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고교의 음악, 미술, 체육 등 예체능 교과의 석차 및 원점수와 평균점수를 학교생활기록부(학생부) 성적에서 제외하기로 해 논란이 일고 있다.
교육부는 “예체능 교과의 특성상 객관적 측정이 어렵기 때문에 평가방법을 개선해 학생들의 부담을 덜기 위한 것”이라고 했지만 해당 과목교사 등은 “예체능 교과를 사실상 내신에서 제외하려는 조치로 교육과정을 왜곡하겠다는 의도”라고 반발하고 나섰다.
8일 열린 ‘중등학교 체육·예술교과 학생부 기록방식 개선에 따른 공개 토론회’에서 한국교육개발원이 내놓은 안 따르면 중·고교의 예체능 교과 평가방식은 3단계 절대평가에 서술식 기재를 병행하는 방식으로 바뀌게 된다.
중학교의 경우 현재 학생부에 전교 석차와 수·우·미·양·가 5등급(절대평가)으로 기재하던 것에서 앞으로는 석차를 제외하고 우수·보통·미흡의 3등급(절대평가)으로 표기하는 방식으로 바뀐다. 고교는 원점수와 과목평균(표준편차)이 학생부에서 제외되고 등급은 현재 9등급 상대평가에서 중학교와 똑같은 3단계 절대평가로 바뀌게 된다. 서술식 기재는 중·고교 모두 현재의 ‘세부능력 및 특기사항 기재’에서 교과 성적, 노력정도, 절대적 성취수준, 개선정도, 학습태도 등을 기술하는 방식으로 바뀐다.
한국교육개발원 정택희 교육통계·평가연구본부장은 “예체능 교과 수업에 있어서 학생들이 석차와 등급에 얽매이지 않고 학습 자체를 중시하도록 하며 예체능 교육의 내실화를 제고할 수 있는 학생부 기록 방식으로 개선하는 데 중점을 뒀다”고 밝혔다.
그러나 이에대한 예체능 교사와 관련 학과 교수들의 반발은 거세다. 토론회에서 체육·음악·미술 교육정상화 공동대책위원회 박만용 사무국장은 “교육당국의 방침은 예체능 과목을 고사시키고 국·영·수 위주의 입시 교육을 대놓고 조장하겠다는 뜻”이라며 “파행적 교육과정 운영으로 학생들의 부담은 줄어드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늘어날 것”이라고 말했다.
이홍수 한국교원대 음악교육과 교수는 "중등교육에서 평가의 부정은 교과의 부정을 뜻하며 내신 제외는 교과의 붕괴를 초래한다"며 "학생들이 예체능을 휴식과 오락의 교과로 인식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고려대 류태호 교수(체육교육학)도 “입시에서의 중요도에 따라 학생의 수업 참여도가 좌지우지될 수밖에 없는 우리나라 교육현실에서 예체능 교과의 평가방식 전환은 교과의 교육활동을 위축시키는 결과만 초래할 것”이라고 전했다.
교육부는 교육단체 등과의 정책협의회를 거쳐 이번주중 최종안을 확정·발표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