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재 기반시설로 돼 있는 학교를 도로, 공원, 철도, 수도처럼 ‘공공시설’로 전환하는 작업이 국회와 정부에서 가속화되고 있다. 공공시설이 되면 학교도 개발사업자가 지어 국가에 기부채납하게 돼 시도교육청의 예산난이 일부 해소될 수 있다.
열린우리당 최재성(건설교통위) 의원은 21일 이 같은 내용의 ‘국토 이용 및 계획에 관한 법률’ 개정안과 ‘기반시설 부담금에 관한 법률’ 개정안을 국회에 제출했다. 지난해 말 개정된 지방교육재정교부금법에 따라 내국세분 교부율이 20%로 올랐지만 유아교육, 양극화 해소 예산이 급증해 현재 3조원의 부채를 떠안은 지방교육 예산에 도움이 안 된다는 판단 아래 “교육재정을 간접적으로 확충하는 방안으로 보면 된다”고 발의 배경을 밝혔다.
‘국토~’ 법안은 현재 기반시설로 돼 있는 학교를 도로, 상하수도처럼 공공시설로 전환하는 내용이다. 이렇게 하면 택지개발 등으로 인한 학교신설 시 개발사업자가 전액 부담해 짓고 교육청에 무상 기부채납해야 한다. 최 의원 측은 “매년 약 1조 2000억원이 절감된다”고 분석했다.
또 ‘기반시설~’ 법안은 지자체가 편성하는 기반시설특별회계 세입액 중 50%를 매년 의무적으로 시도교육비특별회계로 전출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현재 건설교통부는 개발사업자로부터 기반시설부담금을 거둬 이 중 30%는 국가 균형발전특별회계로 보내고 나머지 70%를 각 지자체에 교부해 이것으로 기반시설특별회계가 설치되고 있다. 그러나 이 예산의 대부분이 도로, 공원, 녹지 등 공공시설에 투여될 뿐 학교 신설 및 개보수에 지원되지 않고 있는 형편이다. 전출이 의무화되면 매년 1200억원이 확충되는 효과가 있다.
이와 별도로 교육부는 ‘국토~’ 시행령을 고쳐 학교를 ‘공공시설’로 전환시키는 작업을 진행 중이다. 곧 국무조정실에 정식 안건으로 올린다는 계획이다.
하지만 건설교통부와 개발사업자들이 모두 반발하고 있어 진통이 예상된다. 이들은 “의무교육에 필요한 학교는 국가재정으로 짓는 것이 마땅하다”며 “괜히 분양가만 올릴 수 있다”는 입장이다.
시도교육청은 매년 대규모 개발사업으로 인한 학교 신설에 2조 4000여억원을 쏟아 붇느라 학교 운영비 등 정상적인 교육활동 지원예산은 줄이고도 수조원의 빚더미에 올라 있는 상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