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존심은 자기를 존중해주는 마음
다른 사람 평가에 영향 받지 않아
매슬로(A. Maslow)라는 심리학자는 인간의 동기가 위계적으로 구성되어 있으며, 하위욕구를 만족시켜야 상위욕구로 나아간다고 주장했습니다. 즉 생리적 욕구, 안전욕구, 소속과 애정 욕구, 자존심의 욕구, 자아실현의 욕구 등이 있는데, 먹고 자는 생리적인 욕구가 만족되어야 몸을 돌보는 안전욕구를 추구할 수 있고, 또 안전욕구가 만족되어야 소속과 애정 욕구를 만족시킬 수 있다는 것입니다. 이와 관련하여 가장 잘못 해석되고 있는 것이 자존심의 욕구가 아닌가 싶습니다.
자존심의 욕구는 다른 사람으로부터 사랑을 받고 또 다른 사람을 사랑하려는 욕구(소속과 안전 욕구)가 제대로 충족된 후에야 생기게 됩니다. 자존심은 능력, 신뢰감, 성취, 독립, 자유 등을 의미하는 자기 존중과, 명성, 주목, 지위, 평판, 인정 등을 말하는 존경 받음 둘 다를 포함하고 있는 개념입니다. 그래서 건강한 자존심은 명성, 지위, 아첨과는 상관이 없습니다. 중요한 것은 자신에 대한 믿음입니다.
하지만 실제 생활에서는 언제 어디서든지 마음에 조금이라도 거슬리는 말을 듣게 될 때 “아이, 자존심 상해”라는 말을 상습적으로 쓰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놀림을 받을 때, 자기의 단점이 들춰지거나 질책을 받게 될 때, 뚱뚱하다거나 못났다는 말을 들을 때, 혹은 자기의 능력이나 재능을 다른 사람들이 알아주지 못하거나 무시할 때 많이 사용합니다. 이럴 경우 대개는 그 사람이 아주 자존심이 강한 사람으로 알려집니다. 그래서 말을 붙이는 것조차 어려워집니다. 가령 다음과 같은 유머 속의 남자가 그런 경우입니다.
한 남자가 군대를 갔다. 몇 달 후 여자친구에게서 다음과 같은 내용으로 편지가 왔다. “우리 이제 헤어져요. 내 사진을 돌려보내 줬으면 좋겠어요.” 남자는 화가 났지만 군에 있는 몸으로 어떻게 할 수가 없었다. 그래서 부대 내에 있는 모든 여자 사진을 다 모은 뒤 편지와 함께 보냈다. “어떤 사진이 네 사진인지 기억이 안 난다. 네 것만 빼놓고 다른 사진은 돌려보내 줘.”
과연 이 사람은 건강한 자존심을 가진 사람일까요? 자존심을 양적인 개념으로 한번 생각해 보면 자명해집니다. 커피 잔 속의 커피만한 자존심이 있는 사람과 강이나 바다만큼 정말로 많은 두 경우를 가정해 봅시다. 커피 잔에는 아주 작은 돌멩이(다른 사람들의 비난) 하나 떨어지더라도 풍랑이 생깁니다. 그릇이 깨어질 염려도 있습니다. 그러나 강이나 바다만큼의 자존심을 가진 사람은 집채만 한 바윗덩어리가 떨어지더라도 그때 그뿐 별다른 동요나 풍랑이 생기지 않습니다.
자존심은 글자 그대로 자기를 스스로 존중해 주는 마음가짐입니다. 자기가 소중하기 때문에 다른 사람도 자기만큼 소중한 줄을 ‘자존심의 사람’들은 알고 있습니다. 한나라 명신 한신이 어렸을 때 동네 깡패의 가랑이 사이를 기어갔다 하여 남이 비난할지라도 그는 태연했습니다. 오히려 후에 대장군이 되었을 때 그를 장수로 임명했다고 합니다.
이것이 자존심입니다. 남이 자기를 알아주지 않더라도 성내지 않으면 군자라는 이야기입니다. 자존심이 조금밖에 없는 학생에게는, 그래서 자존심이 쉽게 상하는 학생에게는 다음과 같은 말로 다시 한 번 깨우쳐 주십시오.
“자존심은 다른 사람의 평가에 영향 받는 것이 아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