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 ‘어머니’ 스승

2005.08.01 15:14:00

학교가 父性을 대신할 수는 있어도…

이기적인 아이들


요즈음 아이들의 인성이 너무 이기적이요 남을 배려하는 정신적 정서적 배려가 전혀 결여 돼 있음이 자주 지적되고있다.


그가장 큰 요인이 어머니가 스승으로서 역할을 전혀 하지 못하고 있음을 들 수 있다. 자녀의 사람됨을 위하여 잘잘못을 따져 끊고 맺음을 엄연히 하는 것이 부성원리(父性原理)요 잘잘못을 가리기 이전에 감싸고 포용하는 것이 모성원리(母性原理)다. 인간에게 있어 가장 최초의 그리고 가장 영향력을 크게 미치는 교육이 가정교육이요 그 스승이 바로 아버지와 어머니다. 한데 가정에 아버지 어머니는 있어도 스승은 증발하고 없다. 부성원리는 학교 교육으로 계승될 수 있지만 인성 형성의 주춧돌인 모성 교육은 학교에서 가르칠 수 있는 성질의 것이 아니다.


따라서 스승으로서의 어머니의 역할은 막중한 것이다. 그 스승으로서의 어머니로 가장 훌륭한 세분을 꼽는데 바로 학자 이율곡의 인성을 길러낸 신사임당과 서성(徐省)의 충의를 길러낸 어머니 이씨 그리고 명필을 길러낸 한석봉의 어머니를 든다. 이들이 명사가 되었기에 어머니의 스승으로서의 훌륭함이 드러난 것일 뿐 그에 못지않은 어머니 스승이 비일비재하다.


순조 때, 호조판서 김좌명(金佐明)대감의 신변 심부름을 하는 몸종으로 최수(崔戍)라는 아이가 있었다.
평소에 착실하고 면학열이 높아 글을 익히고 글씨도 곧 썼기로 육의전에서 큰 전을 벌리고있는 부자집으로 장가를 들었다. 처가덕으로 살림이 넉넉해지자 차츰 해이해지더니 뱅어국도 입맛이 없어 밥을 못먹겠다고 물리기까지 했다.


뱅어국은 당시 상류사회에서만 먹을 수 있는 고급음식이다. 이렇게 장가도 가고 하자 상전의 호의로 호조(戶曹)의 서리로 임용을 했다. 대단한 신분 상승이요 벼슬이 아닐 수 없으며 가문에 일대 경사가 난 것이다.

뱅어국도 싫다니


이 소식을 들은 최수의 과부 어머니는 상전인 판서 대감을 찾아갔다. 자식의 발탁을 감사하러 간 것이 아니었다.


“대감님의 보살피심으로 일자리 얻은 것만으로도 과분한데 그 덕으로 부자집 사위까지 되어 신간이 편해져 지금은 뱅어국 좌반도 맛없다 할 지경이 되었습니다. 사정이 이러하온데 나라의 큰 재물을 주무르는 호조의 서리 자리에 오르면 방만함이 더하여 행여 옥에 갇히는 일이 없다할 수 없는 노릇이옵니다. 오로지 그 혈육 하나에 의지하고 살아온 천한 과부를 보살피시는 뜻에서 그저 조석으로 죽이나 끓여먹을 수 있는 자리에서 분을 지키게 해주옵소서”했다.

한낱 상민이요 과부 어머니로서의 상식을 초월한 자식 사랑에 감탄한 대감은 이 어머니의 뜻을 받아들이고 이를 적어 가문의 딸이나 며느리를 가르치는 규방 교과를 삼게 했던 것이다.
맹자를 가르치기위해 정서에 악영향을 주는 묘지동네에서 저자 동네로 다시 저자 동네에서 글읽는 서당 이웃으로 세번 이사를 했다는 맹모삼천(孟母三遷)을 웃도는 최수의 어머니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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