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구 받았다” 김영식 사표 논란

2008.05.27 09:04:49

20일 교과부 모 실장이 ‘용퇴’ 전달
김대식.백순근 교수 하마평

청와대발 교체설로 홍역을 치렀던 김영식 대교협 사무총장이 결국 26일 사표를 냈다. 김 사무총장은 이날 오전 중국을 방문 중인 손병두 대교협 회장과의 통화에서 사의를 표명하고 사직서를 제출했다.

이날 직원 전체회의에서 김 사무총장은 사표 이유에 대해 ‘외부 압력’이 있었음을 밝혔다. 김 사무총장은 “내가 요구를 받았다. 여러 가지 고민이 많았다”고 말했다. 이어 “교육부 후배가 (용퇴의) 말을 전달하러 왔었다”며 “명분에 의해 (사표를) 안내니까 후배들이 고충을 겪는구나, 내가 자리에 연연한 사람으로 보이겠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며 “이런저런 이유로 사표를 내게 됐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적법한 절차에 의해 신청했고 이사회가 직접 선출한 상황에서 별 이유도 없이 떠나는 것도 죄스럽다”며 억울함을 비치기도 했다.

대교협의 한 관계자는 “김대식 교수 교체설 보도가 처음 나온 이후, 교과부 차관을 만나고 수차례 전화 권유를 받았었다”며 “그러다가 지난 20일에는 교과부의 한 실장이 직접 대교협을 방문해 김 사무총장에게 일괄 사표 분위기를 전달하고 용퇴를 권유했다”고 밝혔다. 김 사무총장도 당시 “윗선에서 여러 경로를 통해 사퇴를 요구해온 것으로 안다”고 시인하기도 했다.

이와 관련 대교협 내부에서는 “부당한 사퇴압력에 굴복해선 안 된다”는 분위기다. 한 관계자는 “사무총장이 부실경영을 하거나 범법을 저지른 것도 아닌데다, 대교협은 정부로부터 운영비를 지원받는 출연기관도 아닌데 공공연히 사퇴 압력을 행사하는 건 비상식적”이라며 “게다가 공모 절차를 무시하고 벌써 후임자까지 거명되는 상황이라니 답답하다”고 토로했다. 실제로 대교협 후임 사무총장으로는 이명박 대통령의 선거를 도왔던 동서대 김대식 교수와 서울대 백순근 교수 등이 거론되고 있다.

김 사무총장의 사표 수리 여부는 다음달 4, 5일쯤 열릴 이사회에서 결정된다. 하지만 그간 대교협 사무총장이 중도 하차한 전례가 없다는 점에서 진통이 예상된다. 더욱이 현직 교수들이 후임 물망에 오르고 있는 점도 논란이다. 현행 정관 상, 현직을 유지할 수 없게 돼 있기 때문이다.
양재근 홍보실장은 “총장 인사는 이사회 고유권한이라 사표가 반려될 수도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수리될 경우, 한 달 보름 이상 사무총장 자리가 공석이 된다”고 덧붙였다.

교과부로부터 대입 관리 업무를 이관 받아 오는 8월 말까지 2010년 대학입시요강 기본계획을 마련하고, 당장 2009학년도 입시전형 심의작업도 해야 하는 상황에서 차기 사무총장 인선문제가 떠오른 것이다. 공석기간 중에는 강병운 연구소장이 대행 역을 맡을 전망이다.

한국교육과정평가원장의 내정설로 청와대가 구설수에 오른 직후, 다시 김영식 사무총장이 외압에 의해 사표를 제출하면서 새 정부의 공공기관장 물갈이가 더욱 노골화되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다. 이와 관련 교육계 안팎에서는 “교육 자율화를 외치는 새 정부가 자율적인 인사를 막는 것은 이율배반적”이라는 우려의 목소리가 높다.

전 교육인적자원부 차관 출신인 김 사무총장은 2006년 5월 임기 4년의 대교협 사무총장직에 취임, 임기가 2년 가량 남아있는 상황이었다.

조성철 chosc@kfta.or.kr
ⓒ 한국교육신문 www.hangyo.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구독 문의 : 02) 570-5341~2 광고 문의: sigmund@tobeunicorn.kr ,TEL 042-824-9139, FAX : 042-824-9140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 | 등록번호 : 서울 아04243 | 등록일(발행일) : 2016. 11. 29 | 발행인 : 문태혁 | 편집인 : 문태혁 | 주소 : 서울 서초구 태봉로 114 | 창간일 : 1961년 5월 15일 | 전화번호 : 02-570-5500 | 사업자등록번호 : 229-82-00096 | 통신판매번호 : 2006-08876 한국교육신문의 모든 콘텐츠는 저작권 보호를 받는 바 무단 전재, 복사, 배포 등을 금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