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초학력 미달비율 학교별 공시

2010.12.01 11:38:28

이달 30일부터…학교·교육청간 비교 가능
지역특성 무시한 인사·재정연계 경계해야

지난 7월 실시된 초·중·고교의 학업성취도 평가 결과가 지난달 30일부터 학교알리미 사이트(www.schoolinfo.go.kr)를 통해 학교별로 공시됐다. 국·영·수·사·과 과목별로 보통 이상-기초-기초미달 학생비율이 공개됐으며, 2011년부터는 교과별 학력향상도도 공시된다.

교과부 이주호 장관은 30일 브리핑을 통해 “어찌 보면 성취도 평가는 기초학력 미달학생이 없도록 잘 관리해달라는 의미에서 우리 학교와 교육청에 대해 치르는 시험”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학력향상 중점학교 운영 등을 통해 초중고 기초학력 미달 비율이 2년 연속 감소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기초 미달 비율이 초등 6학년의 경우, 2008년 2.3%에서 2009년 1.6%, 2010년 1.5%로 줄었고, 중3은 같은 기간 10.2%에서 7.2%, 5.6%로 크게 감소했다. 고교(2008·2009년 1학년, 2010년 2학년)도 8.9%에서 5.9%, 4.05로 낮아졌다.

하지만 부진학교 성취도 제고와 교육격차 해소라는 취지에도 불구하고 학교별 성취 수준 공시로 자칫 선호-기피학교가 생기고, 학교 간 과열경쟁이 촉발될까 우려도 제기된다. 시도별 평균 비율과 지역교육청별 평균 비율이 함께 제공돼 각 학교의 수준을 가늠할 수 있는데다 인근 학교와의 비교까지 가능하기 때문이다.

서울 시내 한 중학 교장은 “보통 이상이나 기초 미달 비율로도 비교와 서열화가 가능하다”며 “학교간 경쟁을 부추길 가능성이 높다”고 우려했다.

여기에 교과부도 성취도 평가 결과를 시도교육청 평가와 교부금 지원에 연계하고 있다. 교과부 관계자는 “기초미달비율을 60점 반영하는 등 교육청 평가항목에도 있고, 그 결과에 따라 재정도 차등 지원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와 관련 한국교총은 “저소득층 밀집지역 등 학교의 특성을 무시한 채, 그 결과를 학교평가나 재정지원, 인사에 무리하게 연계해선 안 된다”며 “과열경쟁을 초래해 교육파행을 초래하기보다는 미달학생, 부진학교에 대한 맞춤형 연수와 지원에 중점을 둬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올 성취도평가 결과, 서울 지역은 지난해와 마찬가지로 전체 성적에서 바닥권을 맴돌았다. 학교급별 기초학력 미달비율이 초등 6학년은 16개 시·도 중 11위(1.6%), 중학 3학년은 15위(7.0%), 고교 2학년은 16위(6.3%)를 기록했다.

학업성취도 평가는 2008년부터 전국의 모든 초·중·고교에 재학 중인 초6, 중3, 고2(2009년까지는 고1) 학생 전체를 대상으로 시행하는 평가다. 올해는 7월13~14일 이틀간 국어, 사회, 수학, 과학, 영어 5개 교과(고2는 국어, 수학, 영어 3개)에 대해 실시됐다.
조성철 chosc@kfta.or.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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