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억하고 싶은’ 학교를 만들자

2007.05.03 09:32:58

55회 교육주간 주제해설

재미없는 주입식 교육에 질려 외국으로 떠나는 아이들. 학원 공부에 지쳐 학교에선 잠을 자고 체벌과 편애, 학교폭력과 따돌림에 상처 입는 아이들. 이들은 훗날 학교를, 선생님을 어떻게 기억할까. 어둡고, 우울하고, 괴로운 추억만 남았다면 누가 책임질 일인가.

올 교육주간 주제인 ‘가고 싶은 학교, 보고 싶은 선생님’은 사랑하는 제자들에게 학교를 되돌아가고 싶은 곳, 선생님을 만나보고 싶은 분으로 추억하게끔 만들겠다는 적극적인 의지의 표현이다. 지난달 25일 제86회 교총 임시대의원회에서 윤종건 회장은 “교원의 권익증진보다 이제는 학생의 행복을 위해 희생도 해야 한다”며 “그런 차원에서 올 교육주간 주제를 정했다”고 말했다. 그리고 올 교육주간 주제해설도 직접 집필했다. 다음은 그 주요내용.

즐겁지 않은 학교는 문 닫아야

▲가고 싶은 학교.
이제 아이들이 가고 싶지 않은 학교는 지구상에서 사라져야 합니다. 아이들에게 부담과 스트레스만 주고 즐겁지 않은 학교는 문을 닫아야 합니다. 아이들을 중심으로 학교를 운영하고 학교가 즐거운 생활의 장이 되도록 해야 합니다.

에듀테인먼트(edutainment)라는 말은 교육(education)과 재미(entertainment)가 연결된 것으로 아이들에게 공부가 재미있어야 한다는 뜻입니다. 재미없는 공부를 강요하는 것은 어떤 변명으로도 설명될 수 없습니다. 또 비록 재미없는 과업이지만 장래를 위해 참고 공부해보도록 설득할 자신이 없으면 그 수업은 하지 말아야 합니다. 그렇지 않고 무언의 압력으로 어쩔 수 없이 수업에 참여하게 한다면 그것은 아이들의 인권을 침해하는 행위입니다.

우리 아이들의 학업성취도는 세계 상위권이지만 학교 수업에 대한 만족도나 학습 흥미도는 OECD 국가들 중 최하위수준이라고 한다. 아이들에게 하고 싶은 공부가 되게 합시다. 그래야 학교가 가고 싶어집니다.

사랑과 정열만 있으면 된다

▲보고 싶은 선생님.
‘제가 선생님께 부탁드리고 싶은 건 지금의 선생님의 모습을 기억하시라는 거예요! ‘初心’ 학생들이 정말 필요로 하는 선생님은 지식이 아닌 사랑을 가르치는 선생님이라 생각해요. 눈높이를 맞춰 대화를 한다는 것, 제가 원했던 건 그것뿐인데 아무도 진정 교감을 나눈 선생님이 없었어요…’

몇 년 전 교생실습을 마치고 대학으로 돌아온 학생에게 한 중학생이 보낸 편지 내용입니다. 아이들도 좋은 선생님이 어때야 하는 지 다 아나 봅니다.
좋은(그래서 보고 싶은) 선생님은 사람을 사랑하는 인간애가 있어야 합니다. 나무를 사랑하지 않는 사람이 정원사가 된다면 그 나무는 불행하게 되는 이치입니다.

Omstein과 Levine은 좋은 선생님과 가장 좋은 선생님을 이렇게 정리하기도 했습니다.
‘좋은 선생이 가르친 아이들은 시험에 합격하고 좋은 직장을 갖는다. 그러나 가장 좋은 선생님이 가르친 아이들은 탐구활동을 통해 깨닫는 희열감으로 매일의 생활에서 보상 받는다.’

사실 세상이 바라는 훌륭한 선생님이 되려면 공자도, 석가도, 예수도 부족할 것입니다. 하지만 사랑과 정열만 있으면 됩니다.

▲가고 싶은 학교, 보고 싶은 선생님

우리 아이 네 명 중 한 명이 정신장애를 겪고 있다고 합니다. 이는 강요된 공부 때문입니다. 이번 교육주간에는 학교를 살리자는 거창한 운동도, 선생님을 존경해 달라는 주문도 하지 않으렵니다. 그저 힘을 모아 우리의 희망인 아이들이 행복하게 생활하는 ‘가고 싶은 학교’를 만들어 갑시다. 한 지 분명한 사실은 ‘ 고 싶은 학교에는 반드시 보고 싶은 선생님이 계시다’는 것입니다.
조성철 chosc1@kfta.or.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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