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주배경학생 늘지만 지원은 초등 편중

2026.07.31 15:31:09

전체 학생의 4%…중·고교생 8만4794명
밀집학교 123곳…최근 5년 새 2.6배 급증

이주배경학생이 20만명을 넘어 전체 초·중등학생의 4%를 차지했지만 교육지원은 여전히 초등학교와 한국어 교육 중심에 머물고 있다는 지적이 나왔다. 중·고교생과 외국인 가정 자녀가 빠르게 늘고 있는 만큼 심리·정서와 진로, 생애주기를 고려한 맞춤형 지원으로 정책을 전환해야 한다는 제안이다.

 

한국교육개발원(KEDI)이 최근 발간한 교육정책포럼 397호에서 양계민 한국청소년정책연구원 연구기획본부장은 ‘이주배경학생 지원정책의 현황과 과제’를 통해 이주배경학생의 구성과 학령이 빠르게 변화하고 있지만 현행 지원정책은 이를 충분히 반영하지 못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2025년 이주배경학생은 20만2208명으로 2019년 13만7225명보다 47.4% 증가했다. 같은 기간 전체 학생 수는 546만1614명에서 506만9725명으로 감소하면서 이주배경학생 비율은 2.51%에서 4.00%로 높아졌다.

 

 

학생 구성의 변화도 뚜렷했다. 초등학생이 11만6601명으로 전체의 57.7%를 차지했지만 중학생은 5만1172명, 고등학생은 3만3622명으로 꾸준히 증가해 중·고교생만 8만4794명에 달했다. 특히 외국인 가정 자녀는 2021년 2만8536명에서 지난해 5만2876명으로 4년 만에 85.3% 증가했다. 보고서는 앞으로 한국어나 한국 문화에 익숙하지 않은 학생의 학교 유입이 늘어날 가능성이 큰 만큼 학생 유형별 특성을 고려한 지원체계가 필요하다고 분석했다.

 

특정 지역과 학교에 학생이 집중되는 현상도 심화하고 있다. 재학생 100명 이상 학교 가운데 이주배경학생 비율이 30%를 넘는 밀집학교는 지난해 123곳으로 최근 5년 새 2.6배 증가했다. 보고서는 밀집학교에서는 한국어 학습 환경이 약화되고 일반 학생의 학교 기피와 학교 공동화로 이어질 가능성이 있는 만큼 교원과 지원 인력, 예산을 집중 투입할 필요가 있다고 제언했다.

 

정부는 2023년 ‘이주배경학생 인재양성 지원방안’에 이어 지난해 ‘이주배경학생 맞춤형 교육지원방안’을 마련해 밀집학교 교육력 제고와 학생 맞춤형 지원, 교원 전문성 강화, 데이터 기반 지원체계 구축 등을 추진하고 있다. 보고서는 이 같은 정책이 획일적 지원에서 학생 유형별 맞춤형 지원으로 전환하고 학생뿐 아니라 교원과 학부모까지 지원 범위를 확대한 점은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또 다문화교육 실태조사의 법적 근거를 마련해 데이터 기반 정책 추진의 토대를 갖춘 것도 의미 있는 변화로 꼽았다.

 

다만 지원은 여전히 초등학교와 한국어 교육에 치우쳐 있다는 지적이다. 보고서는 중도입국학생과 외국인 가정 자녀 지원이 강화되는 과정에서 전체 이주배경학생의 67.5%를 차지하는 국내 출생 국제결혼 가정 자녀의 교육격차와 정서적 어려움은 상대적으로 관심에서 벗어나 있다고 분석했다. 또 한국어와 교과학습 중심의 지원을 심리·정서와 학교 적응까지 확대할 필요가 있다고 제안했다.

 

중·고교 단계 지원 부족도 과제로 제시됐다. 이주배경학생이 학령기 후반으로 이동하고 있지만 정책은 진로·직업교육 수준에 머물러 있어 대학 진학과 취업, 사회 진출까지 연계하는 생애주기별 지원체계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아울러 이주배경학생을 부족함을 보완해야 하는 지원 대상이 아니라 이중언어와 다양한 문화 경험을 갖춘 미래 인재로 바라보는 정책 전환과 일반 학생을 대상으로 한 다문화 수용성 교육 강화도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양 본부장은 "궁극적인 학습 능력 향상을 위해서는 언어나 교과 지도에 앞서 심리·정서적 안정과 친화적 환경 조성이 선행돼야 한다"며 "이주배경학생을 지원 대상에 머물게 하지 않고 학교와 사회의 핵심 인재로 성장시킬 수 있는 정책 전환이 필요하다"고 제언했다.

 

 

 

 

 

백승호 기자 10004ok@kfta.or.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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