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실 속 미디어 리터러시] 온라인 대화 예절 교육

2026.07.16 13:25:10

오늘날 학교 현장은 디지털 대전환의 중심에 있다. 스마트기기 보급으로 교실의 벽이 허물어지며, 학생들의 소통은 방과 후에도 SNS와 단체 대화방(단톡방)으로 끊임없이 이어진다. 온라인이 또 하나의 교실이자 삶의 터전이 된 것이다.

 

그러자 학교폭력의 양상도 달라졌다. 최근 학폭위 안건의 상당수가 온라인 내 언어 폭력과 따돌림에서 시작된다. 기기 활용 능력은 기성세대를 압도하지만, 타인을 존중하는 디지털 시민성은 미숙한 현실이다. 드라마 ‘참교육’은 단톡방 내 집단 욕설, 저격 글, 강제 초대 후 폭언을 퍼붓는 카톡 감옥 등 실제 교실의 적나라한 디지털 폭력을 사실적으로 묘사해 충격을 주었다. 이제 미디어 리터러시 교육은 정보 판별을 넘어, 온라인에서 공존하는 방법을 가르치는 ‘현장 맞춤형 네티켓’ 교육으로 확장되어야 한다.

 

익명성 뒤에 숨은 칼날

 

학생들이 온라인에서 거친 언어를 쉽게 사용하는 이유는 비대면성과 익명성 때문이다. 눈앞에 상대의 표정이 보이지 않으니 자신이 뱉은 말이 줄 타격을 체감하지 못한다. 손가락 움직임으로 타인의 인격을 말살하면서도 이를 장난으로 치부하는 이유다.

 

드라마 ‘참교육’ 속 감독관들이 가해자들에게 폭력의 잔인함을 직시하게 하듯, 교사들 역시 학생들의 공감 능력을 깨워야 한다. 화면 너머에도 나와 같이 상처받는 사람이 존재함을 인지시켜야 한다. 이를 위해 학급 규칙으로 ‘대면 전환 법칙’을 제안한다. “지금 단톡방에 쓰려는 말을 내일 교실에서 그 친구의 눈을 보고 말할 수 있는가?”를 스스로 물어보게 하는 것이다. 면전에서 못할 말은 온라인에서도 하지 않도록 지도해 가상과 현실의 도덕 기준이 같음을 깨닫게 해야 한다.

 

온라인 대화는 주로 텍스트와 이모티콘으로 이루어져 어조나 표정 같은 비언어적 맥락이 무시된다. 가벼운 농담이 수신자에게는 따돌림이나 폭력으로 받아들여지는 ‘맥락의 오해’가 빈번하다. 드라마에서도 사소한 오해와 악의적인 편집이 걷잡을 수 없는 마녀사냥으로 이어지는 과정이 묘사된다. 따라서 교사는 학생들에게 단순히 “고운 말을 쓰자”고 구호처럼 외치는 것을 넘어, 디지털 언어가 가진 특수성과 위험성을 구체적으로 가르치는 문해력 교육을 시행해야 한다. 첫째, 단어 선택의 신중함이다.

 

텍스트는 쉽게 왜곡될 수 있으므로 오해의 소지가 있는 거친 표현이나 줄임말은 지양해야 함을 가르쳐야 한다. 둘째, 디지털 언어의 전파성과 영속성에 대한 경고다. 내가 무심코 단톡방에 올린 글이나 캡처 화면은 단 몇 초 만에 전교생에게 퍼질 수 있으며(전파성), 서버와 타인의 기기에 기록으로 남아 평생을 따라다니는 주홍글씨가 될 수 있음(영속성)을 주지시켜야 한다. 단톡방에서의 사소한 말실수 하나가 교실 전체에 편 가르기와 단절, 나아가 사법적 처벌을 받는 학교폭력으로 번진다는 것을 실제 현장 사례를 통해 구체적으로 지도할 필요가 있다.

 

교실 넘어 디지털 세상으로의 이정표

 

진정한 디지털 리터러시 교육은 단순히 욕설 안 하기에 머물러서는 안 된다. 사생활 존중은 물론, 딥페이크 합성물 유포 같은 사이버 범죄에 가담하지 않는 윤리의식이 포함되어야 한다.

가장 중요한 것은 방관자에서 방어자로의 변화다. 드라마와 달리 현실의 학생들은 보복이 두려워 폭력을 방관한다.

 

교사는 학생들이 사이버 폭력을 감지했을 때 ‘동조하지 않기’, ‘피해 친구에게 위로 보내기’, ‘어른들에게 신속히 알리기’ 등 안전한 방어자 수칙을 체득하도록 도와야 한다. 디지털 세상은 거스를 수 없는 흐름이다. 학생들이 이 광활한 바다를 안전하게 항해하도록 돕는 것은 교사의 책무다. 학교와 교사가 앞장서서 바른 대화 규범의 이정표를 세워줄 때, 비로소 아이들의 디지털 세상도 건강한 공간으로 거듭날 것이다.

이현주 장학사

전북 군산교육지원청

챗GPT 인공지능 시대 철저 대비법:

미디어 리터러시 저자

이현주 전북군산교육지원청 장학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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