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대학의 전공자율선택제, 이른바 ‘무전공제’를 빠르게 확대하고 있는 가운데 학생의 진로 준비와 전공 만족도에는 긍정적 효과가 나타났지만 전공 소속감과 교수와의 상호작용은 일반 학과·전공보다 낮은 것으로 분석됐다. 신입생 확보에는 도움이 된 반면 학생 유지와 졸업생 취업 성과도 상대적으로 낮아 전공 진입 이후 지원 강화가 과제로 제시됐다.
한국교육개발원(KEDI)은 22일 이 같은 내용의 KEDI Brief 제17호 ‘전공자율선택제 확대, 효과와 보완 과제는?’을 발표했다. 전공자율선택제는 전공을 정하지 않고 입학한 학생이 진로를 탐색한 뒤 전공을 선택하는 제도다. 정부가 2024년부터 확대를 추진하면서 2026년 현재 73개 대학이 도입했고 모집인원은 4만1299명으로 전체의 11.9%까지 늘었다.
KEDI는 대학 교수·학습 및 혁신 조사와 한국교육종단연구, 고등교육·취업통계 등 세 종류의 국가 수준 데이터를 활용해 전공자율선택제 경험 학생과 일반 학과·전공 학생의 교육 경험과 성과를 비교했다. 연구진은 전공자율선택제가 “아직 도입 초기 단계로 그 실질적 효과와 가치는 충분히 검증되지 않은 상황”이라며 국가 수준의 실증분석 필요성을 제기했다.
분석 결과 전공자율선택제 학생은 다양한 교육과정과 개인 맞춤형 프로그램을 더 많이 경험했다. 자기이해·진로탐색 교과와 학생 주도형 진로탐색 설계, 전공기초능력 관련 비교과 프로그램 참여도도 높았다. 전공 만족도와 진로 준비 행동, 대인관계 역량, 인문학적 소양에서도 긍정적 효과가 확인됐다.
반면 전공 진입 이후의 ‘안착’은 과제로 나타났다. 교수-학생 상호작용은 일반 학과·전공보다 통계적으로 유의하게 낮았고 전공 소속감도 낮았다. 동료·선후배와의 상호작용은 유의한 차이가 없었지만 전공자율선택제 학생은 4점 만점에 2.83점으로 보통 이하 수준이었다. 연구진은 이에 “학생의 전공 소속감 제고를 위한 체계적 지원이 요구된다”고 밝혔다.
대학 차원의 효과도 엇갈렸다. 전공자율선택제 모집단위는 신입생 경쟁률과 졸업생 진학률이 상대적으로 높았고 교육과정 혁신 노력과 입학 후 다전공 이수에서도 긍정적 결과가 나타났다. 그러나 학생 유지 지표와 졸업생 취업률은 일반 학과·전공보다 낮았다.
전공 선택은 여러 계열에 걸쳐 이뤄졌지만 전산·컴퓨터공학 분야에 일부 집중되는 경향도 확인됐다. 연구진은 “전공 쏠림을 단순한 완화 대상으로만 볼 것이 아니라” 정보 부족에 따른 비자발적 쏠림을 막는 것이 중요하다며 1학년부터 다양한 전공 정보를 균형 있게 제공하는 탐색 프로그램을 운영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전공을 선택·배정받는 2학년 시점의 지원 강화도 주문했다. 교양과 전공을 연결하는 ‘브리지 프로그램’을 마련하고 학생별 학업 배경을 고려한 튜터링과 학습코칭으로 전공기초능력을 보완해야 한다는 것이다. 연구진은 “전임교원 중심의 전담교수제를 도입하여 교수-학생 간 상호작용을 확대할 필요가 있다”며 선배 멘토링과 학업 조언, 심리·정서 지원도 함께 강화할 것을 제안했다.
진로·취업 지원도 과제로 꼽혔다. 교육과정과 진로·취업의 연계성이나 선택 전공과 적성·흥미의 일치도에서는 일반 학과·전공과 유의한 차이가 확인되지 않았다. 연구진은 “전공별 진학 및 취·창업과 연계된 사례 기반의 현장 중심 프로그램을 확대”해 학생에게 보다 실제적인 진로 탐색 경험을 제공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다만 이번 결과를 전공자율선택제의 장기적 성과로 단정하기에는 한계가 있다. 연구진은 가용 데이터의 제약으로 대학별 도입 시기와 유형, 학사관리 주체 등 다양한 운영 여건을 충분히 반영하지 못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국가 수준의 교육통계, 교육패널 조사, 대학별 운영 현황 자료를 연계한 고등교육 성과 정보관리 체계를 마련”해 제도의 효과를 지속적으로 분석할 필요가 있다고 제안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