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생님들께 보내는 프랑스 대통령의 편지>

2007.09.17 17:17:21

"임기 동안 교직 안정화 이루겠다
교사들이 교육개혁 동참해주길"

프랑스 사르코지 대통령은 최근 르몽드紙에 ‘선생님들께 보내는 편지’를 실었다. 장문의 글에는 프랑스 역시 우리나라와 마찬가지로 교사들의 권위가 흔들리고 과중한 업무로 인해 교직사회가 위기를 맞고 있음이 잘 드러난다. 그래서 지식 중심의 획일적 교육에서 탈피하고, 단위 학교와 교사의 자율권을 확대해야 한다는 프랑스 대통령의 목소리는 우리에게도 시사하는 바가 크다. 사르코지 대통령은 “과거와 달리 현재 교사들이 힘든 업무, 열악한 근무조건으로 어려운 시기를 거치고 있음을 알고 있다”며 “선생님들이 교육개혁에 함께 해달라”고 당부했다. 다음은 편지의 요약문.

선생님, 신학기를 맞아 대통령으로 선출된 후 처음으로 여러분께 편지를 드립니다. 선생님들은 우리 아이들이 어릴 때부터 청소년기까지 지적 능력, 도덕적 관념, 신체적 역량을 발전시키는데 함께 하실 책임을 가지고 계십니다. 그러한 여러분들의 책임은 매우 막중하고 힘들지만 동시에 매우 아름답고 값진 일이기도 합니다.

오랫동안 교육은 아이들의 개별성을 무시해왔습니다. 아이들은 모두 같은 틀에 넣어져 똑같은 시간에, 똑같은 방법으로, 똑같은 것을 배워야만 했습니다. 지식만이 가장 중요한 것이었습니다. 이러한 교육의 요구와 엄격성은 사회 발전의 강력한 요인이 되었습니다. 교육 지도자들의 권위는 떨어졌습니다. 부모와 학교의 권위도 마찬가지입니다. 세대에서 세대로 전달되는 공통 문화는 고갈되었으며 서로를 이해하는 것은 더 어려워졌습니다. 교육의 실패는 받아들일 수 없는 지경에 이르렀습니다.

우리는 과거에서 벗어나 21세기 교육의 기준을 설정해야 합니다. 이 땅의 아이들에게 해낼 수 있는 재능이 있다는 것을 발견하게 하고 자신감을 주어야 합니다. 저는 이것이 우리 교육 개혁 작업의 기본이 되어야 하는 철학이라고 생각합니다. 만약 아이들에게 옳고 그른 것, 허용되고 금지되는 것의 차이를 가르치지 않는다면, 만약 우리 아이들이 잘못을 했을 때 아이들을 제재할 수 없다면 우리는 어떤 교육자들이 될까요. 벌은 아이들에게는 정말 무서운 것이지만, 아이가 모든 것을 하도록 허용하거나 아이들에게 권리만 있고 의무는 없다는 식의 교육을 해서는 안 됩니다. 장점을 칭찬하고 잘못은 꾸짖는 것이 교사들이 학생을 교육하는 방식이며 이러한 방식을 통해 아이들에게 사랑과 존중을 표현할 수 있습니다.

존중은 분명 모든 교육의 기본이 되어야 합니다. 만약 우리 사회에 존경이나 존중의 마음이 부족하다면 그것은 우선적으로 교육의 문제라고 생각합니다. 저는 우리가 존중의 교육, 존중의 학교를 세워나갔으면 합니다. 우리 아이들이 존경심이라는 철칙 아래 예절, 참을성, 관용을 배웠으면 합니다. 저는 학교에서 학생들이 교사에게 존경심을 표할 수 있도록 교사가 교실에 들어올 때 학생들이 자리에서 일어났으면 좋겠습니다.

아이들은 교실에 갇혀 있어서는 안 되며 극장, 박물관, 도서관, 연구소, 작업실로 향해야 합니다. 우리 아이들 모두가 음악가, 시인, 과학자가 될 수는 없지만 음악가가 되지 않을 아이에게도 음악을 접할 기회를 버려서는 안 됩니다. 대학 입학에서의 선발기준을 엄격히 하는 것보다는 단계적으로 초등학교, 중학교, 고등학교에서 기본 수준을 발전시키는 것이 필요합니다. 중학교 교육을 따라갈 수 없는 사람이 6학년으로 진급해서는 안 됩니다. 이것은 초등학교부터 고등학교까지의 재정비를 위한 장기적 작업입니다. 모두에게 최소한의 것을 부여하는데 만족하지 말고, 각각에게 최상의 것을 주어야 합니다.

우리 교육의 개혁은 모든 선생님들의 도움으로만 완성될 수 있습니다. 정치적 의지로도 이룰 수 없습니다. 이것이 제가 선생님들께 편지를 드리는 이유입니다.

선생님, 선생님들은 존경받고 배려받을 권리가 있습니다. 저는 가르친다는 것이 얼마나 어렵고 교실에 폭력이 들어오면서 교직이 얼마나 힘들고 초라한 것이 되었는지 알고 있습니다. 선생님들의 업무가 더 힘들어지고, 근무 조건이 더 열악해짐에 따라 여러분들의 사회적 지위와 구매력이 낮아졌음에 대해서도 잘 알고 있습니다. 국가는 여러분을 더 인정하고 더 나은 전문성 계발의 기회, 생활수준 및 근무환경의 향상을 제공해야 합니다.

과거 정부는 학교를 자랑으로 여기며 모든 것을 믿고 맡겼고, 교사 등 교육자는 사회에서 알아주는 직업이었습니다. 교사와 교육자는 자신의 직업에 대해, 그리고 국가에 봉사한다는 것에 대한 자부심이 있었고 인류의 사상과 진보에 기여한다고 믿었습니다. 우리는 이러한 자부심으로 다시 뭉쳐야 합니다. 여러분은 학생들에게 가장 잘 맞는 교육법을 선택할 수 있게 될 것입니다. 선생님들은 아이들이 어떤 과제나 조직을 선택하는 과정에 있어서 더 많은 자율성을 가질 수 있도록 가르치게 될 것입니다. 평가는 어디서나 행해지게 되며 학생들이 맞닥뜨리는 결과와 어려움에 따라 방법이 제시될 것입니다.

저는 제 임기 5년 동안 교직의 안정화를 이룩하고 싶습니다. 이것이 학교의 혁신과 우리 교육 개혁의 당연한 결과이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동시에 여러분 선생님들은 부모와 같이 학생들에게 모범이 되어 주셔야 합니다. 선생님들의 행동, 사고, 판단력, 암시 모든 것이 모범이 됩니다. 자율성을 통해 학생들을 더욱 잘 교육시킬 수 있기 때문에 양보다 질이 우선시 되는 학교, 수업시간이 짧은 학교, 평범함이 더 잘 통하는 학교를 만들고자 합니다. 그러나 이것은 학교 개혁의 결과가 되어야지 목적이 되어서는 안 됩니다.

개혁의 시기가 왔습니다. 저는 여러분들이 이 개혁 작업에 함께 해주실 것을 부탁드립니다. 우리가 함께 이뤄나갑시다. 이미 너무 오래 동안 기다려왔습니다.

프랑스 대통령 니콜라 사르코지 올림
심주형 prepoem@kfta.or.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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