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능발굴은 교사의 책무입니다”

2008.01.28 14:47:50

‘다중지능 평가로 교실개혁’ 이인순 교사

매주 수업 CD제작, 학부모에 수업 공개
누가기록・피드백효과 탁월, ‘재능’드러나




“학부모들은 항상 ‘우리 아이는 어떤 지’를 물어보시는데, 종이 한 장에 몇 줄 적힌 걸 들고 설명하는 자신이 어느 순간 창피하게 느껴졌습니다. 한양대 부속 한국교육문제연구소에서 10여 년간 연구해 온 ‘다중지능이론을 접목한 학습자 중심의 평가’에 생각이 미친 건 이 때문입니다.”

한양대 부설 한양초등교 이인순(54)교사가 한국교육문제연구소와 본격 인연을 맺은 것은 2004년. 차경희 연구원의 도움을 받아 이 교사는 교실개혁 프로젝트에 착수했다. 먼저 아이들의 재능(8가지 지능: 언어, 논리・수학, 공간, 신체・운동, 음악, 대인관계, 자기이해, 자연탐구)이 발현될 수 있도록 통합적 협동학습 시안을 작성했다. 그리고 학습활동을 매주 1회 25~45분용 CD로 제작해 학부모에게 제공했다.

“36명 각각의 수업 장면을 재구성한 CD는 아이들에게 자신감뿐 아니라 자기반성을 하도록 이끌었습니다. CD평가는 학습과정에 대한 누가기록 뿐 아니라 학습자에 대한 피드백 도구로서도 효율적입니다.”

이 교사는 CD에 담긴 내용을 학부모와 아이들이 꼭 함께 보도록 유도했다. 수업이 공개되자, 학부모들도 평가에 대해 어떤 이의도 제기하지 않았다. 오히려 ‘우리 아이의 실체’를 알게 되었다는 격려가 이어졌다.

“큰 아이를 키우는 동안 한 번도 학교생활을 엿볼 기회가 없었는데, 둘째 아이의 학교생활을 CD로 보는 것은 행복한 경험이었습니다.”(윤나리 학부모) “CD를 처음 볼 땐 다른 아이들과 우리 아이를 비교하며 압박하기도 했습니다. 그런데 어느 순간 비교 자체가 무의미함을 깨닫게 됐습니다. 발전하고 변해가는 내 아이가 보이기 시작했기 때문입니다.”(조수경 학부모) “소문으로 아이에 대해 편견을 가진 적이 있는데, CD를 보며 저의 섣부른 단정을 반성하게 됐습니다.”(민현정 학부모)

“아이들의 변화나 발달은 참고 기다려야합니다. 모자라서가 아니라 제대로 자극받지 못해서 능력이 발현되지 못하는 것입니다. 오랜 시간 포기하지 않고 지켜보면 분명 그들만의 재능을 발현해 냅니다.”

학교생활의 존재 이유는 ‘관계’라고 말하는 이 교사. “다중지능 이론의 대인관계나 개인이해 지능은 학교에서 키우고 개발해주어야 해요. 이론을 교사가 어떻게 재창조해 내느냐가 중요한 거죠. 교실의 책임자로서 끊임없이 노력하는 건 교사로서 너무나 당연한 책무가 아닐까요.” 






서혜정 hjkara@kfta.or.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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