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 시·도교육감들이 국회를 찾아 교원의 정당한 교육활동을 보호하기 위한 법률 개정과 안정적인 지방교육재정 확보를 촉구했다. 아동학대 신고 사건에서 교육감 의견제출 제도의 실효성을 높이고, 지방교육재정교부금의 내국세 연동률을 유지하면서 재정 변동에 대응할 수 있는 제도 개선을 요구했다.
대한민국교육감협의회(회장 정근식 서울교육감)는 4일 국회에서 서영교 법제사법위원장과 권칠승 더불어민주당 정책위원회 의장을 잇달아 만나 교권보호 법안의 조속한 처리와 교육재정 제도 개선을 요청했다.
서영교 위원장과의 면담에는 정근식 서울교육감, 윤건영 충북교육감, 임종식 경북교육감, 권순기 경남교육감, 강은희 대구교육감 등 5명이 참석했다. 이어 권칠승 의장과의 면담에는 정근식·윤건영·권순기·강은희 교육감과 김대중 전남광주교육감이 참석했다.
교육감들은 현행 아동학대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아동학대처벌법)의 전건송치 규정이 교육감 의견제출 제도의 실효성을 떨어뜨린다고 지적했다. 2023년 교권보호 관련 법률 개정으로 제도가 도입됐지만, 혐의가 없는 사건까지 형사절차가 이어지면서 교원들의 심리적·경제적 부담이 크다는 것이다.
교육부 자료에 따르면 2023년 9월부터 올해 2월까지 교육감 의견이 제출된 993건 가운데 898건(90.4%)이 불입건·불송치·무혐의로 종결됐다. 교육감 의견제출 사건 10건 중 9건 이상이 혐의 없이 마무리된 셈이다.
협의회는 경찰이 교육감 의견이 제출된 사건에서 혐의가 없다고 판단하면 검찰에 송치하지 않을 수 있도록 하는 아동학대처벌법 개정안의 조속한 처리를 요청했다. 백승아 의원이 대표발의한 개정안 등이 대상이다.
다만 피해아동 보호에 공백이 없도록 불송치 이후에도 아동의 안전 확인과 지자체 통보 등 필요한 조치를 마련하고, 고소인의 이의신청과 검사의 재수사 요청 절차도 보장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교육감 의견서 작성 기준도 표준화해 객관성과 신뢰성을 높이겠다는 입장이다.
아울러 지난달 2일 개정 형사소송법 시행으로 검사의 보완수사권이 폐지되면서 경찰의 보완수사와 재검토 과정에서 교원의 피의자 신분이 장기화할 수 있다는 우려도 전달했다.
서영교 위원장은 “서이초 사건 당시부터 교원 보호를 위해 노력해 왔으며, 법사위원장으로서 관련 법안이 조속히 처리될 수 있도록 힘쓰겠다”고 밝혔다. 이어 “오는 19일 법사위 법안소위에서 실질적인 논의가 이뤄질 수 있도록 교육감들도 법사위원들을 적극적으로 설득해 달라”고 당부했다.
이어진 권칠승 정책위의장 면담에서는 지방교육재정교부금 개편 대안이 제시됐다. 협의회는 현행 내국세 연동률 20.79%를 유지하되 세수 변동에 따라 국가와 교육청이 재정 부담을 나누는 ‘교육재정 상생안’을 제안했다.
상생안은 내국세가 전년보다 5%를 초과해 증가하면 교부금 초과 증가분의 3분의 2를 국가 미래대응기금에 출연하고, 반대로 5%를 초과해 감소하면 교부금 초과 감소분의 3분의 1을 국가가 보전하는 방식이다. 세수가 크게 늘 때는 재원을 나누고 급감할 때는 국가가 일부를 보전해 교육재정의 안정성을 확보하자는 취지다.
협의회 추계에 따르면 이를 적용할 경우 2027~2030년 교부금은 정부 개편안보다 총 70조4000억 원 증가하고, 국가 미래대응 재원으로 약 44조5000억 원을 확보할 수 있다. 협의회는 시도교육청에 배분되는 약 22조3000억 원을 법정 교원 정원 확보와 노후학교 시설 개선 등에 활용할 수 있도록 재정 운용의 자율성을 보장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권칠승 의장은 “교육감협의회가 제시한 교부금 개편 대안을 당 정책위원회 차원에서 면밀히 검토하고 논의하겠다”고 밝혔다.
정근식 협의회장은 “교원의 정당한 교육활동 보호와 안정적인 지방교육재정 확보는 학생의 학습권 보장과 공교육의 질 향상을 위한 핵심 과제”라며 “교원이 안심하고 교육활동에 전념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고 지속가능한 교육재정 기반을 마련하기 위해 국회 및 관계기관과 긴밀히 협의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