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현실 속에서 교육이 자리한 위치와 앞으로 나갈 방향에 귀 기울이려 왔습니다.
형식적인 인사가 아니라 제겐 중학교 때 잊지 못할 스승이 계십니다. 형편이 어려워 고교에 갈 수 없을 때 선생님께서는 절 어떻게든 진학시키려고 단칸방을 대여섯 차례나 찾아오셔서 부모님을 설득했습니다.
‘이 아이가 세상을 살아가려면 고교에 꼭 진학해야 한다’는 그 말씀 덕에 전 야간 산업고를 갈 수 있었습니다. 졸업 후 상경해 관악구 달동네에 살며 노동자 생활을 시작했습니다. 그 때는 야간고 졸업장이 아무 필요가 없었죠. 그러다 대학에 가려고 헌 책방에서 책을 구해 공부를 하다 보니 야간고 졸업장이 그렇게 소중할 수가 없었습니다. 문득 내게 선생님이 없었다면 그 신세를 면하지 못했을 거라는 생각이 들더군요. 얼마나 선생님이 고맙고 감사의 마음이 들던지….
서울 시장 시절 내내 수업료를 내지 못하는 학생들을 위해 매년 70~80억원의 장학금을 시에서 주었습니다. 그 혜택으로 6000~7000여명이 학교를 다닐 수 있었습니다. 그 일에 상당한 애착을 느꼈는데 그게 바로 선생님이 제게 주신 은혜에 답하는 뜻이라 생각했기 때문입니다.
그 어떤 교육정책을 말하기 전에 제 바람은 교원이 존경받는 사회가 됐으면 하는 겁니다. 교사가 존중받지 못한다면 우리 사회 어느 계층도 존경받을 수 없을 것입니다. 그렇게 되려면 학생, 학부모가 올바른 교육열을 가져야 하겠지요. 또 사회 구성원 모두가 교육에 대한 새로운 인식을 가져야 하고 교사 스스로도 자질을 키워야 합니다.
이런 상황에서 우리 사회 모든 분야가 지나치게 정치논리나 이념에 의해 좌우되는 것은 안타깝습니다. 교육은 교육논리, 정치는 정치논리, 경제는 경제논리에 입각해야 하는데 너무 한 논리가 다른 분야를 지배하는 건 바람직하지 않습니다. 경제논리가 교육논리를 앞서가기 마련인데 이를 적절히 조화시키며 안착시키는 게 중요합니다.
교총 회장님의 지적대로 서울시장 시절 교육지원비를 보이콧 한 적이 있습니다. 그것은 교육에 대한 문제가 아니라 현 정부와 서울시의 적대적 관계 때문이었습니다. 교육부의 일방적 행태에 반발했던 것입니다.
2007년은 여러분에게도 위기와 기회의 시기가 될 수 있고, 국가 미래에도 또 교육에도 마찬가지 갈림길이 될 것입니다. 바라건데 대한민국이 자유민주주의와 시장경제를 바탕으로 하고 우리 아이들이 이 땅에서 좋은 교육을 받으며 행복한 삶을 영위하도록 만들어가야 합니다.
지난 10여 년 간 우리는 많은 방황을 했고, 제대로 가고 왔는지 의문을 갖게 됩니다. 그러나 아무리 사회가 혼란해도 교육자는 확고한 신념으로 학생교육에 흔들림이 없어야 합니다. 그런 점에서 저 자신도 깊은 관심과 사명감을 갖고 있습니다.
오늘 여러분의 말씀을 많이 듣고 가겠습니다. 섣불리 소견을 밝히고 약속하는 것은 오히려 바람직하지 않다고 생각합니다. 이 자리를 만들어 주신데 감사드리며 앞으로 교육에 대해 도와드릴 수 있도록 논의할 교육전담팀을 만들도록 하겠습니다.
교육에 대해 한 말씀 드린다면 적어도 교육자가 교육부에서 제 말 못하는 분위기는 통째로 바꿔 놓도록 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