동 후 민족교육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자 1920년 6월 한규설, 이상재 등을 비롯한 민족 지도자들은 재단법인 조선교육협회를 조직해 한국인을 중심으로 실력있는 인재를 기르고자 했다. 이를 위해 고등 교육 기관이 필요하다고 생각해 조선 총독부에 대학 설립을 요구했으나, 총독부가 거부하자 조선 민립대학 설립 기성회를 조직하고 모금 운동을 활발히 진행했다. 이때 한국에는 대학이 없었으며, 일본 총독부나 개인이 세운 전문학교는 8개뿐이었다. 한국인은 더 공부하고 싶으면 일본이나 미국 등 외국으로 유학을 가야만 했다.

 

이에 1923년 이상재, 한용운, 이승훈 등은 조선 민립대학을 세우기 위해 ‘한민족, 1000만이 한 사람 1원씩’이라는 구호를 내걸고 1000만 원 모금 운동을 전개했다. 처음에는 국내는 물론 만주·미국·하와이 등 국외에서도 많은 사람이 참여해 모금 운동이 활발히 진행됐으나 일제의 감시와 방해 공작, 연이은 가뭄과 홍수 등으로 경제적 도움이 필요한 사람이 증가하고 기금 모금이 어려워지자 민립대학 설립 운동은 실패로 돌아갔다.

 

일제는 한국인의 고등교육에 대한 열망을 무마하기 위해 1925년 5월 경성제국대학 관제를 공포하여 국립대학을 설립했다. 그러나 이는 고등교육을 위한 것이 아닌 한국 거주 일본인의 고등교육을 위해 설립한 일본인 교육기관이었다.

 

정체성 지킨 민족교육운동

 

민족교육운동은 야학과 농촌계몽운동, 비밀학교 설립, 그리고 <천개소문전>, <이순신전>, <안중근 의사전> 등 영웅들의 역사를 담은 민족 역사서를 읽게 하는 등 다양하게 이뤄졌다.

 

민족교육운동을 펼친 이상재, 조만식 등 독립운동가들은 항일 교육의 중요성을 강조하면서 민족교육을 위한 학교 설립에 앞장섰다. 또한 천도교, 기독교 계열의 단체도 학교를 설립하고 민족교육운동에 참여했다. 특히 천도교는 교육열이 높아진 1920년대에 정규초등교육기관이 부족한 시골에 경제적 부담을 줄이기 위해 종래의 서당을 변화시키거나 새로운 서당인 ‘개량서당’을 세웠다. 또 개량서당의 설립기준을 제시했는데 건물은 50∼60명이 공부할 수 있어야 하며, 교과목은 천자문·산술·일본어·지리 등을 가르쳐야 한다고 했다. 이곳에서 한국어와 한국사를 가르치면서 한국인의 정체성을 가질 수 있도록 했다.

 

일제 침략 하의 민족교육은 일본의 민족말살정책을 펼친 것에 맞서서 한국인의 뿌리와 사상, 문화를 지키기 위해 우리 말과 역사, 문화를 가르치며 한민족의 정체성을 지키고자 했다. 나아가 단순한 지식 전달이 아닌 일본의 침략에서 벗어나고자 항일정신을 키웠던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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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병덕 매헌윤봉길의사기념관 사무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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