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능 탐구영역 2과목 응시안 제시

2010.09.16 16:36:17

원안서 한발 후퇴…교사들 “국영수 위주 여전” 반발


수능 탐구영역 시험을 1과목으로 축소하는 당초 시안과 달리 2개 과목을 선택 응시하도록 하는 방안이 제시됐다. 그러나 “학교가 국영수 위주로 돌아갈 것”이라는 교사들의 반발은 더 거세지고 있다.

2014학년도 수능 개편안을 놓고 15일 광주교육연수원에서 첫 권역별 공청회를 연 교과부는 사탐․과탐 과목을 각각 6개, 4개로 통합하고 이 중 1과목만 응시토록 한 당초 중장기대입선진화연구회案과 함께 2과목 응시안을 2안으로 제시했다.

즉, 사회탐구 10과목, 과학탐구 8과목을 그대로 살리면서 이중 2과목을 선택, 응시하는 방안이다. 이렇게 하면 특정과목으로의 쏠림을 막고, 탐구영역 고교 수업의 파행도 어느 정도 막을 것이란 의견이다. 결국 교사들의 건의가 상당히 반영된 셈이다.

교과부도 “지난 8월 19일 시안 발표 이후, 탐구영역과 관련된 교수, 교사단체 등에서 개별과목 중 2과목을 선택하는 안이 추가돼야 한다는 주장이 있어 이를 수용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공청회가 파행으로 흐르는 것을 막기 위해 2안을 슬쩍 집어넣었다는 지적도 나온다.

이 때문에 이날 공청회에서는 지리 교과 관련 교사와 사범대학생 등 100여명이 탐구 과목 축소에 반발하는 플래카드를 펼치며 시위를 벌였다.

토론 참석자들도 우려를 나타냈다. 여수화양고 강대천 교사는 “탐구과목에 대한 급진적 살빼기는 2009 개정 교육과정과도 맞지 않는다”며 “개별과목에서 2과목을 선택해 치르는 2안이 더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박용현 조선대 법대 교수도 “고교 교육과정상 사회나 과학 과목을 여러 과목 이수할 수 있겠지만 실제 3학년이 돼 서는 자신이 응시할 과목만 공부하고, 또 학교도 성적을 올리기 위해 교육과정을 편법 운영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16일 한나라당 정두언 의원이 개최한 대입선진화 토론회에서도 이에 대한 우려는 계속됐다. 조효완 전국진학지도협의회 공동대표는 “탐구영역 과목 축소는 이번 개편안에서 가장 큰 문제”라며 “결국 고교 단계에서의 기초과학교육, 국사를 비롯한 사회․윤리교육은 위기에 처하고 대학 수학능력은 약화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교과부는 권역별 공청회를 17일 대전, 28일 부산, 10월 1일 서울에서 열고, 별도로 학생, 학부모, 교사, 교육전문가 대상 설문조사를 실시해 연말까지 수능개편안을 확정할 계획이다.
조성철 chosc@kfta.or.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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