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9) ‘남우세’

2005.08.29 09:38:00

타인에게 알려 자책하는 체벌

心罰의 효과


옛날 서당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체벌로 회초리로 종아리를 치는 초달말고 ‘남우세’라는 것이 있었다. 많은 남들에게 잘못을 알림으로써 우세를 시켜 자책토록하는 체벌이다. 남우세는 비단 서당에서뿐 아니라 우리 민속에서 다양하다.


어릴적 잠자다가 오줌을 싸면 키를 씌워 이웃집들에 돌려 소금을 얻어오라 시키는것도 남들에게 우세시키는 것으로 징벌을 가하고 그로써 자책감을 주어 과오를 저지르지 못하도록 함이었다.


옛날 며느리들은 그 집에 대대로 이어내린 불씨를 꺼트려서는 안되게 돼 있었다. 그 불씨로 밥도짓고 제사 때, 그 불로 제수를 작만하고 그 불로 향을 피워야 조상이 찾아오는 것으로 알았다. 그러했기로 불씨를 꺼트린다는건 며느리로써 큰 수치가 되었다. 만약 불씨를 꺼트리면 종가에 찾아가서 불씨를 분양받아야 하는데 이때 며느리는 신발을 거꾸로 신고가야했다. 신발 거꾸로 신고 가므로써 이웃들에게 우세를 시키기 위함이다. 잘못을 저지르면 바가지를 씌우거나 바구니를 씌워 마을을 돌리는 조리 돌림도 바로 남우세 문화의 소산이다.


조상대대로 한 마을에 정착해 살아온 우리 한국인에게는 육체적 고통을 주는 체벌보다 우세를 시키고 창피를 주므로써 마음의 고통을 주는 이같은 심벌의 효과가 컸다. 왜냐하면 자기자신의 잘못으로 끝나지않고 부모 형제 처자의 명예와 연결되고 조상이나 후손에까지 그 누가 미치기 때문이다.


그래서 심벌은 정착사회에서 발달을 한다. 서당에서도 행실을 다스리는데 상벌 차상벌 중벌 차중벌 하벌 차하벌로 6등분하여 벌칙을 정해놓고서 남우세를 시켰다. 어떤 과실이 어느 등급의 벌에 해당되는가는 지역에 따라 학파에 따라 또 각기 서당에 따라 일정치가 않으나 남우세의 수단은 비슷비슷하다. 이를테면 상벌은 바가지를 씌우거나 신발을 거꾸로 신겨 마을을 한바퀴 돌리는 조리돌림이나 마을 사람이 가장 많이 왕래하는 길목에 세워 우세시키는 입시면책(入市面責)이다.


차상벌은 서당의 마당에 세워 우세범위를 축소시키는 입정면책(入庭面責)이요 중벌은 공부방의 벽을 바라보고 앉혀두는 서벽면책(西壁面責)이다. 서당에서 가장 흔했던 남우세는 바로 벽을 바라보고 앉혀두는 벽우세였다.

‘아홉차례’ 벌칙


남우세는 주로 행실을 다잡고 가르칠 때 가하는 심벌이요 시키는 글공부를 제대로하지 않았을 때는「아홉차례」라하여 그 소홀히 한 대목의 글을 아홉 번 단위로 읽히거나 씌우는 것으로 벌칙을 삼았다.


이를테면 천자문중에 ‘아버지 섬기 듯 임금을 섬기고 거기에는 엄숙함과 존경하는 마음이 있도다(資父事君 日嚴與敬)’하는 대목의 뜻풀이를 하지못하면, 이 뜻풀이를 세 아홉차례-곧 27번써서 받쳐야 했던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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