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대한 교육활동 침해가 발생하면 교권보호위원회(교보위) 결정 이전이라도 가해 학생을 즉시 분리할 수 있도록 하는 교원지위법 개정안이 국회 본회의를 통과했다. 교권침해 발생 이후에도 피해 교원이 보호받지 못한 채 교실에 남아 있어야 했던 기존 대응 구조에 변화가 생겼다는 평가가 나온다.
국회는 29일 본회의에서 ‘교원의 지위 향상 및 교육활동 보호를 위한 특별법’ 일부개정안을 의결했다. 국회교육위원회 소속 정성국 의원(국민의힘)이 대표발의한 개정안은 상해·폭행·성폭력 등 중대한 교육활동 침해 사안이 발생한 경우, 지역교권보호위원회의 심의·의결 이전이라도 학교장이 피해 교원 보호를 위해 가해 학생을 우선 분리할 수 있도록 한 것이 핵심이다.
개정안에 따르면 학교장은 교육활동 침해가 중대하다고 판단될 경우 ▲출석정지 ▲학급 교체 ▲일시적 분리 조치 등 필요한 보호 조치를 즉시 시행할 수 있다. 그동안은 교보위 결정이 내려질 때까지 상당한 시간이 소요되면서, 가해 학생과 피해 교원이 같은 공간에 머무는 사례가 반복돼왔다.
이로 인해 실제 현장에서는 피해 교원이 병가나 연가를 사용해 교실을 떠나고, 가해 학생은 그대로 수업에 참여하는 기형적인 상황이 발생해 왔다는 지적이 끊이지 않았다. 교권침해 대응이 사후 절차에만 머물러 있다는 비판도 이어졌다.
이와 관련해 한국교총은 법안 통과 직후 입장을 내고 “중대한 교권침해 발생 시 초기 단계에서 피해 교원을 보호할 수 있는 최소한의 법적 장치가 마련됐다”고 평가했다. 교총은 특히 결정 이전이라도 분리 조치가 가능하도록 한 점을 두고, 교권침해 대응의 공백을 보완한 조치라고 밝혔다.
교총은 “교권침해가 발생해도 교보위 결정을 기다리는 동안 피해 교원이 그대로 교실에 남아 있어야 하는 구조는 명백한 한계였다”며 “이번 개정은 교권침해 대응의 출발점을 사후가 아닌 ‘즉각 보호’로 옮겼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고 강조했다.
다만 이번 개정이 현장에서 실질적으로 작동하기 위해서는 제도적 뒷받침이 반드시 필요하다는 점도 함께 지적했다. 긴급 분리 권한이 학교장에게 부여된 만큼, 이후 발생할 민원과 갈등, 법적 책임이 학교에 집중되지 않도록 국가와 교육청 차원의 보호장치가 병행돼야 한다는 것이다.
교총은 “교권침해 대응을 개별 학교의 판단과 책임에만 맡겨서는 안 된다”며 “분리 조치 이후의 절차, 피해 교원 보호, 가해 학생에 대한 교육적 조치까지 일관되게 작동할 수 있도록 행정·법적 지원 체계가 함께 마련돼야 한다”고 밝혔다.
아울러 교총은 긴급 분리 조치가 단순한 처벌 수단으로 오해되지 않도록, 교육적 회복과 재발 방지를 위한 후속 조치도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피해 교원에 대한 심리·치유 지원, 가해 학생에 대한 상담과 지도, 학교 공동체 회복을 위한 지원이 병행돼야 한다는 것이다.
강주호 교총 회장은 “교실은 교사가 보호받지 못한 채 버텨야 하는 공간이 아니라, 교육적 신뢰가 작동하는 공간이어야 한다”며 “이번 법 개정이 선언에 그치지 않고 현장에서 실제 보호로 이어지도록 정부와 교육 당국이 책임 있게 후속 조치를 마련해야 한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