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죽하면 정치활동 나서겠나"

2010.10.12 15:53:57

안양옥 교총회장 '대통령 직속 교육발전위원회' 구성 제안

"비전문가들 엉뚱한 주장에 교육계 혼란"

안양옥 한국교총 회장이 ‘대통령 직속 국가교육발전위원회(가칭)’ 설치를 제안했다.

안 회장은 취임 100일을 이틀 앞둔 12일 서울교총에서 가진 기자회견을 통해 “교육 사안에 대해 일부 정치인·경제학자 출신들이 학교현장과 동떨어진 주장을 남발해 교육계의 혼란과 사기를 떨어트리는 경우가 많다”며 “교육의 중요성을 인식시키고, 국가 교육발전 구상을 위해 대통령이 위원장이 되는 직속기구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전 세계적으로 교사를 개혁대상으로 내몰아서 성공한 사례를 찾아볼 수 없었다”고 강조한 안 회장은 “학교 현실을 아랑곳하지 않고 ‘던지듯이’ 문제 제기만 일삼아 학교를 교육정책실험장으로 삼아서는 안 된다”며 일부 폴리페서에 직격탄을 날렸다. “오죽하면 (교원․교원단체가) 정치활동에 나서겠다고 하겠느냐”며 안타까운 심정도 토로했다.

안 회장은 또 “몇몇 시·도의 전면적인 체벌금지와 학생인권조례 제정 등으로 논란이 지속되고 있지만 ‘학생의 인권과 교사의 교수권’ 등에 대해 전국적인 통일기준을 마련해야 할 교과부는 무엇을 했는지, 여타 시·도의 교육감들은 왜 묵묵부답으로 일관하는지 항의하지 않을 수 없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날 안 회장은 “자긍심을 갖고 교육에 전념해야 할 교원들의 사기와 교권은 크게 떨어지고, 긴 한숨과 처진 어깨를 가진 교원이 늘고 있다”며 “가르치고 지도하는 본연의 업무보다 쏟아지는 공문 등 잡무처리와 학부모 교육, 문맹자 교육, 보육에까지 신경 써야 하는 것이 오늘날 교단의 현실”이라고 진단했다.

체벌금지와 학생인권조례의 여파로 6학년 담임회피 현상 심화․염색과 파마머리 학생 증가․짧은 치마 등 교복변형 증가․정당한 학생생활 지도 거부 사례 증가 등이 심화되고 있다고 지적한 안 회장은 교육적 체벌은 허용하되 그에 따른 한계 및 요건․절차의 명문화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학생징계의 종류에는 출석 정지 및 전학조치도 포함돼야 한다고 덧붙였다.

안 회장은 전면무상급식에 대해서도 “부유층 자녀의 무상급식 예산으로는 교육시설 확충, 저소득층 학생교육 지원, 교원 증원 등 교육 본질적 사업에 우선 투자해야 할 것”이라며 “전면무상급식이 아닌 예산 상황을 감안해 저소득층 및 차상위계층까지 급식지원을 점진적으로 확대해야 한다”는 대안을 내놨다.

각종 교육정책의 속도조절도 촉구했다. 교원평가는 실시하되 개별 교사에 대한 학부모만족도 조사는 폐지할 것, 교장공모제 비율 축소, 2009개정 교육과정에서의 수업시수 20% 증감은 국․영․수 과목에서만 조정토록 할 것, 수능은 전 과목 기초학력평가로 개선할 것, 교원정원 증원 등이 그것이다. 교육자치의 일반자치 통합 주장에 대한 반대 의사를 분명히 했으며, 교육자치의 근간인 시․도교육위원회를 독립형 의결기구로 원상회복 할 것도 요구했다.

특히 안 회장은 “무너진 교원의 자긍심과 교권을 찾기 위한 고육지책으로 교원의 정치활동 허용을 위한 관련법 개정을 추진할 것”이라고 밝혔다. 차기 총선 및 대선에서 이를 지지하는 정당 및 후보자에 대한 지지운동을 검토하겠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안 회장은 “국민들이 우려하는 정치 및 이념수업은 결코 하지 않을 것”이라고 확인했다.

교육자들에 대한 제안도 빠트리지 않았다. 안 회장은 “철저한 자기성찰과 뼈를 깎는 노력으로 제자들을 더욱 사랑하고, 전문성 향상 및 학교 교육에 정진해 나가야 할 때”라며 “사회적 교권존중 풍토 확립을 위해 부정비리와 타협하지 말고, 스스로의 자정운동을 강력히 전개하자”고 당부했다.
이낙진 leenj@kfta.or.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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