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인상: 초두·후광·마이너스 효과

2005.03.10 10:22:00

인상 형성되면 웬만해서 바뀌지 않아
사람 제대로 알려면 시간, 노력 필요


지난 호에서 인상을 형성하는 단서와, 인상은 정확하지 않다는 말씀을 드렸습니다. 아주 제한되고 단편적인 정보, 특히 외모와 옷차림에 근거해 인상을 형성하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이런 이유 외에도 인상을 왜곡하는 세 가지 중요한 요인이 있습니다.

학생 A: 지적이고 근면하고 강인하고 비판력이 있고 말이 많고 질투심이 많은 학생
학생 B: 질투심이 많고 말이 많고 비판력이 있고 강인하고 근면하고 지적인 학생

A와 B 두 학생 중 누가 더 호감이 가는 사람입니까. 물론 두 학생의 성격특성을 똑같습니다. 순서만 바꾼 것에 불과합니다. 그러나 우리는 A에게 더 호감을 갖게 됩니다. 어떤 사람에 대한 상반되는 정보가 시간간격을 두고 주어진다면 앞의 정보가 뒤의 정보보다 인상형성에 더 큰 영향을 미칩니다. 이것이 초두효과입니다. 초두효과는 우리가 일관성 있게 지각하려고 하기 때문에 나타납니다. 그래서 이전의 인상과 일치하지 않는 정보가 들어오면 일관성을 유지하기 위해 정보를 바꾸거나 제한합니다.

두 번째 요인은 후광효과입니다. 이것은 어떤 사람에 대해 ‘좋은’ ‘호감이 가는’ 인상이 형성되고 나면, 그 사람은 또한 매력적이고, 지적이고, 관대한 사람으로 보게 됩니다. 즉 한 특성이 좋으면 다른 특성도 좋을 것이라고 지레짐작하는 것입니다. 이것은 그 반대의 경우에도 마찬가집니다. 하나가 나쁘면 모두가 나빠 보입니다. ‘빽’이라든가 학부형의 직업에 따라 학생에 대한 평가가 달라지는 것이 이것 때문입니다. 후광효과는 특히 겉으로 다른 사람의 인상을 형성할 때 두드러지게 나타납니다. ‘얼짱’이나 ‘몸짱’에 열을 올리는 것들도 후광효과가 사회적으로 널리 퍼진 것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마지막 요인은 마이너스 효과입니다. 이것은 어떤 사람이 좋은 특성과 나쁜 특성을 함께 가지고 있을 때 그 사람에 대한 인상은 중간으로 되지 않고 나쁜 쪽으로 흘러간다는 것입니다.

학생 A: 이 학생은 말을 잘하고 공부를 잘하고 잘생겼고 가끔 사기를 칩니다.
학생 A는 좋은 특성이 나쁜 특성보다 많지만 A에 대한 인상은 사기꾼으로 들립니다. 이것은 사람들이 긍정적인 평가보다 부정적 평가에 더 주의를 기울이기 때문입니다. 일단 먼저 주의가 집중되고 또 자기가 그 사람으로부터 손해를 보지 않으려면 부정적인 평가에 더 신경을 써야 하기 때문입니다.

이런 요인들 때문에 우리는 인상을 제대로 형성하지 못합니다. 하지만 일상생활에서는 인상이 중요하다는 말을 많이 합니다. 그것은 한번 형성된 인상은 일관성이 유지되는 경향이 강하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일단 인상이 형성되고 나면 웬만해서 바뀌지 않습니다.

복잡한 존재인 사람을 제대로 알기 위해서는 많은 시간과 노력이 있어야 합니다. 인상형성이 사람들의 일반적인 특성이긴 하지만, 그 사람을 깊이 알게 될 즈음에는 인상이 중요하지 않습니다. 인상은 어떤 사람을 처음 만난 초기에 주로 영향을 끼치니까요. 때문에 선생님들은 제자들을 떠나보낸 지금, 첫인상은 썩 좋지 않았지만 인간미가 줄줄 흐르던, 공부 못 하던 ‘그 녀석’을 생각하고 계실지도 모르겠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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