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총 "교장공모제 원천무효"

2006.08.11 14:02:00

자격증 반납·보직교사 총사퇴…교원총궐기 선언
11일 혁신위서 기자회견

한국교총(회장 윤종건)은 11일 서울 세종로 교육혁신위원회 앞에서 ‘교장공모제 무효선언’ 기자회견을 열고 “오늘 오후 혁신위는 교원들의 반대여론을 묵살하고 무자격 교장공모제와 학생, 학부모의 근평참여를 골자로 한 교원 임용승진개선안을 확정하려 한다”며 “16일 이 같은 내용을 대통령께 보고하고 청와대가 이를 채택한다면 교장 자격증 반납과 교원 총궐기에 나설 것”이라고 선언했다.

교총은 “교장 자격증이 없는 평교사나 교수도 15년 이상 교직 경력이 있으면 교장에 응모하고 이를 학운위가 투표로 선발하는 방식은 특정 교원집단이 주장하는 교장선출보직제의 변형으로 일종의 코드혁신”이라고 비판했다. 이어 “교총, 전교조, 교육개발원이 실시한 설문조사에서 대다수의 교원들은 60년간 보완돼 온 현행 평가, 승진제도의 개선을 요구하는 상황”이라며 “그럼에도 이를 무시하고 오히려 연구점수를 축소하면서 자격도 없는 자를 학운위가 선발토록 하는 것은 교원이 노력보다는 학연, 지연, 소속 교원단체에 의존하게 만들고 학운위원 눈치나 보게 만들어 학교를 선거판으로 전락시킬 것”이라고 강조했다.

윤종건 회장은 “빚더미에 앉은 교육재정, 교원정원 확보, 학급당학생수 감축 등 교육여건 개선에는 관심 없이 혁신위가 오로지 교장임용 방식 바꾸기 등 학교지배구조 개편에만 열을 올리는 이유를 모르겠다”며 “이런 식으로 무자격 교장을 뽑으면 교원의 전문성이 살아나고 교육의 질이 높아진다고 보느냐”고 반문했다.

또 교총은 “교원의 승진, 보수, 전보에 직접 영향을 미치는 근무평정 점수의 10%를 초등교는 학부모가, 중등학교는 학생이 부여하는 안을 혁신위가 마련 중인 것에 분개한다”며 “교육전문가인 교장, 교감의 평가도 믿을 수 없다는 마당에 과연 학생, 학부모의 인상적인 평가가 얼마나 객관적이고 신뢰할 만한 것인지, 이 때문에 교원들의 교육활동에 어떤 왜곡현상이 초래될 지 우려스럽다”고 지적했다.

교총은 “학교자치가 발달한 미국도 1% 미만의 학교만 학생, 학부모 평가가 있는 등 선진 외국의 경우 대부분 학생, 학부모 의견은 참고사항일 뿐”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교총은 교원임용승진 개혁안을 혁신위에 제시했다. 교총은 “교장 후보자의 경력평정기간을 20년으로 단축 조정하고 동료교원 평가를 새로 도입하는 한편 교사가 관리직이 아닌 교수직으로서 전문성을 높이고 존경받도록 수석교사를 두는 자격체제 개편에 나서야 한다”고 제안했다.

교총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교장공모제가 철회되지 않을 경우, 교감 및 교장 자격증 청와대 반납, 8만 명의 보직교사 총 사퇴, 전국 교원 총궐기 대회 등 강력한 투쟁을 전개해 나가기로 했다. 또 교장 공모제 추진 정당과 인사에 대해 대선 및 총선 과정에서 낙선운동을 펴기로 했다.

교총은 기자회견 후 교원 11만 825명이 참여한 교장공모제 도입 반대 및 수석교사제 도입 촉구 전국교육자 서명결과를 청와대에 전달하고 교육혁신위에도 기자회견문을 전달했다.
조성철 csc666@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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