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파 홍영후 선생의 음악 정신을 기리며, 경기도내 24개 합창단이 만든 감동의 울림이 펼쳐졌다. 광복 80주년을 맞은 올해, 대한민국 음악사의 거목 난파 홍영후 선생의 숭고한 예술혼을 기리는 제57회 난파음악제가 10월 23일부터 26일까지 사흘간 성대하게 열렸다. 이번 음악제는 “광복 80주년 기념, 800명의 함성!”을 주제로 경기도내에서 활발히 활동하고 있는 24개 합창단이 참여해, 세대를 초월한 노래의 힘으로 대한민국의 정체성과 예술의 가치를 되새겼다.
첫날인 10월 23일, 과천시민회관 대극장에서는 수도권 8개 합창단 277명이 참여해 음악제의 막을 올렸다. 둘째 날인 10월 24일, 고양아람누리 무대에서는 또 다른 8개 단체 311명이 출연해 다양한 장르의 합창 무대를 선보였다. 대미를 장식한 10월 26일 수원 경기아트센터 대공연장에서는 8개 합창단 270여 명이 참가해 어느 해보다 뜨거운 감동을 선사했다.
이날 무대는 수원시니어합창단과 수원콘서트콰이어의 <외침!>, <당신과 함께>, <바람의 손길>로 힘차게 문을 열었다. 이어 코스모합창단(이천)이 <진달래꽃>, <마을>을 혼성합창으로 들려주며 향토적 감성을 전했고, 성남시여성합창단은 우리 가곡 <가는 길>과 우리가요 <안녕>을 연주해 서정을 아름답게 표현했다.
그린비 남성합창단(군포)은 <바람의 노래>(조용필)와 <담쟁이>로 묵직한 감동을 전했으며, 늘푸른합창단(안양)은 우리 가곡 <눈>, <더 좋은 내일을 꿈꾸며>로 희망의 메시지를 전했다. 이어 수지실버합창단(용인)이 <인생>, <청산에 살리라>를 노래하며 깊은 울림을 남겼고, 마지막으로 홍난파합창단(화성)이 48명의 대규모 혼성합창으로 홍난파의 <그리움>과 조성은 곡 <예전엔 미처 몰랐어요>를 불러 음악제의 정수를 보여줬다.
사흘간의 음악제는 매일 각 지역 합창단의 공연 후, 마지막 프로그램으로 모든 출연진이 함께하는 연합합창으로 피날레를 장식했다. 특히 오현규 지휘자가 지휘한 우효원 편곡의 ‘아리랑’에서는 꽹과리를 들고 지휘하는 독창적인 연출로 관객의 눈길을 사로잡았다. 이어진 홍난파의 대표곡 ‘고향의 봄’은 각 지역에서 250∼300여 명의 목소리가 한데 어우러져 장엄하고도 따뜻한 울림을 만들어냈다.
이날 무대는 단순한 합창 공연을 넘어, “예술로 하나 되는 대한민국”이라는 주제 아래 세대와 지역, 남녀의 경계를 넘어선 화합의 장이 되었다. 객석을 가득 메운 관객들은 함성과 박수로 공연에 화답하며 뜨거운 감동을 함께 나눴다.
음악제의 또 다른 하이라이트는 제57대 난파음악상 시상식이었다. 올해 수상의 영예는 연세대 음악대학 피아노과의 안종도 교수에게 돌아갔다. 안 교수는 국내외 무대에서의 활발한 연주 활동과 젊은 음악인 양성에 기여한 공로를 인정받아 수상자로 선정되었다. 그는 “난파 홍영후 선생의 음악 정신은 한국 예술의 근원과도 같다.”며 “이 상의 의미를 마음 깊이 새기고 한국 음악 발전에 더욱 헌신하겠다.”고 소감을 밝혔다.
난파 홍영후 선생은 한국 근대음악의 선구자로, 한국 최초의 서양식 가곡 <봉선화>를 비롯해 수많은 명곡을 남겼다. 그의 이름을 딴 난파음악제는 1968년부터 이어져 온 국내 최고(最古)의 음악제 중 하나로, 올해로 57회를 맞이하며 한국 합창 문화의 저변 확대에 큰 역할을 하고 있다.
특히 올해는 광복 80주년이라는 역사적 의미와 함께, “예술로 하나 되는 대한민국”이라는 메시지를 음악으로 구현한 점에서 그 의의가 더욱 깊다. (사)한국음악협회 경기도지회 오현규 회장은 “이번 음악제는 난파 선생의 예술혼과 조국 사랑의 정신을 현대적으로 계승하는 무대였다.”며 “앞으로도 한국 합창의 저력을 국내외에 알리는 문화축제로 발전시켜 나갈 것”이라고 전했다.
3일간 이어진 난파음악제는 단순한 음악 축제가 아니라, 한국 음악사와 예술정신의 계승, 그리고 국민적 정체성 회복의 장으로 자리매김했다. 800명의 합창단이 만들어낸 울림은 “음악이 가진 힘”을 다시금 일깨우며, 우리 모두의 마음속에 ‘고향의 봄’처럼 따뜻한 여운을 남겼다.
올해 제57회 난파음악제는 경기도음악협회 주최, 고양시음악협회, 과천시음악협회가 주관했고 (사)난파기념사업회, (사)한국음악협회, 경기도예술인총연합회가 후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