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사평> 동화부문

2005.12.12 14:57:00

이번 교원 문학상 동화 부문에는 34명이 응모를 했다. 인원수로 봐서는 결코 많지 않은 수이지만 한 명이 여러 편씩 응모한 것을 계산하면 적지 않은 수이다. 응모자가 교장 ․ 교감 ․ 교사 ․ 장학사 등 교원 가족들이 골고루 참여해 바람직했다.
두 심사위원이 모든 작품을 돌려 읽은 전체적인 소감은, 우선 동화가 어떤 성격의 글인지 잘 모르고 그냥 교단에서 일어나는 생활의 단편을 소개한 글이 많아 아쉬웠다. 이런 작품일수록 사건이 미약하거나 플롯 구조가 제대로 갖춰지지 않아 안타까웠다.
동화 소재로 교단 생활이 들어가지 말란 법은 없지만, 내가 몸담은 영역이 교단이니 교단 생활을 소개해야만 된다는 사명감 같은 생각은 떨쳐 버려야 한다. 그 생활은 다른 교원도 경험할 수 있는 보편적인 내용이 되어 신선미가 떨어지기 마련이기 때문이다.
동화는 ‘현실적으로 있을 수 없는 초자연의 세계까지 작품의 현실로 끌어들여 그것을 있음직한 이야기로 꾸며낸 글’이다. 그래서 일반적으로 시간과 장소를 초월하고, 동식물과 무생물이 사람처럼 생각하며 말을 하는 내용이 많다. 그런 면에서 견주어볼 때 응모작들이 너무 교단 현실 이야기에 국한된 생활 동화가 많았다. 동화를 쉽게 보고 접근한 까닭이다.
동화의 그릇은 문학 장르 중에서 가장 큰 그릇에 속한다. 소설이 담지 못하는 환상적인 다차원 세계의 이야기까지 담는다. 요즘 환상 소설이라는 말이 나오지만, 소설이 ‘있을 수 있는 이야기를 있을 수 있는 방법으로 그려 사실성을 알리는 글’이라고 볼 때 이는 엄밀히 따지면 동화의 영역이다. 어른이 읽기에 주제나 소재를 넓혔을 뿐이지.
동화 작품은 동화의 특성이 잘 나타나야 비로소 동화로 살아난다. 그 특성이란 앞에 이야기한 내용에 산문시적인 문장을 갖추고, 플롯 구조가 단단하며, 사건 전개에 무리가 없고, 문학성이 배어나야 한다. 그러면서 그 밑바닥에 주제가 드러나지 않게 깔려 흘러야 한다.
두 사람이 예심에 올려 집중적인 이야기를 한 작품은 <비오는 날의 풍경>, <우리 집 손님>, <해바라기 꽃이 피면>, <묵정밭의 조롱박>, <외로운 놀이터>, <유학 안 갈 거예요>, <되돌아 달린 아이>, <왜바람의 가출> 등이다. 8편 모두 장단점이 있었다.
다시 읽고 3편을 골라 결심에 올렸다. 마지막까지 남은 <묵정밭의 조롱박>은 이농의 아픔 등 농촌 현실을 조롱박의 시선으로 다룬 작품이었다. 그런데 이야기의 통일성이 부족하고, 의인화를 억지로 한 느낌이 들었다. 그리고 <해바라기 꽃이 피면>은 매우 현실적이고 시의성이 있는 조선족과의 결혼 이야기를 다뤘으나 뒤처리가 허무하게 끝났다. 더 이어진 사건이 나타난 후 마무리하고 끝났으면 작품성이 훨씬 돋보였을 거다. 마지막으로 <우리 집 손님>은 동화를 많이 써 본 것이 작품 도처에서 감지되었다. 동화 본질에 가장 근접해 있었고, 기법이나 문장, 대화체 사용 등이 나무랄 곳이 없었다. 그런데 주제가 좀 진부한 게 흠이었다.
두 사람은 세 편의 장단점에 대해 더 토론한 후 최종적으로 동화의 특질을 가장 많이 담은 <우리 집 손님>을 당선작으로 뽑았다.
끝으로 응모자 여러분께 당부하고 싶은 말은 모두가 동화 이론을 좀 더 무장하고, 다른 이가 쓴 좋은 작품을 많이 읽은 후 자기 작품의 단점을 보완해 나갔으면 한다.
<동화 부문 심사 위원 조대현 ․ 이동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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