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도교총-지방경찰청, 시·군·구교총-일선署 MOU도 추진”
학교폭력 방치 혐의로 교사가 입건되는 사건을 겪으면서 다소 소원했던 교육계와 경찰이 완전한 관계 정상화를 선언했다.
한국교총과 경찰청은 7일 오후 ‘학교폭력 예방 및 근절을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하고, 학교폭력 예방과 재범방지를 위해 상호 협력함으로써 ‘폭력 없는 행복한 학교 만들기’에 공동으로 노력한다는데 합의했다. 경찰청이 학교폭력 문제로 업무협약(MOU)을 체결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교총과 경찰은 업무협약에 따라 학교폭력 예방교육, 정보공유, 피해학생 보호, 가해학생 선도, 상담․수사를 비롯해 기타 상호간 필요한 사항 등 학교폭력 근절을 위한 일련의 과정에 적극 협력키로 했다. 양측은 또 각자 업무영역의 고유성과 특수성을 최대한 존중하고, 업무수행 과정에서 사전 협의 등 제반 절차에 유의하기로 했다.
특히 양측은 단위학교의 ‘학교폭력대책 자치위원회(폭대위)’에 관할 경찰서 소속 경찰공무원의 위촉을 권유하고, 학생들이 안전하게 학교생활을 할 수 있도록 교내외 안전망 구축에 최대한 협력한다는데도 의견을 같이했다. 현재도 경찰의 폭대위 참여가 가능하지만 업무과중 등으로 실질적 역할을 못하는 경우가 많아 이를 바로잡겠다는 것이다.
교총-경찰청의 중앙단위 MOU에 이어 16개 시․도교총-지방경찰청, 시·군·구교총-일선 경찰서 차원의 MOU도 추진된다. 이와 관련 경찰청은 지방경찰청과 일선 경찰서에 해당 교총과의 MOU 체결을 지시했으며, 교총도 시․도 및 시·군·구교총에 협조를 요청했다.
이날 안양옥 교총회장은 “(입건 사건 등으로) 경찰과 오해가 있었으나 오늘 MOU를 계기로 교원과 경찰은 학교폭력 해결을 위해 하나가 됐다”며 “학교폭력 실상과 문제의식을 공유하며 평화로운 학교를 만드는데 힘을 합치자”고 말했다.
안 회장은 또 “학생들의 신체적 폭력 못지않게 언어폭력도 심각한 상황에 이르렀다”며 “교총이 지난해 학생언어문화 개선 사업을 적극 추진한 만큼 이 문제를 해결해 나가는데도 경찰의 협조가 필요하다”고 당부했다.
조현오 경찰청장도 인사말을 통해 “폭력이 무서워 학교에 가지 않거나 심지어 자살하는 학생이 있어서는 안 된다”며 “경찰은 일진회 같은 불량서클 해체를 위해 전국 249개 경찰서에 실태파악을 지시했으며, 일진회 등 조직화된 폭력을 뿌리 뽑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밝혔다.
조 청장은 “경찰은 4월말까지 폭력문제를 정상적으로 돌리고, 그 후에는 학교와 선생님들에게 넘기겠다”고 강조했다. 경찰력을 학교폭력 문제에만 매달리게 할 수 없는 현실과 학생 폭력조직을 와해시켜 더 이상 발호하지 못하게 하겠다는 강력한 의지의 표현이다.
교총-경찰청 MOU에는 교총에서 안 회장 외에 이남봉 수석부회장, 김경윤 사무총장, 백복순 한국교육신문사 사장 등이 경찰청에서는 조 청장 외에 생활안전국장, 수사국장, 정보국장 등이 각각 참석했다.