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교진 교육부 장관이 지방교육재정교부금 개편 필요성을 공식 언급하면서 교육계 안팎에서 입장 변화 논란이 커지고 있다. 특히 최 장관이 교육감 시절은 물론 장관 재임 중에도 교부금 축소에 부정적인 입장을 유지해 왔다는 점에서 최근 발언의 배경에 관심이 쏠린다.
최 장관은 15일 교육감 당선인들과의 간담회에서 "학령인구 감소 가속화와 세수 확대 전망으로 지방교육재정 제도 개편이 필요하다는 각계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며 “교부금 제도의 합리적 개편이 불가피한 상황”이라고 밝혔다. 또 영유아와 고등·평생교육 분야에 대한 투자 확대 필요성을 언급하며 교부금 개편 논의에 힘을 실었다.
하지만 약 한달 전인 5월 20일 기자간담회에서 최 장관은 다른 입장을 보였다. 회견에서 그는 “학생 수가 감소하니 교육예산도 줄어야 한다는 주장에는 동의하기 어렵다”며 “석면 등 오래된 학교 시설 문제와 AI 교육 등 새로운 교육 수요를 고려해야 한다”고 말했다. 교육교부금 증가분 활용 방안은 논의할 수 있지만 학생 수 감소를 이유로 한 예산 축소론에는 선을 그은 것이다.
이는 과거 주장과도 크게 다르지 않았다. 세종교육감 출신인 최 장관은 2022년 시·도교육감협의회장으로서 “학생 수가 감소하므로 지방교육재정도 줄여야 한다는 논리는 단순한 경제논리일 뿐”이라고 비판한 바 있다. 정부가 대학 재정 확충을 위해 교육교부금 개편을 추진하자 당시 그는 학급당 학생 수 감축, 노후 학교시설 개선, 석면 제거, 내진 보강, 미래교육 투자 등을 위해 오히려 더 많은 교육재정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실제 올해 초까지만 해도 교육계 전반의 기류는 교부금 개편 반대에 가까웠다. 논란은 지난 4월 박홍근 기획예산처 장관의 발언을 계기로 다시 불붙었다. 박 장관은 기자간담회에서 “학령인구가 매우 많이 감소했고 지방교육 재정이 중앙 및 지방정부 상황과 비교해 상대적으로 양호하다”며 교육교부금 제도 개편 필요성을 시사했다. 정부는 의무지출 10%, 재량지출 15% 감축을 포함한 대규모 지출 구조조정을 추진하면서 교육교부금을 주요 검토 대상으로 거론했다.
교육계는 즉각 반발했다. 대한민국교육감협의회는 교부금 개편 논리를 반박하는 공식 입장문 발표를 준비했고, 지방선거 이후 교육감 당선인들이 국회와 기획예산처를 직접 방문하는 방안까지 검토했다. 한국교총 역시 "좌우를 가릴 것 없이 교육교부금을 줄이는 식의 개편에는 동의할 수 없다"며 총력 대응 방침을 밝혔다.
흥미로운 점은 교육계가 내세운 논리가 과거 최 장관이 앞장서 주장했던 내용과 거의 동일하다는 점이다. 교육계는 학령인구 감소만으로 교육재정을 줄일 수 없고, AI 교육 확대와 교육격차 해소, 노후시설 개선, 특수교육 및 돌봄 수요 증가 등을 고려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는 최 장관이 교육감 시절부터 반복해 왔고, 불과 지난달 기자간담회에서도 직접 언급한 논리와 크게 다르지 않다.
입장이 바뀐 것은 최 장관이다. 그는 교부금 개편 자체가 불가피하다는 입장을 공개적으로 밝히면서 사실상 정부 재정개편 논리에 힘을 실었다. 교육부는 교부금 축소를 공식화한 것은 아니라는 입장이다. 하지만 교육계에서는 ‘교부금 개편’이라는 표현 자체가 오랫동안 재정당국이 사용해 온 용어라는 점에서 우려의 시선을 보내고 있다.
김동석 한국교총 교권정책본부장은 “이번 논란의 핵심은 교육감 시절과 장관 시절의 차이가 아니다”라며 “불과 한 달 전까지 학생 수 감소를 이유로 한 교부금 축소에 반대하던 장관이 갑자기 개편 불가피론을 이야기하기 시작한 점”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최 장관은 누구보다 오랫동안 교부금 개편 논리에 맞서 왔던 인물”이라며 “입장이 달라졌다면 그 이유와 개편의 범위, 교육 현장에 미칠 영향에 대해 먼저 설명하는 것이 순서”라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