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령인구 급감과 수도권 집중 심화로 지역대학이 구조적 위기에 직면한 가운데, 지역대학을 성인 대상 평생직업교육의 핵심 거점으로 전환하기 위한 정책적 전제조건을 해외사례에서 찾아야 한다는 제언이 나왔다. 단순히 성인 대상 교육과정을 늘리는 수준을 넘어, 지역대학의 역할을 성인학습자의 경력·역량개발 플랫폼으로 재정립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국회미래연구원은 28일 연구보고서 ‘수요자 중심 평생직업교육체제 전환을 위한 정책 제언: 해외사례 분석’을 발간하고 인구구조·산업구조 변화에 대응한 지역대학 기능 전환의 방향을 제시했다.
보고서는 학령기 중심의 고등교육 체계가 한계에 봉착한 상황에서 지역대학이 지역 산업과 노동시장 변화에 대응하는 평생직업교육 중심 기관으로 전환될 필요성이 커지고 있다고 진단했다. 특히 지역대학이 성인학습자의 경력개발과 역량 향상, 직무전환과 재설계를 지원하는 핵심 플랫폼으로 기능하기 위해서는 개별 대학 차원의 대응을 넘어 평생직업교육훈련 체제 전반의 구조적 개편이 전제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국회미래연구원은 이러한 전환의 조건을 도출하기 위해 평생직업교육체제 개혁을 비교적 성공적으로 추진한 국가로 싱가포르와 핀란드를 선정해 정책 사례를 분석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싱가포르는 저출산·고령화에 따른 노동력 구조 변화에 대응해 성인 인구를 대상으로 업스킬링과 리스킬링, 직무전환을 포괄하는 평생직업교육훈련을 국가 전략 차원에서 추진하고 있다. 이를 통해 대학과 교육훈련기관은 성인 대상 역량개발의 주요 공급자로서 기능하며, 산업정책과 연계된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
보고서는 싱가포르 사례의 특징으로 중앙집중적이고 통합된 거버넌스, 교육훈련 공급자에 대한 엄격한 품질관리, 수요자 중심 전달체계를 제시했다. 특히 평생직업교육훈련을 국가 경제·산업 전략의 핵심 수단으로 활용하면서, 대학과 교육기관의 역할을 성인 인적자원 개발 중심으로 재편한 점을 주목했다.
핀란드 사례 역시 지역대학 전환에 시사점을 제공하는 사례로 제시됐다. 핀란드는 2018년 직업교육훈련 개혁을 통해 청소년과 성인 직업교육을 통합하고, 학습자의 역량 수준과 개발 필요에 따라 개인 맞춤형 학습경로를 설계할 수 있도록 했다. 이어 2020년 지속학습 개혁을 통해 역량개발과 고용·경력개발을 연계하면서, 지역의 교육기관들이 성인학습자를 대상으로 한 평생직업교육의 핵심 주체로 자리 잡도록 했다.
보고서는 핀란드 사례의 핵심으로 중앙정부와 지역, 교육기관 간 분권과 자율에 기반한 거버넌스 구조와 교육·고용·산업 정책의 유기적 연계를 꼽았다. 특히 성인학습자를 국가 인적자원 정책의 핵심 수요자로 명확히 재정의하고, 지역 단위에서 노동시장 변화와 학습 수요를 반영해 교육과정을 설계·운영한 점을 주요 성과로 평가했다.
이 같은 해외사례 분석을 토대로 보고서는 우리나라에서도 지역대학을 중심으로 평생직업교육훈련체제를 재편할 필요가 있다고 제언했다. 구체적으로는 모든 성인학습자를 국가 인적자원 정책의 주요 수요자로 재정의하고, 개인의 경력·역량개발 중심 학습경로를 설계하는 수요자 중심 체계를 구축해야 한다는 것이다. 아울러 학습·경력개발·고용 연계를 중심으로 한 통합적 전달체계와 거버넌스 개편, 성과 중심 재정지원과 품질관리 체계 전환, 디지털·데이터 기반 평생직업교육훈련 생태계 구축도 함께 추진돼야 한다고 밝혔다.
특히 연구원은 이러한 정책 전환을 전제로 지역대학이 고등교육과 직업훈련, 고용서비스를 연결하는 허브로 기능할 수 있도록 구조적 개선을 정책적으로 지원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성인학습자의 경력개발과 역량 향상을 지원하는 핵심 플랫폼으로서 지역대학의 역할을 재정립하는 것이 평생직업교육체제 전환의 성패를 가를 수 있다는 분석이다. 이번 해외사례 분석 결과는 올해 추진될 ‘수요자 중심 평생직업교육훈련 정책 전달체계 및 거버넌스 개편 연구’의 기초자료로 활용될 예정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