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최고의 교육경쟁력을 가진 미국은 대선 때마다 교육이 핵심쟁점으로 떠오르지만 교육열 최고라는 우리는 한 번도 그런 적이 없다.”
18일 전경련 회관에서 창립한 ‘좋은교육 바른정책 포럼’은 ‘국가발전을 위한 좋은 교육과 정치지도자의 역할’을 주제로 1차 포럼을 열었다. 이 자리에서 주제발표에 나선 김도종(명지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미국과 달리 대선을 7개월 앞둔 우리의 대선 후보들은 3불 정책 등 교육현안에 대해 뚜렷한 입장을 밝히지 않고 있다”며 “최고 지도자가 되려는 사람들이 교육문제를 방기하거나 입장표명을 외면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그는 “이제 유권자의 판단기준이 지역주의에서 벗어나 정책으로 자리잡는 시대가 오고 있다”며 “교육관련 단체들은 올해를 교육정책에 근거한 대통령 선출의 원년으로 삼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 교수는 “좋은 선생님이 좋은 시설에서 좋은 내용을 가르쳐 좋은 학생을 양성하는 것이 좋은 교육”이라며 “정치 지도자들은 무엇보다 교육재정을 획기적으로 확충해야 한다”고 자질론을 폈다.
또 “중등교육의 파행은 입시에 종속돼 60만 수험생이 내신과 수능이라는 획일화된 잣대에 맞춰 똑같은 공부를 하는 것에 있다”며 “혁명적인 방법을 동원해서라도 대입제도를 바꿔야 한다”고 주문했다. 그리고 “교육부 수장은 적임자를 임명하되 그 임기를 보장해야 한다”며 교육에 있어서만큼은 시류에 편승하지 말 것도 당부했다.
토론에 나선 정일환 대구가톨릭대 교수는 “정치지도자는 정치발전과 경제발전의 토대가 교육발전에 있음을 인식하고 교육정책을 국정운영의 최우선 과제로 삼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 일환으로 교육정책을 일관되게 마련하고 지속적으로 추진할 초정권적 ‘국가교육개혁위원회’ 설치를 촉구했다. 또 “대선 후보들의 교육공약을 객관적으로 평가․검증하는 시스템을 통해 적임자를 선택하도록 해야 한다”고 포럼의 역할을 강조했다.
김장중 대표는 “좋은 대통령이 좋은 교육을 만든다”고 역설했다. 그는 “교육이 중요하다고 말하지만, 정작 교육에 대해 관심은 없는 것 같다”며 “이번 대선에서는 교육을 잘 알고 큰 비전을 제시하는 대통령이 선출되도록 교육계와 전문가 및 뜻을 같이하는 사람들이 함께 노력해야 한다”고 말했다. 서경교 한국외대 교수는 “정치지도자는 정치적 이해관계나 계산을 철저히 배제하고 공교육 살리기를 최우선 과제로 추진해야 한다”고 말했다.
토론자들은 우리의 교육문제를 지적하며 다양한 의견들도 내놨다.
임해규 한나라당 의원은 “교육, 정치지도자들은 학교정규 교육 외에 평생을 통해 학습하는 인간으로 성장할 수 있도록 지원하고 격려해주어야 하며, 이를 위해 사회 전체가 학습하는 사회로 전환될 수 있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은영 열린우리당 의원은 “교육수요자는 교육정책의 대상이 아니라 주체로서 수요자의 필요와 판단이 제도운영의 중심이 돼야 한다”며 “학교폭력 등에 한정된 현재의 상담 시스템을 개선해 교육관련 종합정보, 국내외 학교간 교류정보 등을 제공하고 학생․학부모 민원 제기 시 ONE STOP 피해구제시스템이 구축되도록 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황영남 삼량중고 교장은 “교육의 다양화와 특성화를 구현하는 동시에 교육수요자의 학교(교육) 선택권을 확대함으로써 교육의 성과를 높이고 책임성 있는 교육을 실현시켜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