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공지능(AI)가 글을 쓰고 정보를 요약하는 시대, 인간 고유의 사유 능력인 독서를 국가 전략 차원에서 재정립해야 한다는 논의가 국회에서 제기됐다. 디지털 전환이 가속화될수록 텍스트를 깊이 이해하고 비판적으로 해석하는 역량을 공교육 안에서 체계적으로 길러야 한다는 데 공감대가 형성됐다.
김영호 국회 교육위원장, 국회 교육위원회 소속 강경숙 의원(조국혁신당), 김문수 의원(더불어민주당)은 지난달 27일 서울 영등포구 국회도서관 소강당에서 ‘AI 시대, 독서국가로 가는 길’ 토론회를 공동 주최했다.
토론회는 인천교육청이 추진해 온 ‘읽걷쓰(읽기·걷기·쓰기)’ 정책을 토대로 독서교육을 국가적 의제로 확장하는 방안을 논의하기 위해 마련됐다. 단순 독서 장려를 넘어 읽기와 사유, 표현과 실천을 연결하는 교육 모델을 제도화할 필요성이 제기됐다.
기조 발제를 맡은 남영준 중앙대 교수는 ‘AI 시대, 독서국가로 가는 길-인천교육청의 읽걷쓰를 시작으로’를 주제로 발표했다. 남 교수는 “AI 시대 인재의 핵심 덕목은 정보의 홍수 속에서 본질을 꿰뚫는 비판적 사고력”이라며 “독서는 사고력을 기르는 가장 기본적이면서도 강력한 교육 방법”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읽걷쓰는 단순한 독서 캠페인이 아니라 질문을 생성하고 행동으로 확장하는 학습 구조”라며 “이러한 모델이 국가 차원의 독서 정책으로 발전할 수 있다”고 말했다.
조병영 한양대 교수가 좌장을 맡아 진행한 토론에서는 디지털 환경 심화 속에서 공교육이 독서 기반 사고력을 어떻게 재구성할 것인지에 대한 현장의 문제의식과 정책적 제언이 제시됐다.
황현정 교육부 민주시민교육과장은 “AI를 올바르게 활용하기 위해서도 기초 문해력은 전제가 돼야 한다”며 “학교 현장에서 실질적으로 작동하는 독서교육 지원 방안을 지속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임채용 인천 명신여고 교사는 “학생들이 긴 글을 끝까지 읽어내는 경험이 줄어들고 있다”며 “교과 수업 안에서 독서와 토론, 글쓰기를 유기적으로 엮어내는 교육과정 재구성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김윤수 인천구월초 사서교사는 “학교 도서관은 단순한 자료실이 아니라 사고 확장의 공간”이라며 “사서교사 배치 확대와 독서활동의 교육과정 연계가 병행돼야 한다”고 말했다. 정혜진 인천대화초 학부모는 “가정에서도 디지털 기기 사용이 늘어난 만큼 학교와 연계한 독서문화 형성이 중요하다”며 “아이들이 스스로 질문하고 생각을 나누는 경험을 지속적으로 제공해달라”고 요청했다.
이에 앞서 김영호 국회 교육위원장은 “디지털 심화 시대일수록 인문학적 소양과 문해력은 생존을 위한 필수 역량”이라며 “단순한 지식 축적이 아닌 스스로 질문하는 힘을 기르는 독서 환경 조성에 입법적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고 밝혔다. 이어 “이번 논의가 대한민국이 독서국가로 나아가는 제도적 토대를 마련하는 출발점이 되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