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형제자매 동일 고교 배정한다

2026.01.05 16:57:59

후기 일반고까지 다자녀 우선 확대
통학 부담 완화 속 형평성 논란 우려

다자녀 가정을 우선하는 고등학교 배정 기준이 서울에서 처음으로 도입된다. 형제·자매가 서로 다른 학교로 배정되며 발생해 온 통학과 돌봄 부담을 줄이겠다는 취지로, 서울교육청은 후기 일반고 입학전형에 다자녀 우선 배정 제도를 전격 도입하기로 했다. 다만 배정 기준 조정이 평준화 체제 안에서 어느 수준까지 허용될 수 있는지를 두고 형평성 논의도 함께 이어질 전망이다.

 

서울교육청은 5일 2027학년도 교육감 선발 후기 일반고 입학전형부터 다자녀 가정 학생을 대상으로 동일교 우선 배정을 시행한다고 밝혔다. 그동안 중학교 단계에서만 운영되던 다자녀 우선 배정 제도를 고등학교까지 확대한 것으로, 서울 지역 고교 배정 제도에서는 처음 도입되는 조치다. 적용 대상은 자녀가 셋 이상인 다자녀 가정으로, 둘째 자녀부터 형제·자매·남매가 이미 재학 중인 후기 일반고에 우선 배정된다.

 

서울교육청은 이번 제도가 ‘다자녀 우선’이라는 하나의 정책 틀 안에서 운영된다는 점을 분명히 했다. 형제·자매 동일학교 배정이 별도의 특례나 예외 규정이 아니라, 다자녀 가정 지원을 위한 우선 배정 방식이라는 설명이다. 이에 따라 첫째 자녀는 기존과 동일하게 일반 배정 절차를 적용받고, 둘째 이상 자녀부터 동일교 우선 배정이 가능하도록 했다. 적용 기준은 원서 접수일 현재 형제·자매·남매가 후기 일반고 1·2학년에 재학 중인 경우로 한정된다.

 

서울교육청은 그동안 후기 일반고 배정 과정에서 한 가정의 자녀들이 서로 다른 학교로 배정되며 통학 동선이 분산되고, 학교 행사·상담 일정이 겹치는 등 생활상의 부담이 크다는 민원이 지속적으로 제기돼 왔다고 설명했다.

 

특히 맞벌이 가정이나 돌봄 여건이 취약한 가정의 경우 이러한 부담이 더욱 크다는 점에서 제도 개선 필요성이 제기돼 왔다는 것이다. 중학교 단계에서는 이미 다자녀 우선 배정이 운영되고 있음에도 고등학교 진학 과정에서 제도가 단절되며 정책 연속성이 부족하다는 지적도 이번 조정의 배경으로 작용했다.

 

서울교육청은 저출생·학령인구 감소 상황에서 다자녀 가정에 대한 실질적인 지원이 필요하다는 점도 이번 제도 도입의 취지로 제시했다. 수도권 평준화 지역 가운데 서울이 선도적으로 다자녀 우선 배정을 고교까지 확대한 만큼, 향후 다른 시·도의 제도 논의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평가도 나온다.

 

다만 배정 기준 조정에 따른 형평성 문제를 지적하는 시각도 있다. 고교 배정이 추첨을 기본으로 하는 평준화 체제인 만큼, 다자녀 우선 배정 확대가 일부 학교에 대한 선호 집중이나 배정 결과의 불균형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다. 다자녀가 아닌 가정의 경우 상대적 박탈감을 느낄 수 있다는 점에서 제도 운영 과정의 세심한 관리가 필요하다는 지적도 제기된다.

 

이에 대해 서울교육청은 다자녀 우선 배정이 전체 배정 인원 가운데 제한적인 범위에서만 적용되는 만큼 배정의 공정성을 근본적으로 훼손하는 수준은 아니라는 입장이다.

 

이번 제도는 2027학년도 교육감 선발 후기 일반고 입학전형부터 적용되며, 구체적인 내용은 2026년 3월 말 공고 예정인 ‘2027학년도 서울특별시 고등학교 입학전형 기본계획’을 통해 안내될 예정이다. 서울교육청은 학부모와 학생의 이해를 돕기 위해 안내 자료를 제작하고 설명을 강화할 방침이다.

 

 

 

 

백승호 기자 10004ok@kfta.or.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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