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부는 지난달 제26회 스승의 날을 맞아 올해 처음으로 ‘으뜸교사’상을 제정했다. 특수교육, 창의성 교육 등에 열정을 쏟아온 18명의 수상자들 가운데 ‘수업컨설팅’이라는 이색 분야에 기여한 공로로 이 상을 받은 박은수 서울사대부설초 교사(서울초등교실수업개선연구회 총무)가 눈에 띈다. 박 교사로부터 ‘수업 잘하는 노하우’를 들어봤다.
-‘수업컨설팅’이란 말이 생소하게 들리기도 합니다.
“교사들의 수업을 도와주는 ‘1대1 멘토’라고 보면 됩니다. 교사들이 자발적으로 모여 만든 ‘교실수업개선연구회’가 모델이 돼서 2년전 서울시교육연구정보원에서도 ‘수업개선지원단(http://sooup.ssem.or.kr)’을 만들었습니다. 저도 작년까지 운영위원을 맡았는데, 교사들이 지원단에 컨설팅을 신청하면 학교급별, 교과별로 멘토 역할을 할 교사들을 파견해줍니다. 특히 5년 미만의 신규 교사들은 연구수업 때문에 막막해하는 경우가 많은데 컨설팅 신청을 하면 구체적인 도움을 받을 수 있어요. 교수학습 과정안도 함께 점검하고 필요하다면 실제로 수업을 시연해 보이기도 하니까요. 경력이 높은 선배 교사들도 새로운 수업기법을 배우기 위해 컨설팅을 요청하는 경우가 많고, 학년이나 학교 단위로 컨설팅 신청을 하는 경우도 많습니다,”
-수업개선활동에 관심을 가지게 된 계기가 있었습니까.
“87년도에 교직을 시작했는데 초임시절 교장선생님이 매일 아침 손수 신규교사 수업장학을 하셨습니다. 발표지도며 주의환기 등을 가르쳐주신 것은 물론이고 꾸준히 배우고 공부해야 한다는 사실도 깨닫게 해주셨어요. 교사에게 수업전문성을 키우는 것 이상의 노력은 필요하지 않다고 생각합니다. 나 자신의 전문성뿐 아니라 동료교사들이 함께 수업전문성을 높이는 것이 중요하기 때문에 수업컨설팅에 더 노력을 기울이고 있습니다. 방학 때 교사연수를 해보면 참석한 선생님들이 다들 정말 좋아하세요. 열심히 준비해서 다음 학기 때 꼭 써보겠다고 하시고요. 힘들 때도 많지만 이런 한마디 한마디에서 큰 보람을 느낍니다. 수업컨설팅을 받았던 선생님들이 다음 해에는 스스로 멘토가 돼서 수업노하우를 전하는 모습을 볼 때도 무척 기쁘고요.”
-독서교재도 직접 제작한다고 들었습니다.
“5년 전 지금 학교로 오면서 동료 교사들과 힘을 합쳐 ‘동화로 생각 쑥쑥, 표현 술술’이란 교재를 만들기 시작했습니다. 겨울방학 동안 동화를 중심으로 교과와 연계된 도서자료를 분석하고 연구해서 매년 담당학년에 맞게 새로운 내용으로 구성합니다. 동화책은 초등학교 독서, 토론, 논술을 지도하는데 가장 훌륭한 교재입니다. 독서기초를 다지기에 좋을 뿐 아니라 이야기 속에서 학생들이 직접 논제를 찾아 관점을 달리하며 토론하도록 지도하면 그 결과가 자연스레 논술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입니다.”
-동료 교사들에게 전해주고 싶은 수업노하우가 있다면.
“제 신조는 ‘가르치는 자는 배움을 게을리 하지 않는다’입니다. 우리 선생님들이 현장에서 많이 노력하고 계시지만 조금만 더 애쓰면 아이들 실력이 몇 배나 늘 수 있다는 점을 기억해주셨으면 해요. 선생님들마다 자기 나름의 수업노하우가 있을 겁니다. 한 시간 단위가 아니라 장기적이고 전체적인 학습목표를 세울 것, 스스로의 수업에 자신감을 가질 것, 학생들을 믿을 것, 이 세 가지만 잊지 않는다면 학생들은 저절로 교사를 따라오게 돼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